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은 항상 논란의 대상입니다. 심지어는 결과가 숫자로 나타나는 CPU의 성능조차도 예외는 아닙니다. 라이젠의 기본적인 성능은 '암레발인가 암부심인가. AMD 라이젠 7 1700X https://gigglehd.com/gg/803464 ' 에서 어느정도 설명이 된 듯 하나, 여전히 라이젠을 둘러싼 이야기거리가 남아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기글하드웨어보다는 다른 곳에서 생기는 논란이지만요) 그래서 몇가지 테스트를 추가로 진행했습니다.

 

테스트 환경은 '암레발인가 암부심인가. AMD 라이젠 7 1700X https://gigglehd.com/gg/803464 ' 에서 사용한 라이젠 7 1700X에 레이스 쿨러 맥스, 기가바이트 AX370-GAMING 5 메인보드, DDR4-2122 8GB 메모리 2개로 듀얼 채널 구성, MSI 지포스 GTX 1060 6GB 그래픽카드, 인텔 730 SSD 조합의 결과를 그대로 가져오되, 필요에 따라 메인보드와 바이오스, 설정 값만 바꿨습니다.

 

 

성능의 큰 변수. 전원 관리 옵션

 

AMD는 리뷰어들에게 전원 관리 옵션을 '고성능'으로 설정해서 테스트할 것을 신신당부한 바 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은 'AMD가 말하는 라이젠을 위한 최적화 조언 https://gigglehd.com/gg/825225 '에 나온대로, 코어 피킹을 해제해서 최고 클럭까지 높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AMD의 권고

 

 

위 설명에 링크된 이미지

 

대다수의 리뷰어들은 저 말대로 '고성능'으로 설정해서 테스트했으나, 일부는 테스트 시스템마다 저 설정이 제각각이라 성능이 뒤떨어지는 경우가 있었고, 일반 사용자들의 경우 벤치마크 조건 중에 저런 내용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벤치마크와 실 성능에서 차이가 난다고 받아들였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 전원 관리 옵션이 라이젠의 벤치마크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요? 부품이나 다른 설정은 전부 그대로 두고 MSI X370 XPOWER GAMING TITANIUM 메인보드에서 전원 관리 옵션만 바꿔서 측정한 결과입니다.

 

 

CPU-Z의 경우 고성능과 균형에선 싱글 스레드의 점수 차이가 오차 범위 이내입니다. 절전 모드에선 싱글 스레드 점수가 좀 떨어지네요. 그리고 멀티 스레드에선 고성능, 균형, 절전의 성능 차이가 극심하게 드러납니다. 시네벤치는 어떤 전원 옵션이건, 싱글이건 멀티건 성능이 비슷했습니다. 따라서 프로그램마다 다르긴 하지만 분명 성능 저하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3D 마크입니다. 여기에서도 총점은 어느 프리셋이건 거의 같습니다. 파이어스트라이크만 절전 모드에서 1000점 정도 떨어졌네요. CPU/피직스 성능의 경우 타임스파이는 시종일관 같은 결과가 나왔으나, 파이어스트라이크 계열에선 유독 절전 모드의 성능 하락이 눈에 띄었습니다.

 

 

내장 벤치마크가 있어 어떤 환경에서건 일관된 측정이 가능한 게임 2가지를 골라 테스트했습니다. 여기에선 어떤 전원 옵션이건 같은 결과가 나왔네요. 전원 관련 옵션은 순수한 3D 그래픽 성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나, CPU 성능 차이로 인해 결과가 달라질 수 있겠다고 보면 될 듯 합니다.

 

 

메인보드에 따라 성능이 다르다?

 

라이젠 공개 초기엔 워낙 불확실한 이야기가 많았던지라, 특정 메인보드에서 성능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잠깐 나왔던 듯 합니다. 메인보드의 설계 차이나 결함으로 인해 성능이 달라진다.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내부 테스트를 충분히 거쳐서 나왔을텐데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겠지요. 어쨌건 메인보드 3장이 있는 김에 이것도 비교 테스트를 해 봤습니다.

 

 

'암레발인가 암부심인가. AMD 라이젠 7 1700X https://gigglehd.com/gg/803464 '에서 사용한 기가바이트 AX370-GAMING 5의 테스트 결과에 추가로 MSI X370 XPOWER GAMING TITANIUM와 ASUS PRIME X370-PRO에서 진행한 테스트 결과를 더해서 비교했습니다. 셋 다 AMD X370 칩셋을 쓴 메인보드니 칩셋 성능의 차이는 없는 셈입니다.

 

 

 

 

이번 테스트는 항목을 따로 설명할 것도 없습니다. 전부 오차 범위 안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에 머물렀거든요. 물론 3개 회사의 모든 메인보드를 대상으로 테스트한 것도 아니고, 바이오스타나 애즈락처럼 아예 테스트가 진행되지 않은 브랜드도 있습니다. 거기에 테스트 항목도 아주 많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널리 쓰이는 테스트 프로그램이긴 하지만요)

 

그래서 혹시 모르니 '최소한'이라는 단어를 넣어 결과를 정리하자면, 최소한 위에 나온 테스트에서 메인보드에 따른 성능 차이는 없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메인보드마다 성능이 다르다면 정말 메인보드 그 자체의 성능이 아니라, 메인보드의 설정이나 위에서 본 전원 관리 설정이 다르진 않을까 의심하게 되네요.

 

 

바이오스와 SMT도 영향을 줄까?

 

라이젠은 앞으로 성능을 더 발굴해 낼 여지가 있는 CPU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방법에는 드라이버와 바이오스, 프로그램의 최적화가 모두 포함되겠지요. 다만 이 '최적화'가 항상 성능 향상을 가리키는 건 아닙니다. 안정성 개선, 메모리 호환성도 분명 최적화의 일환이며, 아직까지 나온 바이오스는 일단 안정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는 듯 합니다.

 

 

ASUS PRIME X370-PRO의 바이오스 다운로드 페이지. 메모리 호환성과 안정성 개선에 대한 내용만 있습니다.

https://www.asus.com/us/Motherboards/PRIME-X370-PRO/HelpDesk_Download/

 

그런데 바이오스만 업데이트하면 성능이 괄목상대할 정도로 상승하지 않을까 기대하시는 분들이 있을 듯 하여, 바이오스 버전에 따라 성능이 달라지는지 테스트했습니다. ASUS PRIME X370-PRO는 설명에 성능 향상 이야기가 아예 없으니까 빼고, MSI X370 XPOWER GAMING TITANIUM은 그냥 '새 바이오스 출시'라고 써져 있길래 혹 성능이 오르지 않았을까 싶어 테스트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바이오스 업데이트를 거친 MSI X370 XPOWER GAMING TITANIUM입니다. 바이오스 버전이 E7A31AMS.117에서 E7A31AMS.122로 바뀌었네요. 사실 바이오스 버전보다는 온도 표시가 오른쪽으로 옮겨가고 A-XMP 표시가 늘어난 게 더 눈에 띕니다만.

 

 

또 인텔의 하이퍼스레딩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SMT가 싱글스레드 성능 하락의 주범이란 주장도 있더군요. 개인적으론 여기에 회의적입니다. SMT가 정말 싱글스레드 성능을 떨어트리는 주범이라면 이슈가 될 걸 뻔히 알텐데 굳이 넣을 필요가 있을까 싶거든요. 어쨌건 바이오스에서 옵션 하나만 만지면 비활성화되니까 이것도 테스트에 추가했습니다.

 

 

8코어 8스레드 프로세서가 된 라이젠 7 1700X입니다.

 

 

 

 

바이오스 버전에 따라서 성능에 의미있는 변화가 생겼다고 보긴 어렵네요. 분명 어느 정도 설계 최적화가 된 상태로 메인보드가 출고됐을테고, 여기서 성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바이오스가 앞으로 나올진 모르겠으나, 정말 그런 게 출시된다면 메인보드 제조사는 당연히 대대적인 홍보를 펼치지 않을까요? 특별히 언급이 없는 이상 아직까지 나온 바이오스는 안정성과 호환성을 높이는 데 신경을 썼다고 보는게 맞을 것입니다.

 

SMT는 분명한 성능 변화가 있었습니다. 안좋은 쪽으로 말이죠. CPU-Z와 시네벤치에서 멀티스레드 성능은 폭락했으며, 3D마크에서도 CPU와 피직스 성능이 상당히 줄었습니다. 전체 점수에는 별 영향을 주진 않은 듯 싶습니다만.

 

그럼 싱글스레드와 게임은 어떨까요? CPU-Z와 시네벤치의 싱글스레드 테스트는 분명 지금까지 실행한 결과 중에선 가장 높은 숫자가 나왔고, 게임의 경우 1920x1080과 2560x1440에서는 프레임이 1프레임 정도 높게 나오긴 했으나 오차 안에 든다고 할 수준입니다. 이게 정말 SMT를 꺼서 생긴 성능 향상이라 하더라도, 멀테스레드 성능의 손해가 더 크다고 판단되기에 굳이 끌 필요는 없다 보입니다.

 

 

국민 오버 3.8GHz

 

테스트하는 김에 간단한 오버클럭도 추가했습니다. 전압을 더 주고, 쿨러를 좋은 것으로 바꾸고, 기타 자잘한 설정을 더한다면 클럭을 분명 더 올릴 수 있겠으나, '국민 오버'가 그렇게 복잡해선 안되겠지요. 전압은 손대지 않고, 번들 쿨러라고도 할 수 있는 레이스 맥스와 조합했을 때 클럭을 어디까지 올릴 수 있을까요? 이것도 개체마다 차이는 있겠으나 3.8GHz라면 무난하게 가능할 것입니다.

 

 

라이젠 마스터에서 전압은 손대지 않았습니다. 1.275V네요. 개체마다 1.3~1.35V도 나오지 싶습니다. 클럭을 3.8GHz로 올려서 한시간동안 OCCT를 돌렸을 때 온도는 87.88도가 나오네요. OCCT에서는 67도로 인식하나 AMD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인 라이젠 마스터의 정확성이 더 높다고 봅니다. MSI 커맨드 센터 역시 87도로 표시하기도 했구요.

 

8코어 16스레드 프로세서를 오버클럭해서 풀로드로 한시간동안 돌렸는데 90도를 넘지 않는다. 이는 참 많은 원인들이 복합되어 작용한 결과입니다. 공정 기술, 아키텍처, 고성능 레이스 쿨러, 그리고 솔더링 처리까지. 특히 마지막이 마음에 드네요. 카비레이크는 본격적인 오버클럭을 하려면 히트스프레더를 제거하는 번거롭고 위험하고 A/S도 포기하는 작업이 필요했으나 라이젠은 그냥 하면 되니까요.

 

 

3.8GHz에서 구동한 CPU-Z입니다. 기본 클럭에서 싱글스레드 2150, 멀티스레드 18132였으니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성능 향상 효과를 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