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작은 폼팩터가 좋습니다.
커다란 케이스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부품을 끼워 넣는 것보다,
조그만한 케이스에 한계치까지 구겨넣는걸 좋아합니다.
새로운 케이스가 없나 다나와, 구글을 뒤적거리던 와중에,
SFX파워를 쓰며, itx 폼팩터에 블로워팬 그래픽카드가 쏘옥 들어가는 케이스를 찾았습니다.
더 작은 모델도 존재했지만, FTX 파워를 쓰는데다, 미니정도의 그래픽 카드만 들어가더군요.
뭐 출시 시간이 되자마자 작은 모델은 바로 품절, 이것도 겨우겨우 구매해서 2주만에 물건을 받았습니다.
박스는 그냥 무지 박스에 뽁뽁이 한 겹.
150달러나 드시는 케이스가 좀 없어보입니다.
심지어 설명서도 없어서 사이트에서 PDF를 받아 폰으로 하나하나 보며 작업했죠.
5.7리터 용적의 본체.
예전에 사용기를 올렸던 sentry보다.
itx 쓰시는 분들의 워너비중 하나인 DAN A4 sfx보다 적은 용적입니다.
쿨링이 문제가 될 것 같아, 미리 블로워팬 그래픽카드를 구해놨습니다.
포장을 잘 뜯으면 본체가 덩그러니 나옵니다.
나머지 부품도 하나하나 뽁뽁이로 포장이 되어있긴 합니다만..
아쉬운건 사실입니다.
본체와 보드 가이드, 볼트류, 양 옆에 판이 내용물의 전부.
이날을 위해 까-만 녹투아 쿨러도 사서 장착 해놓았습니다.
m3규격?의 볼트가 수십개가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 여분.
전부 선이 위로 꼽히는지라 ㄱ자 모양의 HDMI 젠더도 두개나 들어있습니다.
안쓰지만.
웃긴건 본체에 필요한게 300mm 라이저 케이블인데,
막상 이번에 리스탁을 진행할때는 따로 구매가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그나마 길이가 맞는 판텍스 제품을 구매.
SFF 라는 포럼에서 추천해줘서 미리 구입해 뒀습니다.
이제 조립을 시작.
케이스에 보드를 바로 붙이는 방식이 아닌, 가이드에 미리 보드를 설치합니다.
저 긴 볼트 부분으로 케이스에 장착을 하게 됩니다.
솔직히 러버로 실링된 케이블이라 조금 불안한 감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뭐 대충 구부려 지니 다행이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조립을 위해선 전면부 커버를 벗겨내야 합니다.
위에 2개, 아래에 2개, 총 볼트 4개만 풀면 똑하고 벗겨집니다.
저런 느낌으로 중간쯔음에 볼트로 고정이 됩니다.
나머지 부분은 옆판에 볼트로 고정되는 구조.
흔들리지 않을까 싶은데 꽤나 잘 붙어있습니다.
문제는 그래픽카드.
라이저 케이블이 들어갈 공간이 전혀 없어보이는데..점점 불안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발은 죄송합니다.
고려하지 않았던 문제에 봉착했습니다.
같은 D타입(?)의 케이블이라서 안심하고 구매 하였는데,
라이저 케이블이 고정되는 부위에 볼트 너비가 맞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두면 그래픽카드가 전혀 고정이 되지 않게됩니다.
이것 덕분에 작업 시간이 배로 늘었습니다.
일단은 대충 세워 봅니다.
다행히 라이저케이블의 두께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입니다.
파워는 그냥 밑에 뙇 하고 볼트 4개로 고정됩니다.
SFX-L파워가 아닌 일반 규격의 SFX였다면 SSD 하나를 더 심을 수 있습니다.
뭐 전 없으니 관계없지만요.
그래픽카드를 어떻게든 고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설명서 상에는 없던 고정부위가 있길래, 바로 고정 해보았습니다만,
이정도론 뭔가 부족한 느낌...
대충 고정 해놓고 판으로 덮어버리면 되겠지..라며
선정리를 시작 해 봅니다.
사실 정리라기 보단 구겨넣는 거죠...
후...
cpu 파워 라인의 고정되는 부위 때문에
후면에 걸려 체결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걸 전혀 고려하지 않은 듯 합니다.
케이블을 가공하여 해결.
???: 하하 이놈아 내가 순순히 될 것 같았느냐
사실 저 브라켓은 SSD나 HDD를 고정하는데 쓰는 용도입니다.
전 라이저 케이블을 아무거나 산 죄로, 그래픽카드를 고정하는데 쓰기로 했습니다.
볼트를 조이는데 있어서, 머리가 큰 드라이버라면 볼트 근처에도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써왔던 케이스는 참 편하게 작업했구나..라는 생각을 몇번이나 했는지 모릅니다.
일단 꼽을건 다 꼽았기에 전면부를 다시 고정하고, 전원을 인가해 봅니다.
안되면 또 풀어야 하잖아요...
다행히 잘 돌아갑니다.
솔직히 전원버튼은 LED도 없는 심플한 구조라, 별 걱정이 없긴 했습니다.
설명서에 없는 또다른 고정 브라켓이 있었습니다.
대신 설명서에 없는 만큼, 저곳에 드라이버를 넣고 조일수가 없습니다.
안 들어가요 진짜로.
우여곡절 끝에 조이긴 했습니다만, 다시는 하고싶지 않습니다.
뭐 어쩌겠습니까...그놈의 라이저 케이블을 산건 전데.
그래도 끝이 보입니다.
좌 우 판도 전부다 동일한 볼트로 조여집니다.
리안리 같은 경우에는 떼고 붙이기 편한 조인트?뭐시기로 되있었는데.
역시 이름있는데는 괜히 이름이 있는게 아닙니다.
그래픽 카드쪽 커버도 조여줍니다.
살짝 뜨긴 하지만 이정도면 꽤 괜찮습니다.
측면에 볼트 3개, 후면에 볼트 3개로 완전하게 고정됩니다.
케이스를 세우고 후면부입니다.
파워, 사운드 인풋/아웃풋, usb 3.0 2구가 있습니다.
전면으로 많이 쓸 usb인데, 전면에는 하나도 없어요.
대신 위에가 뻥 뚫려 있습니다.
phanteks의 evolv shift가 이렇게 위로 선들을 꼽았었습니다.
대신 이건 상판이 없는 심플한 구조.
먼지먹는 하마.
이건 안 쓸겁니다.
선정리용 벨크로를 하나만 주는 줄 알고 야박하다 생각했는데,
3개를 겹쳐 놓았더군요.
물론 쓸일이 없어서 방치 하겠습니다.
케이스가 없이 쓰던 때 보다 약간 풍절음이 증가 하였습니다.
cpu온도도 5도정도 올랐습니다.
하지만 본체가 차지하는 부분이 엄청나게 줄었고, 책상이 좀 더 여유로워 졌습니다. 만족스럽네요.
라이저 케이블은 빼고요.
보통 조립하는 시간에 비해 배는 더 들었던 케이스 입니다.
이것보다 더 작아지려면 파워라던지 하는 부분들이 더 작아져야 하기에,
제가 쓸 수 있는 최소의 케이스는 이정도 일 것 같네요.
크라우드 펀딩도 해보고, 제품이 출시 하자마자 구매도 해보고,
itx보드, sfx 파워 규격으로 해볼 수 있는건 다 해본 것 같습니다.
미국 USPS의 뜨거운 맛도 보았으니, 더이상 직구는 못해먹을 것 같네요.
이만 물러가기 전에,
나눔 선정되신 분들에겐 죄송합니다. 택배는 구정 이후에 배송될 것 같습니다.
긴 똥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