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살 더 먹었다고 치맥 처묵처묵하다가 배탈난 Bst.입니다.
오늘은 다른게 아니라 세계 최초로 국내에 출시된 브리스톨릿지 PC의 성능을 간단히 측정해보게 되었습니다.
1. 개요
여러분께서도 아시다시피 브리스톨릿지는 내년에 출시될 ZEN 아키텍처의 CPU인 서밋릿지에 앞서 출시된 AMD AM4 소켓의 첫 주자입니다. 출시시기라던가 CPU내부구조를 보면 추후에 출시될 서밋릿지(ZEN CPU)나 레이븐릿지(ZEN+Polalis APU)에 앞서 AM4 소켓을 정착시키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맡은 제품으로 생각됩니다.
저는 마침 매형의 컴퓨터가 사망 직전까지 가서 새 컴퓨터를 사야 할 상황에 놓인 탓에, 호기심반 핑계반으로 이 APU가 포함된 완제품PC를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10월 초 현재, 브리스톨릿지가 들어간 완제품PC는 아이코다, 조이젠, 원앤원 쇼핑몰에서 구매하실 수 있으니 사양비교를 해보시고 마음에 드시는 곳에서 주문해주시면 되겠습니다.
2. 본체소개
저는 원앤원 쇼핑몰에서 브리스톨릿지의 최상위 제품인 A12-9800이 들어간 PC를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PC기본 가격에 각종 호화서비스(...)로 25000원이 더 붙는 구조였는데, 확실히 케이스 포장은 박살날래야 날수 없게 에어팩? 그 공기 들어간 봉투? 그걸 많이 우겨넣었더라구요. 그리고 사는 분들이 안심할 수 있게 조립과정이 촬영되어 휴대폰 문자로 보내지며, 거기에 1년 동안 무상A/S도 제공해주시는 것이 원앤원 쇼핑몰의 특장점입니다.
제가 주문한 PC안에서는 기가바이트의 GA-B350M-D2가 들어가있었는데요. 아직 기가바이트 공식 홈페이지에도 등록이 안된 신참 오브 신참입니다. 모델명이나 메인보드 구조나 '나 그냥 기본형이오'라고 대놓고 어필하는 제품이긴 하지만, 어차피 OEM으로 공급되는걸 생각하면 큰 문제는 되지 않겠죠?
거기에 4Gb DDR4 메모리를 두장 끼우고(일부는 8Gb 한장만 끼웁니다), 120Gb TLC SSD도 얹고, 거기에 기간 한정으로 폭풍간지 레이스 쿨러까지 선물해주면서 60만원 극초반대의 가격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물론 브리스톨릿지의 체급에 따라 가격은 다릅니다만, 이 가격이 싼지 비싼지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깁니다.
3. 비교대상 소개
일단 간단히 만져보겠다고는 했지만, 저 또한 브리스톨릿지가 어느 정도의 성능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던 터라, 짬을 내서 몇개의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돌려보았습니다. 난생 처음 벤치마킹 점수를 수집해보았는데요. 겨우 다섯 종목만 돌렸을 뿐인데도 이렇게 어렵고 오래 걸리는지 모르겠습니다. 네, 다시는 벤치마크 돌리시는 분들 앞에서 깝치지 않겠습니다... 내장그래픽 성능이 후달리다 보니 어거지로 갖고 있던 270X 붙여보겠다고 난리를 치다가 그로기 상태까지 갔더랬지요.
일단 간단히 비교대상을 소개해드리자면.
1번 선수. 메인보드가 사망하기 일보직전인 애슬론 프로푸스 620 + 라데온 HD6870.
2번 선수, 현재 제가 쓰고 있는 잠베지 FX-8120 + 라데온 R9 270X.
3번 선수, 오늘의 주인공인 브리스톨릿지 A12-9800.
4번 선수, 3번 선수에다가 어거지로 붙인 라데온 R9 270X.
5번 선수, 문득 궁금해서 찾아간 근처 PC방의 흔한 컴퓨터 20번.(i5-3570 + GTX660)
이상 다섯개의 케이스를 가지고 각 컴퓨터에서 총 5종목의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실행시켜보았습니다. 결과야 다들 짐작하실 법 하지만 그래도 한번 보기는 합시다.
4. 벤치마크
먼저 프리츠 체스 벤치마크입니다. 저는 이게 아이콘으로 말이 그려져 있어서 무슨 말이 몇마리 달리는지 측정하는 건가 싶었는데, 그냥 펜티엄3 1Ghz(440K node/sec)에 비해서 얼만큼의 계산 성능을 내주는가 점수를 매기는 거더군요. 왜 이름에 Chess가 있는지도 몰랐던 멍청이가 여기 있었습니다. 아무튼 아이비브릿지의 독주야 기정사실이고, 프로푸스 - 잠베지 4스레드 - 브리스톨릿지 순으로 조금씩의 성능향상은 보이는군요.
그 다음은 이제 단물 다 빠질대로 빠졌지만 그래도 확인해볼 가치가 있는 시네벤치입니다. 적어도 오픈GL에선 브리스톨릿지가 HD6870을 이겼습니다. 내장이 외장을, 그것도 6pin 전원을 두개나 먹는 녀석을 이긴 건 조금 놀랐죠. R9 270X를 끼웠을때의 결과가 PC방 컴퓨터와 비등비등한 결과를 보이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랜더링 테스트야 인텔의 압승이 예상되긴 했는데, 1점 차이가 큰 종목이긴 해도 4스레드 브리스톨릿지가 8스레드(코어아님) 잠베지를 쫓아가고 있더군요. 바이오스 건드리기 귀찮아서 잠베지 4스레드 테스트는 못했지만 8스레드가 저러면 4스레드에선 브리스톨릿지가 이기겠죠.
3D마크를 대신해 써볼만한 벤치마킹 프로그램, 캣질라입니다. 저는 이 벤치마크를 강력히 추천하는게, 일단 벤치마크를 보는 재미도 있거니와, 벤치마크에서 나온 등급(아깽이-고냥이-호랑이-캣질라, 각 동물마다 3호봉까지 존재)을 자신이 하고 싶은 게임의 등급과 대조해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고양이가 짱세져서 닝겐이고 땅크고 다 때려부숩니다. 재미삼아 돌려볼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트러블 슈팅한다고 제 골치를 썩였던 3D마크입니다. 이것도 깔끔하게 마무리 짓지 못한게, 프로푸스 PC는 언제 죽을지 몰라 새로 64비트 윈도우를 깔 수가 없어서 시간간첩을 돌리지 못했고요, PC방의 컴퓨터는 뭔 이유인지 자바 실행을 막아놔서 3D마크 자체를 실행할 수가 없었습니다. 얼마나 자바가지고 행패를 부렸길래...
마지막으로 게임 쪽에서 바로미터가 되어줄 갓겜. 파이널판타지14 : 헤븐스워드의 벤치마크입니다. 최적화가 잘 되어 있어서 벤치마크에서 High만 찍어줘도 옵션타협을 해서 60프레임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죠. 제가 찾아간 PC방에선 사람들이 대부분 오버워치를 깔쌈하게 즐기고 있었으니, 저 PC방에서의 점수 정도라면 엥간한 온라인게임은 잘 돌릴 수 있다는 얘기도 됩니다.
5. 결 론
이래서 OEM으로 내놓은건가...라는 아쉬움이 섞인 벤치마크였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아시다시피 브리스톨릿지는 사골국까지는 아니더라도 카리조의 성능을 개선시킨 모델인지라 놀란만한 성능향상을 보여 줄래야 보여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ZEN 아키텍처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킨 터라 라데온 폴라리스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는데, 브리스톨릿지라고 다를 것은 없었던 거죠.
다만 몇몇 벤치마크에서 카리조가 사용된 애슬론 x4 845이 속도격차에도 불구하고 애슬론 고다바리를 엎치락뒤치락했던 경우를 생각하면, 엑스카베이터는 AMD를 나락에 빠트렸던 불도저 일대기의 제대로 된 완성작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후 나올 ZEN 아키텍처의 서밋릿지는 이 엑스카베이터 아키텍처에 비교해서 40%의 IPC 향상을 보여준다고 하니, 이 성능 대로라면 그동안 많이 뒤쳐졌던 인텔과의 격차를 엄청나게 줄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것때문인지, 브리스톨릿지는 AMD의 새로운 전장을 위해 마련된 '교두보'의 역할로도 충분하고, 그래서 아직 리테일 시장에 출시되지 않은거라 생각합니다. 이 브리스톨릿지를 리테일 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건 적어도 다양한 AM4 메인보드가 시장에 출시된 이후일 것이고, 그때는 우리가 목전에 서밋릿지를 앞두고 있을 때겠죠.
중간에 트리니티같은 2~5세대 APU가 있었다면 불도저 시리즈의 성능차를 확인할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하는게 아쉽네요.
이상 Bst.였습니다. 다신 이런거 안할거야...
내장 그래픽 성능이 나름 준수한거 같군요!
CPU자체는 조금 아쉽지만 차기작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