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이 바뀌면 시선이 달라집니다.
MSI MAG CH110 게이밍 의자를 https://gigglehd.com/gg/5550850 소개할 때만 해도 '옷이란 이태원에 가서 사는 것'이었던 병무청 4급 인증 비만이었기에, 의자의 편안함, 디자인, 기능보다는 '이게 과연 내 무게를 지탱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춰서 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멀쩡한 의자를 갈라서 안에 구조를 살펴보는 과격한 짓도 해 봤는데, MSI 분들은 저보다 훨씬 두려운 분들이었습니다. 나중에 '의자를 통재로 절반으로 자라는 걸 기대했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다만 150kg까지 버티는 튼튼한 게이밍 체어를 통째로 자를만한 장비를 쓰려면 철공소를 찾아가야 했고, 의자와 등받이를 갈라서 그 안을 헤쳐 본 것으로도 MSI 게이밍 체어가 얼마나 튼튼한지, 그리고 소재를 속이지 않고 정직하게 만들었는지는 나름대로 증명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MSI의 또 다른 게이밍 의자인 MSI MAG CH130i 레펠텍 패브릭 게이밍 의자를 앞에 두고, 전처럼 시트를 가르고 등받이를 째서 안에 뭐가 들었는지 탐구해야겠다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았습니다. 이미 해봤잖아요. 그때처럼 튼튼하겠죠. 그 대신 전혀 다른 시선으로 게이밍 의자를 보고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이 의자가 튼튼한지 궁금했다면, 이제는 내구성보다 앉았을 때 편한지가 더 궁금하더라고요. 이런 심경의 변화가 생긴 이유는 제 입장이 달라져서 그렇습니다. 이제 이태원이 아니라 SPA 브랜드에서 옷을 살 수 있을 정도로 체중이 빠졌는데, 그 부작용이라고 해야 할지 당연한 수순이라고 해야 할지 하여간 엉덩이와 허벅지 살도 대폭 줄어들면서 20년 넘게 몸에 지니고 있던 생체 쿠션이 사라져 오래 앉아있기가 정말 힘겹더라고요.
사설이 길었는데, 그럼 MSI MAG CH130i 레펠텍 패브릭 게이밍 의자가 편하냐고 물으시겠지요? 편합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인조 가죽이 아닌 패브릭 재질의 소재를 사용해 등받이부터 바닥까지 체중이 실리는 모든 부위가 부드럽기까지 합니다.
제품명 | MSI MAG CH130i 레펠텍 패브릭 게이밍 의자 |
재질 | 레펠텍 기능성 패브릭, PVC, 메탈 프레임, 고밀도 폼 |
크기 |
69x70x140mm |
무게 | 21.9kg |
색상 | 그레이 |
최대 권장 조건 |
키 185cm 무게 150kg |
바퀴 | 60mm 구경 PU 재질 |
기능 |
등받이 각도 조절: 90~150도 좌판 각도 조절: 0~15도 팔걸이 조절 클래스 4 인증 가스 리프트: 0~15도 |
주요 크기 |
좌석 크기 52x57cm 의자 높이 45.5~53.5cm 팔걸이 높이 77.6~84.6cm 등받이 어깨 너비 57cm |
포장 |
크기 90x68x34.5cm 무게 25kg |
참고 | http://prod.danawa.com/info/?pcode=15092963 |
가격 | 337,000원(2021년 12월 최저가 기준) |
박스는 크지만 조립은 금방
게이밍 체어는 한 덩치 나가는 제품입니다. 성인 남성의 체격을 버텨야 하는 제품이 작을 리가 없지요. 분해된 상태로 발송된다 하더라도 그 역시 상당히 거대합니다. 그래서 MAG CH130i을 받자마자 '저걸 어느 세월에 꺼내서 조립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런 생각이 대부분 그렇듯 부질없었습니다. 전작인 MSI MAG CH110 게이밍 의자 https://gigglehd.com/gg/5550850 때도 그랬지만, 조립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건 박스를 여는 것이고, 두번째로 어려운 건 조립 후 남은 종이 박스를 잘 접어서 재활용 쓰레기로 내놓는 거니까요. 조립에 필요한 도구는 박스 개봉용 칼과 나사 조립용 렌치 뿐인데 칼이야 어느 집이던 하나씩 있을테고요. 직접 조립해야하는 가구가 다 그렇듯 렌치는 부속품 안에 들어 있으니 특별하게 준비해야 할 건 없습니다.
바퀴를 끼우고, 가스 스프링을 끼우고, 등받이와 지지대를 조립해서 위에 올리면 조립이 끝납니다. 되게 간단하게 썼다고 생각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실제로도 별거 없습니다. 이걸 꺼내서 조립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지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 겁니다. 조립하는 과정이나 사용하는 부품은 전작인 CH110과 똑같습니다. 그래서 표면 소재를 제외한 기본 구조는 똑같은 제품 아닐까 생각되지만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구성품이 CH110과 비교해서 많이 줄어들었거든요. 전에는 조립에 쓸 나사가 따로 포장되고, 조립 과정에서 필요한 나사를 일일이 찾아서 끼워야 했지만 CH130i에서는 구멍에 미리 체결된 채로 나오는 나사의 수가 늘었습니다. 그래서 사용하는 부품이나 조립 과정은 예전과 같지만 설명서를 보거나 부품을 찾는데 걸리는 시간이 줄었습니다.
박스
게이밍 체어가 들어가는 박스답게 크기가 작지 않습니다.
박스 위에 부품과 조립 설명서를 그려뒀습니다. 덕분에 부품을 꺼내면서 확인하기가 편합니다.
박스를 열면 의자 다리가 가장 먼저 보입니다.
그 아래에 다른 부품들이 있습니다.
박스 위에 인쇄한 걸로 그치지 않고, 설명서를 따로 줍니다.
조립 순서와 부품 소개
포장된 부품들
조립에 필요한 렌치까지 들어 있습니다.
의자 몸체
등받이
다리에 바퀴를 꽂아줍니다. 따로 고정할 필요 없이, 제대로 끼우기만 하면 걸리는 느낌이 나면서 바퀴가 빠지지 않습니다.
5개의 다리 모두에 바퀴를 꽂았습니다.
PU 재질로 바퀴를 만들어 바닥에 상처가 잘 나지 않으며, 굴렸을 때 소음도 적습니다.
높낮이를 조절하고 앉을 때이 충격도 줄여주는 클래스4 가스 리프트입니다.
이것 역시 특별한 조립할 필요는 없고 의자 다리에 꽂으면 됩니다.
가스 리프트 커버를 씌워줍니다. 리프트 틈새에 이물질이 끼는 걸 막아줍니다.
의자 바닥입니다. 4개의 나사가 미리 체결되어 있는데 이걸 먼저 빼줍니다.
철제 지지대를 올려두고 방금 뺐던 나사를 체결합니다.
혹시나 헷갈릴 분들을 위해, 어디가 앞인지 방향이 그려져 있습니다.
제품 정보는 스티커에.
조립은 동봉된 렌치를 사용해 진행합니다.
바닥의 조립 상태.
이제 등받이를 조립해야 합니다. 우선 경고 문구부터 떼어냅시다.
조립 중에 각도 조절 손잡이를 풀면 잠겨있던 스프링이 열리면서 이 고정 부위가 튀어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경고 문구를 붙여뒀습니다.
등받이 옆의 나사를 풀어냅니다.
그리고 받침대에 맞춰서 나사를 다시 조여줍니다. 위/아래의 큰 나사 2개를 사용해 고정합니다.
플라스틱 커버를 씌워줍니다. 의자 왼쪽과 오른쪽의 커버 디자인이 다르니 조립하기 전에 확인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커버 고정용 작은 나사를 조여줍니다.
나사 구멍은 플라스틱 캡으로 막아줍니다.
반대편도 똑같이 조립합니다. 여기는 각도 조절용 손잡이가 없기에 커버도 일자 모양이네요.
나사 구멍을 막아주는 플라스틱 캡입니다.
이제 의자를 가스 스프링 위에 꽂아주면 조립이 끝납니다.
키 185cm에 체중 150kg까지 가능. 150도로 젖혀지는 등받이
한때는 저도 자리에 앉기 전에 방석부터 찾는 이들을 보며 '저 나약하고 의지 박약한 자들의 엉덩이는 얼마나 하찮고도 연약하기에 방석같은 인간의 피조물에 의존한단 말인가'라고 한탄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살이 좀 빠지고 나니 그 동안 제가 타인의 고충을 돌아볼 줄 모르는 이기적인 존재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네요. 예전에는 그 어떤 쿠션보다도 품질이 우수한 지방 덩어리를 엉덩이 안에 넣고 다녀서 의자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으나, 이제는 맨바닥이나 나무 의자 위에서는 오래 버티지 못하는 몸이 되버렸네요. 의자 엉덩이 받침의 쿠션은 단순히 편하다 불편하다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에 직결된 문제였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MAG CH130i에 앉는 순간 구름 위를 둥둥떠다니는 편안함이 온 몸을 감싸온다 같은 소리는 안 하겠습니다. 특별한 수식어까지 써 가며 표현할 정도로 편안하기보다는, 불편한 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쪽에 가깝거든요. 하지만 다른 의자아 방석 위로 자리를 옮겨보면 MAG CH130i가 얼마나 편안한 의자였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지금 이 글도 MAG CH130i 위에 앉아서 작성 중인데요. 전에는 엉덩이가 베겨서라도 자리에서 일어나며 혈액 순환에 도움을 줬었는데 이제는 좀처럼 의자 위에서 일어나질 않게 되네요. 하지만 운동이나 스트레칭할 시간을 따로 챙길지언정 지금 당장의 편안함은 포기하기가 싫네요.
MAG CH130i의 편안함은 편리함이 더해져서 완성됩니다. 편안한 등받이와 자리를 만들기 위해 고밀도 폼으로 강철 프레임을 감싸고, 클래스 4의 가스 리프트로 의자를 지탱합니다. 52x57mm의 의자와 최장 53.5cm에 달하는 높이로 키 185cm, 체중 150kg의 신체 조건까지도 사용에 지장이 없습니다. 또 취향에 따라 자유로이 탈착 가능한 헤드레스트와 허리 쿠션을 제공하며, 팔걸이와 등받이의 각도를 자유로이 조절할 수 있습니다. 등받이의 경우 최대 150도까지 뒤로 젖힐 수 있는데 이쯤 되면 거의 눕는거나 다름 없지요. 찬 바닥에 누워서 자고 싶지 않거나 커뮤니티에서 악플러나 게임 컨셉충이 등장했을 때, 의자를 한껏 뒤로 젖히고 모니터와 키보드를 멀리하면 몰려오는 깊은 빡침을 줄여주거나 잠깐 눈을 붙일 때도 효과적입니다.
전면
측면
뒷면
등받이 뒤쪽의 MSI 게이밍 엠블럼과 MAG 로고.
머리 받침대의 MSI 게이밍 엠블럼
등받이
등받이와 머리 받침대까지 포함한 높이는 87cm, 최대 폭은 57cm입니다.
의자
좌석의 크기는 가로세로 52x57cm입니다.
등받이 각도와 높이 조절용 레버
팔걸이 부분은 높이와 위치 조절이 가능합니다.
등받이를 수직으로 세우면 90도.
최대한 젖히면 150도까지 넘어갑니다.
의자를 낮추면 45.5cm.
최대한 높이면 53.5cm입니다.
머리와 허리 쿠션
플라스틱 버클로 의자에 고정합니다.
쿠션의 크기
키 180cm인 사람과 높이 비교.
키 185cm까지는 충분히 머리를 지탱할 수 있으리라 보입니다.
뒤로 젖혀도 넘어가지 않고 안정적으로 지탱합니다.
엉덩이를 부드럽게 감싸주는 튼튼한 패브릭
조립하기 쉽고 튼튼하며 자유자재로 조절이 가능하다. 여기까지는 전작인 MSI MAG CH110 게이밍 의자에서 https://gigglehd.com/gg/5550850 보여줬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럼 CH130i만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바로 레펠텍 패브릭 소재의 채택에 있습니다. CH110을 비롯한 대다수의 게이밍 의자는 인조 가죽을 표면에 씌웁니다. 그 이유는 거창하지 않습니다. '관리하기 편하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인조 가죽을 쓸 이유는 충분하지요. 게이밍 의자 뿐만 아니라 자동차도 마찬가지죠. 다른 옵션은 다 포기해도 되지만, 청소하기 힘든 직물 시트 대신 가죽 시트는 꼭 넣어야 한다고 말하는 경험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SI MAG CH130i 레펠텍 패브릭 게이밍 의자는 이름에 나온대로 직물 재질로 의자 표면을 감쌌습니다. 그 장점은 명확합니다. 우선 부드럽습니다. 근래 만져본 것 중에 애기 피부에 이어 두번째로 부드러운 것이 이 의자의 레펠텍 패브릭이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어디를 어떻게 만지건 결이 살짝 느껴지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을 유지합니다. 짧은 벨벳 천과 비슷하지만 좀 더 묵직한 느낌이네요. 여기에 맨살이 닿으면 참 기분이 좋을거라 생각이 들지만, 리뷰 후 반납해야 하니 맴몸이나 속옷 바람으로 차마 앉지는 못했습니다. 컴퓨터 앞에서 남에게 보이기 힘든 자유분방한 차림새로 혼자만의 시간을 길게 가지는 습성을 지닌 게이머라면 엉덩이와 등의 살결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레펠텍 패브릭은 아주 좋은 선택입니다.
부드러운 게 전부가 아닙니다. 공기도 잘 통합니다. 인조 가죽은 그렇지 않지요. 차라리 코끼리나 하마 가죽이라도 잘라다 썼으면 걔네들도 피부에 땀구멍은 나 있을테니 어느 정도 통하는 느낌은 들 텐데, 인조 가죽은 의자에 앉아서 방구라도 한번 뀌면 그 냄새가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의자 안에 갖히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공기가 안 통합니다. 제가 그래봤다는 건 절대 아니고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거기에 땀이라도 차면 피부에 달라붙는 느낌이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직물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직물의 틈 사이로 공기와 습기가 통하기에 쾌적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더욱 잘, 그리고 더 길게 유지합니다.
이 좋은 직물 재질을 남들이 안 쓰는 데엔 이유가 있습니다. 관리가 힘듭니다. 더 쉽게 말해서 물에 젖으면 뒷처리가 대단히 난감해집니다. MSI라고 해서 그걸 모르는 건 아니지만 직물을 포기하는 것 대신 특허받은 직물을 쓰는 것으로 해결했습니다. 저가형 게이밍 체어에서 볼 수 있는 값싼 직물 재질하고 비교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재질과는 거리가 많이 멉니다. 레펠텍 패브릭의 특허는 표면 손상을 막아주고 물의 흡수를 막아주는 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방수 가공이라고 자신있게 써 놨길래 진짜인가 싶어서 물을 좀 부어봤는데요. 물을 닦아내니 표면이나 그 안까지 젖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더라고요. MSI가 의자 내구성에서 보여줬던 자신감을 보아하면 레펠텍 패브릭의 내구성과 방수 가공은 믿어도 될 거라 생각됩니다.
방수가 얼마나 잘 되는지 보기 위해 허리 쿠션에 물을 뿌려봤습니다. 의자 본체와 허리 쿠션은 똑같은 재질을 사용하고, 뒤쪽에 지퍼가 달려 있어서 속까지 젖었는지 확인하기도 쉽거든요.
처음에는 소심하게 분무기로 물을 뿌려봤는데, 그거 가지고 방수라고 말하긴 민망할 것 같아 물을 직접 틀어 보았습니다. 패브릭 표면에 물기가 남긴 하지만 잘 닦아내면 사용에 지장이 없으며, 안쪽까지 물이 들어가진 않습니다. 커피나 콜라 같은 음료를 쏟아도 당황하지 말고 물을 묻혀서 빠르게 닦아낸다면 오래동안 쓰는데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MSI MAG CH130i 레펠텍 패브릭 게이밍 의자
MSI는 게이밍 의자 안에 무엇이 있는지를 그대로 드러내는 자신감을 MAG CH110에서 보여줬던 바 있습니다. MAG CH130i는 그 튼튼함을 이어받아 안정적이면서도 안전하고, 안락함을 제공하는 고밀도 폼과 클래스4 가스 리프트를 변함 없이 갖춘 게이밍 의자입니다. 한편으로는 표면 소재를 레펠텍 패브릭으로 바꿨습니다. 방수가 되는 재질이라 유지 관리가 편하고, 무엇보다 부드러운 촉감으로 편안함을 더했습니다. 게이밍 의자는 필요하지만 흔히 쓰는 인조 가죽 재질은 너무 식상하다고 생각하거나, 그 느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패브릭 재질의 MAG CH130i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