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날이 더워졌습니다. 달력을 보니 4월도 이제 끝입니다. 겨울 옷을 세탁소로 보내고 선풍기를 꺼내고 에어컨이 곰팡이가 빌붙진 않았을까 걱정하며 근심을 달래기 위해 게임 한 판 돌렸더니 쿨러 소리가 유독 시끄럽게 느껴집니다. 기분 탓은 아니고 실제로 시끄러워진 게 맞네요. 작년에도 이랬거든요. 쿨러의 먼지를 털어내봐도 실내 온도 자체가 오른거라 별 의미가 없습니다. 사실 육중한 사제 쿨러도 아닌 빈약한 번들 쿨러(특히 인텔)을 아무리 닦고 조이고 써멀칠해도 별 의미가 있겠나 싶네요. 이쯤 되니 자연스럽게 다나와의 쿨러 페이지를 둘러 봅니다. 요새 쿨러는 LED가 반짝거리는데 성능에는 1밀리리터도 영향을 주지 않지만, 괜히 좋아보인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 쿨러를 사자면 돈을 써야하는데 매일매일 치킨 사먹을 돈은 안 아까워도 이런 곳에서 지갑을 열자니 주저하게 되는군요.
이 장황한 상황을 정리하면 이렇게 됩니다. 번들 쿨러로는 양이 차지 않으며, 기왕이면 튜닝 효과도 괜찮았으면 싶은데, 그렇다고 높은 성능을 인질로 비싼 가격을 제시하는 쿨러와는 협상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을 쓰리알이 유통하는 ID-COOLING SE-224-RGB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일용할 양식으로 가격을 따지면 대충 2치킨 정도로 심각하게 부담되지 않는 가격에, 케이스와 메인보드 호환성을 크게 가리지 않는 대인배스러운 관대함. 알루미늄 덩어리 위애 쿨링팬을 바로 올린 무성의한 번들 쿨러와 비교하기 미안해지는 히트파이프 구성. LED는 쿨링팬에서 한 번, 상단 커버에서도 한 번 더 빛나며, RGB LED를 이을 방법이 없는 구형 제품까지도 용납하는 컨트롤러가 달린 CPU 쿨러입니다.
제품명 | ID-COOLING SE-224-RGB |
지원 소켓 |
인텔 LGA 2066, 2011, 115x AMD AM4, 3(+), 2(+), FM2(+), FM1 |
최대 TDP | 150W |
크기 | 127x77x156mm |
히트싱크 | 알루미늄 핀 |
히트파이프 | 4개, 두께 6mm |
무게 | 785g |
쿨링팬 크기 | 120x120x25mm |
쿨링팬 속도 | 900~2000rpm |
최대 풍량 | 56.5CFM |
소음 | 16~31.5dBA |
쿨링팬 전압 | 12V DC |
베어링 | 듀얼 볼 베어링 |
쿨링팬 추가 | 120mm 1개 추가해 총 2개 가능 |
연결 단자 | 4핀 PWM |
참고 | http://prod.danawa.com/info/?pcode=7494571 |
가격 | 35,000원(2019년 4월 다나와 최저가 기준) |
적당한 크기와 LED
아주 크지도, 무겁지도 않은 쿨러입니다. 그 크기에 맞는 쿨링팬 규격은 딱 하나, 120mm 팬 뿐이죠. 140mm는 케이스 호환성을 걱정해야 하고, 90mm는 성능이 아쉬우니까요. 120mm 팬을 넣기로 정했으니 히트싱크의 디자인을 거기에 맞췄다고 보면 됩니다. 그 안에 넣기 딱 적당한 수의 히트파이프가 들어가고, CPU 히트 스프레더 표면에 직접 닿도록 고안해 열 전단 효율을 높였습니다. 히트싱크의 구조는 흔한, 그래서 금증된 알루미늄 핀 적층형입니다. 무거운 덩치와 케이스 안을 꽉 채우는 부피, 거대한 팬으로 열을 박멸시키겠다는 강인한 의지보다는, 어디까지나 호환성을 유지하며 가격이 부담되지 않는다는 전제 조건 하에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데 필요한 성능을 구현한 쿨러 되겠습니다.
ID-COOLING SE-224-RGB의 개성은 히트싱크보다는 쿨링팬에서 더 쉽게 드러납니다. RGB LED를 갖춘 ID-12025M12B 팬을 썼습니다. 스펙이 이름에 다 나와 있네요, 아이디쿨링이 많은 120mm 규격에 두께 25mm고 12V DC로 작동하는 팬입니다. 반투명 날개로 LED의 빛을 확산시켜, 팬이 회전하면 빛의 덩어리처럼 보이는 효과가 제법 인상적입니다. 타워형 케이스는 쿨러를 세우니 쿨링팬보다 상단 커버가 더 눈에 잘 띈다는 지적은 안 해도 됩니다. 쿨러 위에도 RGB LED를 넣었으니까요. 팬을 추가할 클립과 분해 케이블을 인심 좋게 넣어두고, 혹시나 RGB 단자가 없어 서러울 메인보드나 프로그램까지 실행하기 귀찮을 이들을 위해서 컨트롤러가 달린 케이블을 줍니다. 물론 메인보드 프로그램에서 설정도 가능합니다.
박스 전면
박스 뒷면
2개의 작은 박스 사이에 쿨러 본체와 설명서를 끼웠습니다. 꽉 찬 포장이군요.
쿨러, 설명서, 2개의 작은 박스입니다.
히트싱크.
높이 156mm에 폭 127mm. 어지간한 미들타워라면 들어가고도 남는 크기입니다.
다른 각도에서. 두께는 77mm인데 여기에 120mm 팬의 25mm를 더하면 102mm군요.
베이스 부분. 4개의 히트파이프가 CPU에 직접 닿아 열 전도율을 높인 구조입니다.
4개의 6mm 구리 히트파이프
히트파이 위의 알루미늄 블럭. 여기에 고정 스트립을 체결해 메인보드에 고정합니다.
히트싱크. 얇은 알루미늄 핀을 일정 간격으로 쌓아, 쿨링팬과의 접촉 면적을 넓혔습니다.
히트싱크의 접합 부위는 측면으로. 그래야 쿨링팬에서 나온 공기 흐름을 방해하지 않지요.
쿨러 상단 커버. 4개의 히트파이프 자리가 보이네요. 아이디쿨링의 로고와 그 옆의 두 줄은 RGB LED 조명입니다.
상단 커버의 4핀 RGB LED 커넥터.
120mm 쿨링팬입니다.
크기 120x120x25mm의 매우 보편적인 규격입니다.
네 모서리엔 진동을 줄여줄 패드가 부착됐습니다.
쿨링팬의 스펙은 19V DC 0.25A. 생산일자를 보니 공장에서 바로 만들어 한국으로 보냈군요.
쿨링팬의 날개는 빛을 퍼트리는 확산판 역할을 합니다.
3핀 전원 커넥터와 4핀 RGB LED 커넥터.
왼쪽은 4개의 RGB LED를 1개의 RGB 헤더에 연결하는 분배 케이블입니다. 메인보드에 RGB LED 포트를 넣긴 하지만 1~2개가 고작이지요. 다수의 팬을 연결하려면 이런 케이블이나 확장 컨트롤러가 꼭 필요합니다.
아니면 오른쪽의 SATA 변환 케이블을 써서 전원을 공급하면 됩니다. 이 케이블은 RGB LED 색상과 모드를 바꿔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RGB LED는 그 색을 바꿔야 의미가 있지요.
조립에 필요한 액세서리입니다. 소켓에 따라 서로 다른 3종류의 스트립을 씁니다.
폭넓은 소켓 호환
ID-COOLING SE-224-RGB가 커버하는 소켓의 범위는 매우 넓습니다. 공식 스펙 표기에 나온 호환성 표를 보면 인텔 LGA 2066, 2011, 115x, AMD AM4, 3(+), 2(+), FM2(+), FM1까지 있습니다. 예전의 AMD 소켓에 참 중구난방이었구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요샌 인텔이 딱 그런 길을 가는구나 싶습니다. 말이 LGA 115x지 거기에 포함되는 소켓이 몇 개인가요. 하여간 쿨러 하나로 이 모든 플랫폼을 모두 다 지원한다는 장점을 지녔습니다. 저런 옛날 소켓까지 넣는 건 좀 오버 아닌가 생각도 드는데, 구형 PC에서 수명을 다한 쿨러만 바꿔 여름에 새로 단장하는 시스템에게는 반가운 구성입니다.
이 많은 소켓을 혼자서 다 감당하려면 구조가 몹시 복잡할거라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합니다. 그러나 직접 해보면 별로 그런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저 소켓에 다 조립해보진 않았으나, 최소한 현 시점에서 가장 대중적인 AM4와 LGA 115x에선 그렇습니다. 우선 각 소켓에 맞는 고정 스트립을 쿨러에 고정합니다. 그리고 백플레이트에 쿨러를 고정하고 쿨링팬을 달면 끝입니다. 소켓에 따라서는 백플레이트를 달거나 기본 백플레이트를 떼어내는 조건이 붙긴 하지만, 방대한 소켓 지원을 생각하면 아주 복잡하진 않습니다. 조립 전에 십자 드라이버만 준비하면 됩니다. 써멀 그리스도 당연히 주거든요.
쿨러의 상단 RGB와 쿨링팬의 RGB는 분배 케이블과 SATA 전원 케이블에 연결합니다. 메인보드에서 컨트롤하길 원한다면 메인보드에 연결합니다.
인텔 LGA 115x 메인보드는 바닥에 백플레이를 끼웁니다.
백플레이트의 나사 구멍이 메인보드에 끼워졌군요.
LGA 115x용 스트립을 쿨러에 고정합니다.
조립 끝.
스트립 조립이 끝난 쿨러입니다.
써멀 그리스를 바르고 쿨러의 보호 비닐을 떼어낸 후 쿨러를 올립니다. 그리고 나사를 조이면 고정 끝.
쿨러 양쪽에 쿨링팬을 달아도 넉넉하겠군요.
메인보드나 메모리와의 간섭은 문제 없습니다.
이제 AMD AM4 소켓에 장착할 차례입니다. 메인보드에 장착된 쿨러 고정 가이드를 제거합니다.
백플레이트는 메인보드에 달린 걸 그대로 씁니다.
AM4 소켓용 장착 스트립을 고정합니다.
고정 끝. 이제 AM4 쿨러가 됐습니다.
위쪽에서. 고정 나사에 스프링이 있어 조립이 편합니다.
보호 스티커를 떼고 써멀도 발랐으니 이제 고정할 차례입니다.
십자 드라이버를 사용해 4곳의 나사를 고루 조여줍니다.
쿨링팬에 고정용 클립을 걸어서 히트싱크에 고정합니다.
메모리 슬롯과의 간섭은 없습니다. LED 바가 달린 튜닝 메모리 장착도 거뜬합니다.
반대편. 추가 쿨링팬을 여기에 장착합니다.
전원부나 메모리, 다른 부품과의 간섭 확인.
120mm 구경 팬의 성능
쿨러의 성능을 가늠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비쌀수록 좋습니다. 그리고 ID-COOLING SE-224-RGB은 은근히 저렴한 편에 속하는 쿨러입니다. 물론 이보다 더 싼 제품도 있지만, 3만 원 중반의 가격이 썩 높은 편은 아니지요. 하지만 성능에 대해 속단하긴 이릅니다. 4개의 6mm 히트파이프가 CPU에 직접 닿도록 설계되고, 120mm 구경 팬이 바싹 붙어 바람을 불어주어 꽤 쓸만한 성능이 나옵니다. 고가의 하이엔드 쿨러만큼은 아니어도 투자 대비 괜찮은 편. 알루미늄 덩어리 위에 팬을 올린 번들 쿨러를 사용 중이었다면 업그레이드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에선 열 전도가 참 고르게 나오는데요. 히트파이프가 CPU의 발열을 히트싱크 전체에 효율적으로 퍼트려준다는 의미 되겠습니다. 이보다 더 강한 성능을 원한다면 추가 클립을 써서 팬을 달면 됩니다.
성능만큼 중요한 게 소음입니다. 이 역시 나쁘지 않은 표현을 보여줍니다. 100% 풀로드 시 성능을 측정했으나 사실 100%로 놓고 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시끄럽잖아요. 서버실이 아닌 이상에야 적당한 범위에서 낮춰두고 쓰는 게 보통인데, 팬속의 설정 대비 얻는 성능과 소음의 수준이 나쁘지 않습니다. 이 쿨러는 처음 디자인부터 최대한의 성능을 뽑아내기보다는, 적당한 범위에서 괜찮은 성능을 내도록 셋팅됐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보다 더 높은 성능의 쿨러도 있고, 더 조용한 것도 있지만, 그런 제품을 위해서 투자해야 하는 가격은 상당합니다. 그리고 덩치도 크지요. 이 모든 점을 다 더해서 비교하면 ID-COOLING SE-224-RGB는 최고는 아니어도 만만하고 부담없는 선택이지 싶습니다.
테스트 환경입니다.
CPU: AMD라이젠 5 2600X
메인보드: MSI B450I 게이밍 플러스 AC
메모리: 팀그룹 T 포스 DDR4-3000Mhz 8GB x2
MSI 지포스 GTX 1060 아머 VR OC D5 6GB https://gigglehd.com/gg/3270283
모니터: 와사비망고 UHD320 Real4k HDMI 2.0 옵티컬 재은이 https://gigglehd.com/gg/3236938
인텔 535 256GB SSD
EVGA 1000W 파워
윈도우 10
OCCT를 30분 동안 실행해 풀로드 상태를 만들었으며, 온도 모니터링은 라이젠 마스터를 사용했습니다. 쿨링팬 모니터링과 설정은 MSI 커맨드 센터를 썼습니다.
측정 환경의 온도는 24도였습니다. 21도로 시작해서 워밍업으로 몇십분 돌리고 나니 24도에서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아, 그때부터 측정했습니다. 케이스는 사용하지 않고 개방된 상태로 테스트했기에 실제 사용 환경과는 다소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아이들
팬 속도 50%
팬 속도 75%
팬 속도 100%
아이들 시 쿨러 전면/후면 온도
아이들 시 쿨러 측면/상단 온도
풀로드 시 쿨러 온도
LED는 쿨러 상단 커버와 쿨링팬에 달려 있습니다.
자체 컨트롤러의 모드 변경 영상
자체 컨트롤러의 색상 변경 영상
ID-COOLING SE-224-RGB
아주 비싸지 않은 가격에, 케이스 호환성과 메인보드 간섭을 크게 가리지 않는 크기와, 메인보드 소프트웨어와 지원과 케이블 컨트롤러, 그리고 적당히 쓸만한 성능과 소음을 갖춘 CPU 쿨러입니다. 극한 오버클럭으로 CPU의 뼛속까지 다 긁어 내겠다는 하드코어한 사용자가 아니라, 오버클럭은 하기 귀찮고 빛나는 RGB LED를 원하는 사용자들이 부담 없는 가격으로 쓰기 괜찮은 제품이라 평가합니다.
리플 다신 분 중 1명을 추첨해 리뷰 작성에 사용한 ID-COOLING SE-224-RGB 쿨러를 드립니다. 신청하실 분은 [ ID-COOLING SE-224-RGB 쿨러 이벤트 신청]을 넣어 리플을 달아 주세요. 접수는 5월 4일까지, 발표는 5월 5일입니다. 선정되신 분은 발표 후 3일 안에 배송 정보를 보내주시고 수령 후 5일 안에 인증샷을 꼭 올려 주셔야 합니다.
일단 가격대비해서 영롱하고 전반적으로 깔끔함남는 쿨러네요 . 여름오기전에 조립예정인
컴터 조립리스트에 넣엇습니다. 뭔가 깔끔한맛이 자꾸 떙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