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와 마우스 같은 입력기기는 컴퓨터 사면 으레 따라오는 것으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까지도 키보드 마우스에 몇만원 이상 돈을 쓰라 하면 좋은 소리 못 듣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게이밍 하드웨어 시장이 커지고,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일부 소비자들이나 쓰던 고가의 게이밍 주변기기를 우리 주변에서도 어렵잖게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의외로 기계식 키보드가 누구나 한번쯤 골라볼 정도로 흔해진건 얼마 되지 않습니다. 독일 체리의 기계식 스위치 특허가 만료되면서 호환되는 기계식 스위치가 여러 부품업체에서 생산되기 시작했고, 앱코를 비롯한 여러 브랜드에서 저마다의 장점을 내세우며 기계식 키보드의 보급화를 이뤄지면서 상황은 바뀌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게이밍 유저들의 눈을 이끌수 있게 화려한 LED 효과라던가, 러버돔의 천편일률적인 키감이 아닌, 색색별로 다른 키감의 축을 선택하는 다양한 구성, 기계식 키보드의 최대 장점인 키캡 교체 등의 커스터마이징은 한번쯤은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ABKO HACKER K640 한영 이중사출 키캡 레인보우 LED 게이밍 키보드는 키캡 정도의 한정적인 커스터마이징을 넘어 자기가 원하는 키감을 위한 축 교체까지 되는 게이밍 키보드입니다.

 

제품명	ABKO HACKER K640 한영 이중사출 키캡 레인보우 LED 게이밍
키 배열	표준 104키
키 스위치	오테뮤 적축 (체리 호환, 축 교체 가능)
키캡 재질	ABS 이중사출 키캡 (일부 기능 인쇄)
스테빌라이저	체리식
키 높이	스텝스컬쳐 2
LED	레인보우 LED
LED 효과	소등, 점등(밝기 조절), 브레싱(속도 조절)
N 키 롤오버	무한 입력 (설정 필요 없음)
반응 속도	1000Hz(1ms)
케이스 재질	알루미늄/ABS
인터페이스	USB
케이블 길이	180cm
크기	435*125*34mm
무게	1050g
가격	38900원 (2017년 4월 20일 기준 최저가)

 

 

패키지 및 외관

 

 

 

ABKO HACKER K640 한영 이중사출 키캡 레인보우 LED 게이밍의 기본적인 패키징입니다. 무지박스에 제품의 특징이 설명되어 있네요. 저렴한 제품이라 투명 패키징을 도입해 실제 제품을 만져보거나 모습을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제품의 정보를 아는데는 무리가 없습니다.

 

박스 후면에는 서비스 규정과 제품 제원, 축 종류와 형태가 기재되어 있습니다.

 

 

박스 위쪽 구석엔 이 제품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키 스위치를 교체할 수 있다는 점이지요. 해당 설명이 없는 모델의 경우 키 교체는 되지 않으며, 앱코에서 제공되는 스위치가 아닌 경우 정상 동작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문구도 기재되어 있습니다.

 

 

 

제품을 개봉하면 키보드 덮개가 얹어진 제품이 보이며, 그 외에 제품 설명서, PC방 경고문구, 키캡/축 리무버와 청소용 붓이 제공됩니다. 대다수 고가의 키보드도 키캡 리무버나 루프 정도만 제공되는데 그치지만 앱코 K640은 청소도구까지 제공되는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특이하게 PC방을 위한 주의 문구 스티커가 동봉되는데, 아무래도 소위 '샷건' 이라 부르는 제 분에 못 이기고 키보드를 후려치는 어린 학생들에게 경고를 하기 위함으로 보여주네요. 거 참 어지간히 치지.

 

 

드래곤 라자나 ~을 마시는 새의 저자 이영도씨가 필독서로 강력하게 추천한 도서인 제품 사용설명서엔 펑션 키 조합이 어떻게 되는지, 스위치 교체 방법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특히 엄청나게 든든하게 축을 고정했기에, 키보드 스위치를 교체하려면 반드시 설명서의 안내대로 찬찬히 분리해야 합니다. 무리하게 힘을 주면 스위치를 파손시킬 위험성도 있으니 꼭 참고해야 합니다.

 

K640의 전체적인 모습입니다. 표준 104키 레이아웃을 제공하고 있어 소위 키캡놀이를 하더라도 다른 키캡과의 호환성이 좋습니다. 그리고 테두리 하우징이 없는 비키 타입의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테두리가 전혀 없어 제품 자체가 상당히 컴팩트합니다.

 

 

K640은 4만원이 채 안 되는 저렴한 기계식 키보드지만 구성은 결코 저가형이 아닙니다. 패브릭 케이블과 금도금 단자, 노이즈 필터까지 있을만한건 다 있습니다.

 

키보드 키캡입니다. 영문과 한글이 모두 이중사출로 사출되어 있어 오래 쓰더라도 키캡이 닳아서 각인이 지워지 않습니다. 다만 기능키 쪽에는 주요 기능 부분만 이중사출을 도입했으며, 그 외 부 기능은 인쇄 처리했습니다.

 

 

키보드의 영문 폰트는 큼지막하게 각인되어 LED의 빛이 잘 투과됩니다. 폰트의 크기가 무척 크기에 구분이 쉽다는 장점이 있으나, 디자인에서 호불호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품 뒷면은 일반적인 키보드에서 볼 수 있는 심플한 구성을 채택했습니다. 큼지막한 미끄럼 방지 패드와 높낮이 조절 부위 덕분에 타건시에도 고정성이 좋습니다.

 

 

높낮이 조절부는 낮게/높게 두 가지 중 선택 가능합니다.

 

 

키보드의 키 배열은 스텝스컬처2를 사용해 타건 시 명확한 구분감과 함께 손의 피로를 덜어줍니다.

 

 

높낮이 조절부를 올린 모습입니다. 높은 타자 포지션을 원하는 경우 이용할 수 있으며 약 5~7mm가량 높아집니다.

 

 

키보드의 크기는 435*12*34mm 입습니다. 키보드 키 위치까지 키보드 하우징을 줄이면서 기존 키보드보다 약 1cm 정도 더 작아, 차지하는 공간이 조금 더 작습니다. 허나 무게는 철제 보강판을 넣으면서 1050g으로 상당히 묵직합니다. 덕분에 타건 시 바닥에 부딪치며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키감을 보여줍니다.

 

 

키캡 뿐만 아니라 스위치도 가능한 교체

 

 

기계식 키보드라면 키캡 교체는 누구나 한번쯤 해보고 싶은 기능입니다. K640은 키캡 리무버를 기본 제공해 키캡 교체가 쉽습니다.

 

 

분리한 키캡입니다. 십자 형태의 키 고정부와 함께 체리 스태빌라이저를 제공하기 때문에 다른 체리 호환 키캡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키캡은 ABS 재질로 경쾌한 키감을 기대할 수 있으며 키캡의 두께는 0.8mm 정도입니다. 스페이스바 연결 간격은 체리 표준을 따릅니다.

 

앱코 K640의 스태빌라이저는 호환성이 좋은 체리식 스태빌라이저 형태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스페이스바를 누르더라도 철심 소리가 크지 않습니다.

 

 

엔터키와 시프트 키 등도 동일한 체리 스태빌라이저를 이용합니다. 덕분에 키캡 분리/장착을 하더라도 스태빌라이저의 위치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앱코 K640에 이용된 스위치입니다. OTEMU(오테뮤) 사의 체리 호환 신형 기계식 스위치인 방진 축을 이용하고 있으며, 십자 형의 키캡 고정부 이외에 외곽도 감싸는 형태를 하고 있어서 키보드 스위치로 먼지 등이 유입되는것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앱코 K640의 최대 특징 중 하나인 키보드 스위치 교체입니다. 스위치 상단에 보강판과 결합되는 고정부를 꾹 누르고 당기게 되면 스위치가 빠져나옵니다. 다만 고정 결합이 무척 강해 쉽게 분리가 되진 않습니다. 아무래도 키캡 교체중에 스위치까지 딸려 나오는것을 막고, 안정적인 타이핑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로 보여집니다.

 

 

스위치 접점이 달린 기판 부분은 무척 깔끔합니다. 스위치 주변이 깔끔해야 쇼트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적출한 오테뮤 적축 스위치입니다. LED에서 나오는 불빛이 잘 비치도록 투명한 부품을 사용합니다. 덕분에 같은 빛으로도 더 화려합니다.

 

 

타자를 치는 느낌의 80%는 이 축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이닙니다. 방청축이라는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키 감 자체는 여타 체리 호환 축과 다르진 않습니다. 그리고 키캡을 연결하는 연결부에 추가 구조물로 인해 사각사각한 키감은 기존 체리 키보드에서는 느낄 수 없는 키감을 전해줍니다.

 

 

제품 내부

 

축을 적출해 봤으니 이번엔 기판을 확인해 볼 차례입니다. 앱코 K640 키보드는 각 스위치 사이에 나사가 숨어있어, 기판을 분리하기 위해서는 키캡을 뽑고 나사를 분리해야 합니다.

 

 

나사를 모두 분리하고 기판을 들게 되면 보강판과 하나로 된 기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판은 FP-4를 사용했고 납땜 상태는 상당히 깔끔합니다. 물론 키 스위치를 교체할 수 있으니 추가적인 납땜이 필요치 않습니다.

 

 

키보드 하판을 모두 분리한 모습입니다. 하부 하우징은 특별한 처리 없이 깔끔합니다. 여기서 소음을 더 줄이고 싶다면 스펀지 등의 흡음재를 깔아둬도 되겠지요.

 

 

충실한 성능, 다양한 시각 효과

 

아무리 기계적인 구성이 훌륭해도 키보드 입력이 정상적이지 않다면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특히나 게이밍 하드웨어의 경우엔 그 요구치가 대단히 높으며, 빠른 응답속도, 어떤 키를 눌러도 입력이 되는 동시입력 성능, 그리고 빠른 타이핑까지 무엇 하나 소홀히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K640의 동시 입력 성능은 훌륭한 편입니다. 동시 입력 성능의 경우 거의 전 키글 눌러서도 입력이 됨을 확인할 수 있는데, 많은 키를 동시에 입력받는다는 것은 어떤 특수키 조합이라도 입력이 가능하다는것을 의미합니다.

 

 

 

 

앱코 K640은 기본적으로 레인보우 LED를 지원해 화려한 디스플레이를 보여줍니다. 여기에 9가지 LED 모드를 제공해 키보드 사용에 재미를 더해줍니다. 여기에 다양한 키 조합을 통해 자신이 플레이하는 게임 에 최적화된 키 조합 LED를 이용한다거나, 프로그램 실행, 음악 프로그램 컨트롤 까지 사용자 편의성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키감은 금속제 하우징과 가벼운 ABS 키캡, 그리고 사각거리는 오테뮤 축의 특성이 겹쳐서 상당히 경쾌한 느낌을 전해줍니다. 45g의 가벼운 반발력과 스위치의 걸리는 느낌이 없어, 스위치 자체 소리보다는 키캡과 하우징에서 오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편입니다.

 

하지만 키보드 구성 자체는 부품 간에 잘 맞물려 있기 때문에 흔히 '통울림' 이라고 불리는 케이스에서 울리는소리는 발생하지 않기에, 타자를 치는 본연의 느낌을 해치지는 않습니다.

 

 

자유로운 교체, 충실한 기본기 보급형 기계식이란..

 

 

ABKO HACKER K640 한영 이중사출 키캡 레인보우 LED 게이밍 키보드는 비키 타입의 슬림한 디자인, 각인이 지워지지 않는 이중사출 키캡, 화려한 LED와 충실한 성능까지 기계식 게이밍 키보드라면 갖춰야 할 기본적인 성능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키캡부터 스위치까지 교체 가능하다는, 지금까지의 기계식 키보드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기능까지 제공합니다.

 

여기에 이 모든 기능을 담고도 4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은 그냥 아무거나 사려던 사람들도 조금 욕심을 내 볼만한 가격이라 생각됩니다. 솔직히 게이밍 '멤브레인' 키보드들도 2~3만원대 제품들이 많은 마당에 '조금만 더 보태면 나도 기계식 쓴다!'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상당하죠.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물건은 없다지만, 앱코 K640은 전보다 더 많은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을 제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