음머어어어어
AW3420DW의 현재 다나와 최저가는 131만원. 왠만한 컴퓨터 한대 본체 값과 맞먹습니다.
이 모니터를 샀다가는 당분간 컵라면만 먹고 살아야 할 수도 있는데, 굳이 에일리언웨어를?? 굳이 이 비싼걸?? 프리미엄 투쁠러스 블랙말랑카우인것인가?? 라는 생각이 충분히 들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제가 흑우인것은 사실입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AW3420DW를 고를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제가 원하는 스펙을 가진 몇 안되는 제품 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어떤 스펙이길래 선택지가 두가지밖에 없었을까요?
1. 화면비- 이번에 사는 모니터는 21:9 울트라와이드로 사려고 결정하였습니다.
2. 해상도와 화면 크기- 기존에 쓰던 U2715H와 나란히 놓고 사용하기 위해 1440P 해상도의 34인치가 필요하였습니다.
울트라와이드 34인치는 16:9 27인치와 화면 세로 길이가 거의 같습니다.
3. 화면 주사율- 최소 100Hz 이상의 고주사율 모니터를 사려고 했습니다.
4. 밝기- U2715H의 최대 밝기는 400칸델라 가량 됩니다. 평소 모니터를 최대 밝기로 사용하기 때문에 400칸델라, 혹은 최소한 350칸델라의 밝기를 필요로 했습니다.
이 조건 네가지를 모두 적용시키면 너나와 기준으로 딱 7개의 모니터가 검색됩니다.
(사실 밝기 350칸델라를 포기하면 선택지가 훨씬 넓어집니다. 저처럼 밝기에 집착하지 않으시는 분은 다른 싸고 좋은 모니터 사세요)
이 중 반응속도 느린것 제끼고, 그닥 신뢰 안가는 회사 제품들 제끼고 나면 맨 위 세 모델만 남습니다. 비싼게 좋긴 좋은가봐요.
위의 두 모델은 나노 IPS 패널 적용으로 인해 색영역이 훨씬 넓다는 차이가 있긴 합니다만. 어차피 제가 사진작업하는것도 아니고 윈도우 환경에서는 sRGB 이상의 광색역을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기에 큰 의미가 없는 부분일것입니다.
34GK950F는 이 모니터의 형제격 되는 녀석인데, 미묘한 스펙 차이가 있지만 같은 값에 델을 거르고 LG 모니터를 살만큼의 메리트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MSI MPG341CQR이 나왔을 때 미묘한 스펙과 가격차이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만. 결국 찐씽크 지원과 델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 때문에 최종적으로 AW3420DW로 결정하였습니다.
아무튼 세줄요약하면 이렇습니다.
1. AW3420DW가 스펙은 좋다
2. 그러나 특정한 조건에 제약을 받지 않으면 대체제가 많이 나타난다
3. 암튼 델 모니터 사고싶음
이렇게 올해의 말랑카우 할당분을 달성하여 며칠정도 모니터를 사용해봤는데요, 사용하면서 느낀 주요한 특징들을 성능과 체험 순서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체험에서 인상적인 부분을 주로 다루고, 모니터에 대한 지식이 있는것도 아니고, 전문 모니터 리뷰를 하는것도 아니니 재미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커브드
AW3420DW는 울트라와이드 34인치에 1900R의 곡률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글에서도 꽤 많은 분들이 그러하시듯, 저도 직선이 왜곡될 정도로 과한 곡률을 가진 모니터에 학을 떼기 때문에 커브드 모니터를 구매하는데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 사양대에서는 플랫 패널 모니터가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구매하게 되었는데, 실제 느껴지는 느낌은 걱정과 사뭇 달랐습니다.
90' 정면 위에서 찍은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꽤 곡률이 있는것처럼도 보이죠.
살짝 기울여서 화면이 비스듬히 보이도록 찍었습니다. 일반적인 커브드 모니터의 이미지와 대조해보았을 때, 생각보다는 곡률이 작습니다. 가끔 PC방에서 보이는 작은 크기의 곡률이 큰 모니터들을 보면 저것의 배 이상 휘어있는 경우가 보이기도 합니다.
의자에 앉아 시선 높이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렇게 보면 어떤가요? 이 모니터로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그렇고, 이 사진에서도 그렇고. 이정도면 모니터가 휘어있다는걸 일부러 의식하지 않으면 딱히 느껴지지 않는 수준입니다.
이정도 곡률이면 그냥 플랫으로 내놓았어도 됐겠다 싶은데, 울트라와이드 IPS 패널의 모서리 빛샘 때문에 그런가 싶다가도 같은 크기의 사무용 라인업은 플랫으로 나온다는걸 생각하면 그건 또 아닌 것 같습니다.
게이밍 모니터 광고물에서는 커브드 모니터의 동일한 시선 거리에 따른 몰입감을 자주 강조하는데요, 제가 야매로 재어보니 모니터 중심부와 양 끝의 깊이 차이는 약 3~4cm입니다.
저의 컴퓨터 환경에서 눈과 모니터 중심부와의 거리는 약 60cm, 모니터 중심부에서 끝부분까지의 시선 각도가 약 40도정도 된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이렇게 저렇게 계산해보면, 40도의 시야각에서 20.5cm정도가 튀어나오면 완전히 동일한 거리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생각보다 덜 휘었다는 뜻이지요.
이정도 곡률로 게임에 몰입감이 얼마나 높아지는지는 모르겠어요. 바로 그저께 일렉트로마트에서 다른 브랜드의 34인치 울트라와이드 평면 모니터도 구경하고 왔는데, 이 크기에 플랫이니까 어색하다는 느낌은 있을지언정, 바로 옆에 나란히 놓여진 커브드가 딱히 특출나보이지도 않았거든요. 다만 사무용과 게이밍이라는 용도의 차이를 의식해서 그런진 몰라도, 커브드 쪽이 화면의 몰입도가 높다는 느낌이 스쳐지나가긴 했습니다.
각설하고. 결론은 커브드가 딱히 거슬리지도 않고, 불편하지도 않고, 직선이 막 휘어보이지도 않는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대단히 좋은지도 모르겠구요.
디자인
모니터에 디자인이 무슨 의미냐 하실 수 있겠지만, 제가 컴퓨터를 배치한 구조도 구조이거니와, 저에게 있어서 컴퓨터 부품의 디자인 감성은 성능에 준하는 중요성을 가집니다.
이 모니터의 전 세대인 AW3418DW는 짙은 회색에 날카로운 직선만으로 이루어진 디자인이였습니다. 모던에 환장하는 저의 취향을 저격이라도 한듯한 디자인이였지요.
그러나 에일리언웨어의 새로운 세대 디자인 출범과 함께 모니터 디자인도 바뀌었고, AW3420은 흰색에 타원이라는, 전작과 완전히 정 반대되는 방향의 디자인으로 출시되었습니다.
이러한 디자인 변경에 개탄한 저는 과연 실물을 보고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모니터를 주문했는데요, 보다보면 언젠가 익숙해지리라는 자기합리화와는 정 반대로 실물은 너무 예뻤습니다.
전체적으로 무광 처리된 플라스틱 표면이 자아내는 질감, 그리고 밝은 회색과 검은색의 투톤 조합이 자아내는 균형감은 모니터를 전체적으로 매우 고급져보이게 합니다.
특히 사용자쪽으로 뻗어있는 모니터 스텐드 다리의 디자인과 마감이, 다시말해 사용자가 프레임과 더불어 정면에서 보게 되는 유이한 부분이 매우 미려합니다. 이런 부분은 델 디자인팀을 크게 칭찬하고 싶습니다.
프레임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전형적인 델 모니터식 이너베젤로 구성된 프레임이야 별 특색이 없지만(이너베젤의 폭 역시 U2715H와 거의 동일합니다), 은색의 DELL 로고 대신 새겨진 은회색의 에일리언웨어 타이포그래피는 상당히 깔끔하면서도 나름의 디자인이 들어가있어 보기 좋습니다.
세줄요약하자면
1. 질감과 색 조합이 상당히 고급지다
2. 사용자가 직접 마주보게 되는 프레임과 스탠드의 디자인이 미려하다
3. 뒷면 RGB LED 삐쓩빠쓩은 요즘 대세라서 그러려니 한다. 끌 수도 있지만 보다보면 정들게된다.
포트 구성
모니터 후면에는 3.5파이 입력, HDMI, DP, USB 3.0.... 이 아닌 USB 3.1 Gen.1 입출력단자가 위치합니다.
스펙에는 USB 3.1이라고 하는데 Gen 1인지 Gen 2인지는 모르겠어요. 이게 다 '그 협회' 때문입니다.
여기까진 평범한 모니터와 같지만, 특이하게도 이녀석은 프레임 아랫면에 3.5파이와 USB 포트가 위치합니다. 이 포트를 통해 헤드셋이나 마우스를 연결하기 좋습니다.
다른 사람이 컴퓨터를 쓸 때 마우스를 바꿔서 주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상황에서 선 정리와 연결이 매우 간편해서 만족하는 기능입니다.
단점은 화면의 아래에서 위 방향으로 힘을 주어 연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힘을 많이 주면 스탠드의 엘리베이션이 작동해서 모니터가 하늘 높이 올라가버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자주 일어나진 않지만 당황스럽고 불편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색상 (광색역?)
저는 모니터 전문 리뷰를 하는것도 아니고, 이쪽에 대한 지식도 부족하기에 딱히 다루려고 하진 않았습니다만. 실제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느낀 차이가 크기에 언급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스파이더같은 측정 장비는 없기에, 카메라로 두 모니터를 동시에 찍어 보이는 정도로밖에 비교할 수 없었습니다.
새벽에 모든 전등을 끈 상태로 크롬 브라우저에서 모니터 측정용 이미지를 띄워 아이폰 X의 광각 카메라로 촬영했습니다.
좌측 모니터는 AW3420DW, 우측 모니터는 U2715H이고, 둘 모두 제조사 기본 ICC 프로파일을 설치했습니다.
AW3420DW는 Custom color 프로파일, U2715H는 Standard 프로파일이며, 둘 다 밝기 100%입니다.
두 모니터는 같은 그래픽카드에 DP 케이블로 연결되어있고, U2715H는 사용 기간이 2년정도 되어 노화가 일어났음을 감안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대부분의 색에서 U2715H쪽이 하얀 안개가 낀 것 같은 색이 느껴지는데, 특히 빨간색과 마젠타에서 그 차이가 두드러집니다. 찍은 사진을 변환하면서 차이가 좀 적어진것 같기도 합니다.
U2715H도 나름 SRGB영역 99%를 지원하는 패널인데, 이런 차이가 생기는것이 그 1% 색영역의 차이인지, 아니면 모니터 프로파일을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AW3420DW쪽에서 색의 과장이 일어나고 있는것인진 잘 모르겠습니다. (색상비나 명암비 화면을 켜보면 딱히 떡지는 구간 없이 계도가 잘 나타나기는 합니다)
아무튼 며칠 사용하면서 상대적으로 U2715H쪽이 물 빠진듯한, AW3420DW쪽이 찐한듯한 색이 느껴져서 색감 면에서 업그레이드를 한 듯한 기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빛샘
빛샘은 IPS 패널의 고질적인 이슈이지요. 저는 지금껏 대부분 IPS패널의 모니터를 써왔는데, 검은 화면에서 존재한다는건 분명히 인지하지만 이게 거슬렸던 적은 딱히 없었습니다.
핸드폰의 경우 LCD에서 OLED로 바뀌었을 때 레터박스가 베젤과 구분이 안된다던가 하는 식으로 확연한 차이를 보였지만, 모니터에서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OLED 모니터가 아직 대중화 되지도 않았구요.
보는 각도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U2715H와 별 차이는 없었습니다. 실사용에 문제 역시 없습니다.
픽셀 매칭
앞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저는 27인치 QHD 모니터와 나란히 놓고 사용할 수 있는 울트라와이드 모니터를 찾고 있었습니다.
이 경우 세로해상도는 1440P 그대로여야겠고, 가로 해상도만 2560P에서 3440P로 길어지게 되지요.
그렇다면 세로 해상도 뿐만 아니라 화면의 세로길이도 동일해야 하는데, 대각선 길이 34인치 울트라와이드 모니터가 이론상으로는 동일한 세로 길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니터 스펙시트를 뚫어져라 보다보면 둘의 픽셀 피치와 세로 길이가 아주아주 작게나마 다른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것이 과연 표기의 소홀일지, 진짜 차이가 나는것인지는 제가 사서 검증해보기 전엔 알 길이 없었습니다.
여하튼 직접 검증해보았습니다.
매우 긴 수평선을 그려서 세 모니터 전체에 걸쳐 확대해봤습니다.
가까이서 들여다봐도(화면의 위/아래 모서리 높이를 비교해보아도) 눈으로 차이를 구분할 수 없었습니다. 픽셀매칭은 거의 완벽하게 된다고 보아도 될 것 같습니다.
단, 프레임의 두께 차이로 인해 스크린을 같은 높이로 위치시켰을 때 AW3420이 U2715H에 비해 위로는 2mm정도 튀어나오고 아래로는 5mm정도 들어가있게 됩니다.
설정 메뉴
AW3420DW도 델에서 만든 것 아니랄까봐, 다른 델 모니터와 비슷한 설정 메뉴를 가지고 있습니다.
울트라샤프 시리즈와 눈에 띄게 다른 점이라면, Game Enhance Mode가 있다는 점, 기본 대비가 75%로 설정되어 있다는 점, RGB LED 설정 메뉴가 있다는 점일텐데요.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고, 모니터 자체 프리셋과 게임 인핸스 모드에 대해 살펴봅시다.
모니터의 프리셋은 총 12개가 존재합니다. 이 중 Game 1,2,3은 자신이 직접 프리셋을 생성할 수 있는 구성입니다. 모니터의 반응속도 (Fast, Superfast, Extreme) RGBCMYK값 조절, Dark Stabiliser를 정할 수 있습니다.
다른 프리셋들은 여타 델 모니터에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쓸 일이 없는 편입니다. 보통은 기본 프리셋인 Standard가 제일 무난하거든요.
특이한 점이라면 커스텀 컬러 모드입니다. 일반적으로 커스텀 컬러 프리셋은 RGB 값을 직접 조절해서 모니터 캘리에 사용됩니다만. RGB 값을 건들지 않고 100인 상태 그대로 사용해도 Standard와 큰 차이를 보입니다.
체감적으로는 화면이 한 층 밝아지고, 붉은 기가 돌던 화면이 노란 빛을 띄게 되는것으로 보이게 되고, 해외 포럼에서 찾아보니 커스텀 컬러의 기본 세팅에서는 감마가 0.1 상승하고, 명암비 값이 200:1정도 추가로 상승하게 된다고 하더라구요.
아마 델이 의도한 이상적인 값은 모니터 ICC 프로파일을 설치한 상태에서 스탠다드 프리셋을 사용하는것이였겠지만, 커스텀 컬러 모드가 어쩐지 더 보기 좋아서 커스텀 컬러를 사용하는 중입니다.
게임 인핸스 모드에서는 세 가지 옵션을 고를 수 있습니다.
타이머는 말 그대로 타이머를 띄워주는 기능이고, 디스플레이 얼라인먼트는 출력되는 화면의 가장자리와 실제 화면의 가장자리를 일치시킬 수 있는 보정 기능입니다. 왜 이게 게임 인핸스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이 중 유일하게 쓸모있다고 느낀 기능이 프레임레이트입니다. 이 기능을 켜면 별도의 프로그램을 켜지 않아도 화면 좌측 상단에 현재 모니터의 주사율이 실시간으로 표시됩니다.
각종 게임에서 벤치마크를 하거나, 지싱크 적용 여부를 알아볼 때 유용하게 사용하는 기능입니다.
(프레임레이트 아랫쪽의 G-SYNC ON은 엔비디아 제어판에서 지원하는 기능입니다)
성능 총평
저에게 광색역이나 프로급 색정확도, 10비트 색깊이 같은 기능은 써본적도 없고 필요도 없습니다. (에일리언웨어가 그런 타겟의 제품이 아니기도 하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델 울트라샤프 이상으로 AW3420DW가 주는 색상에 대한 만족감은 높았고, 우려했던 화면 밝기도 U2715H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진 덕분에 굳이 돈 더주고 델 모니터를 선택한데에 대한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네줄요약하자면
1. 비싼만큼 고급지다
2. 34인치 1900R 커브드는 거슬리지 않는다
3. 광색역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색이 더 진하다
4. 만족도는 높으나 오버스펙일 수 있다. 굳이.. 이거때문에.. 이 가격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간이 되는 대로 다음 글(체험편)에서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