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밍 체어. 요새 부쩍 핫해진 아이템입니다. 게이밍 체어에 앉으면 티어가 올라가거나 킬이 더 나오는지 검증된 바는 없으나, 일단 앉아본 사람들은 의자가 편해 오래 앉기 좋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그래서 프로게이머는 물론이고 피씨방에 개인 방송하는 사람들까지 레이싱 버킷처럼 생긴 게이밍 체어를 필수품처럼 취급하며, 실리콘이나 전자 회로와는 전혀 상관 없지만 컴퓨터 관련 용품으로 분류됩니다. 또 그런 첨단 기술이 필요 없는 물건이라 그런가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것도 사실입니다. 이 사회에 이리도 많은 회사들이 모여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있었음을 새삼 깨달을 정도로 정말 다양한 제품들이 나와 있거든요. 뿐만 아니라 다들 비슷해 보입니다. 설명만 보면 거기서 거기인 제품들이 가격 비교 사이트에 가득합니다.
MSI MAG CH110 게이밍 의자도 그런 흔한 게이밍 체어 중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선 MSI가 의자나 가구 전문 회사가 아닌 건 분명하며, 그렇다고 남들보다 먼저 게이밍 체어를 내놓은 회사도 아닙니다. 게이밍 체어가 유행하니까 트렌드에 맞춰서 발을 디뎠을지도 모르죠. 그리고 소비자 입장에서 중요한 건 게이밍 체어 시장에 진출한 동기가 아닙니다. 어떤 제품을 내놓았냐는 사실이 중요하지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 MSI MAG CH110 게이밍 의자를 직접 만져보고, 또 앉아보고, 심지어는 그 안은 어떻게 생겼나 알아보기 위해서 멀쩡한 새 의자를 갈라보기까지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게이밍 체어라는 아이템은 유행에 맞춰 내놨을지 몰라도, MSI MAG CH110라는 제품에는 상당한 공을 들였음이 보이더군요. 자른게 너무 아까웠어요.
제품명 | MSI MAG CH110 게이밍 의자 |
재질 | PVC 레더, 메탈 프레임 |
무게 | 22kg |
사용자 키 | 최고 200cm까지 사용 권장 |
최대 하중 | 150kg |
기능 |
90~180도 등받이 각도 조절/고정 클래스 4 인증 가스 리프트 |
주요 크기 |
의자: 49.5x57cm 바퀴: 직경 60mm 백레스트 숄더 너비: 52cm |
주요 높이 |
의자 높이: 46~54cm 암레스트: 30.5~37.5cm 백레스트: 82cm |
박스 크기 | 83x66x36mm, 무게 27kg |
참고 | http://prod.danawa.com/info/?pcode=7230112 |
가격 | 233,270원(2019년 8월 최저가 기준) |
우수한 퀄리티, 간단한 조립
완성품 의자가 그대로 오진 않습니다. 그럴려면 포장 박스가 정말 커야겠죠. 분리된 부품을 담은 박스도 적잖이 크고, 또 상당히 무겁습니다. 여기에 의자를 조립해야 한다는 부담감까지 더해지지요. 집안의 거의 모든 가구를 이케아 제품으로 채운 사람으로서, 딱 가격만큼 채운 품질과 은근히 손아픈 조립에는 익숙하다고 마음을 다진 끝에 박스를 열었는데 이게 참 부질없는 짓이었습니다. 조립은 어려울 것도 없고, 시간이 많이 걸리지도 않습니다. 조립에 필요한 도구도 다 들어 있습니다. 육각 렌치와 십자 나사를 조이는 과정에 힘은 써야겠지만 보통의 게이머라면 그 정도는 충분히 해낼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몇몇 과정은 너무 간단해서 이렇게 조립해도 되나 걱정도 됐으나, 지금까지 제 몸을 지탱하고 있는 걸 보면 그래도 되나 봅니다. 이게 복잡하고 어렵다고 말하는 분들은 아마도 가구나 의자를 처음 사봐서 비교할만한 대상이 없었던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의자는 몸이 직접 닿는 물건입니다. 그래서 품질이 더욱 중요하지요. CH110의 품질은 앉아보기 전부터 알 수 있습니다. 의자를 조립하면서 분리된 부품들을 하나하나 만져보니까요. 의자 바닥과 등 부분의 재질은 카본 무늬가 들어간 인조 가죽입니다. 손으로 쓸어보니 너무 딱딱하지도 무르지도 않은 적당히 부드러운 느낌이 납니다. 좋은 느낌과 긴 내구성을 위한 최적의 조합이라 여겨집니다. 바퀴를 연결하는 받침대는 묵직하고 또 든든합니다. 유사시 휘두르면 좋은 둔기가 되겠고, 운동이 필요하다면 덤벨 대용으로도 쓸 수 있을 겁니다. 의자를 완성하기 전이라면 말이죠. 이 의자를 오랫동안 혹사키며 다른 부분이 헤질지언정, 철제 지지대는 끝까지 제 모습을 유지할 충분한 강도를 지녔습니다.
박스입니다. 좀 깔끔한 환경에서 사진을 찍고 싶은데, 이 큰걸 놓고 찍을만한 여건이 안되네요. 그래서 있는 그대로 놓고 찍었습니다.
박스 크기는 83x66x36mm. 무게는 27kg.
박스를 여니 보호재가 반겨줍니다.
모든 부품은 비닐과 포장재로 감싸서 보호합니다.
등받지를 꺼내니 의자 지지대가 나오네요.
그 아래엔 의자 바닥 부분과 팔걸이, 두 개의 작은 박스가 있습니다.
설명서.
왼쪽 상단은 부품 소개, 아래는 조립 과정, 오른쪽이 기능 설명입니다.
혹시라도 상처나지 말라고 꼼꼼하게도 포장했습니다.
의자 지지대도 밖으로 나온 부분은 다 둘러쌌습니다.
플라스틱 부품들을 넣어둔 박스.
부품들을 전부 다 꺼냈습니다. 이제 하나씩 보도록 하죠.
의자에서 가장 잘 보이는 부분인 등받이. 길이는 82cm고 가장 넓은 곳의 너비는 50cm입니다. 시트에서 새 차 냄새가 은은하게 풍기는데, 하루 지나면 다 빠집니다.
사용자를 감싸주는 날개같은 부분이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데 은근히 도움이 됩니다.
안쪽의 공간은 10cm 쯤 되겠네요. 허리를 감싸주기엔 충분힌 크기입니다.
등받이 안쪽의 공간은 30cm 쯤 될까요?
머리 부분. MSI 게이밍 시리즈 로고가 있습니다. 양 옆의 구멍은 의자를 당겨올 때 손잡이처럼 쓰기 좋습니다.
등. 인조가죽의 재봉선으로 V자 모양을 냈네요. 여기에도 MSI 로고가 있습니다.
의자입니다. 엉덩이를 올려두는 면적은 대략 50x57cm 쯤 됩니다. 만져봤을 때 느낌이 상당히 괜찮은데, 굳이 표현하자면 믿음이 가는 느낌이라고 해야겠군요.
철제 프레임에 등받이를 조립하고, 그 위를 플라스틱 커버로 씌웠습니다.
뒤집어서, 바닥입니다. 평소에는 눈에 보이지도, 손이 갈 일도 없지만 여기도 꼼꼼하고 부드럽게 마감했습니다.
허리 받침대입니다. 게이밍 시리즈 엠블럼이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의자에 앉으면 안 보이겠지만.
받침대를 의자에 고정하는 줄은 탄성이 있어 제법 잘 늘어납니다.
허리 받침대의 두께.
지퍼를 열어보니 탄성이 좋은 스폰지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건 목 받침대입니다. 허리 받침대보다는 크기가 작지요.
크기가 작으니 하나의 줄로 고정합니다.
목 받침대의 두께. 10cm 쯤 되겠네요.
다섯개의 팔을 뻗은 의자 지지대입니다.
재질은 철. 그래서 묵직하고 무겁습니다. 전에 이 부분이 플라스틱으로 된 의자를 썼던 적이 있었는데, 급하게 앉다가 이게 찢어지듯이 갈라지는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그래서 다른건 몰라도 여기가 금속이 아니면 절대 앉고 싶지가 않네요.
바닥을 향한 쪽도 매끄럽게 잘 가공했습니다. 조립하거나 운반할 때 손 다칠까봐 장갑을 꺼낼 필요는 없습니다. 이건 그런 싸구려 의자가 아니거든요.
기둥과 의자 사이를 연결하는 부품입니다. 높낮이 조절을 위한 손잡이도 여기에 달려 있습니다.
뒤집어서. 이것도 상당히 힘을 많이 받는 부품이기에 당연히 철제입니다.
팔걸이입니다. 힘을 받는 기둥과 고정 부위는 철제, 팔이 닿는 부분은 플라스틱으로 감쌌습니다.
팔걸이는 의자 양쪽에 하나씩 달아야 하니 2개가 있네요.
폴리우레탄 재질의 바퀴입니다. 의자 뿐만 아니라 인라인 스케이트, 캐리어까지 다양한 제품의 바퀴는 다들 폴리우레탄을 쓰지요.
가스 리프트 기둥과 조립용 나사.
가스 리프트 피스톤은 클래스 4 인증을 받았습니다. 게이밍 의자에 들어가는 제품 중에선 클래스 4가 가장 높지요.
연결 부위와 가스 리프트 기둥에 끼우는 플라스틱 커버.
이제 조립을 시작해 봅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바퀴를 받침대에 끼우는 겁니다.
끼우고 나서 조이거나 다른 잠금장치를 써야 하는건 아닌가 싶었는데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끼우면 끝입니다.
체중을 지탱하는 부분이니 더 까다롭게 고정할줄 알았는데 간단하네요. 하지만 일주일 정도 계속 앉아봤는데 여전히 튼튼합니다.
바퀴를 다 끼웠으면 똑바로 세워줍니다.
의자 아래 부분에 팔걸이를 고정해야 합니다. 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설명서를 보지 않아도, 저 나사 구멍를 사용해서 고정한겉에서 보이지 않는 바닥 부분도 세심하게 마감 처리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조립에 사용하는 렌치와 나사들.
가장 많이 쓰게 되는 나사입니다. 튼튼하죠. 와셔를 끼워두는 꼼꼼함과, 두꺼운 나사 머리를 잊지 않았습니다.
렌치를 사용해 팔걸이를 의자 바닥의 나사 3개를 조여줍니다.
왼쪽과 오른쪽 모두 고정이 끝났습니다.
이제 기둥을 세울 차례인데요. 말 그대로 세우기만 하면 끝입니다.
꽂으면 끝.
가스 리프트를 보호해줄 플라스틱 커버도 끼워줍니다.
다음은 등받이를 조립할 차례입니다.
나사 구멍에 맞춰서 2개의 나사를 조여주면 고정됩니다.
반대편도 똑같이 조여줍니다.
플라스틱 커버를 씌워줍니다. 다른 부품은 왼쪽/오른쪽 차이가 크지 않은데, 이 커버는 생김새가 많이 다릅니다. 왜냐면 오른쪽에만 의자 각도 조절용 손잡이가 있거든요.
플라스틱 커버를 끼워주고 가운데에 십자 나사를 박아서 고정합니다.
반대편에도 플라스틱 커버를 씌워줍니다. 이쪽은 각도 조절용 손잡이가 없어서 커버도 작습니다.
나사 구멍을 채워줄 플라스틱 캡입니다.
잘 꽂아주면 티가 거의 나지 않습니다. 이건 일부러 잘 보이는 각도로 사진을 찍은거고요.
바닥에 가스 스프링의 연결 부품을 꽂아줍니다. 원래 이걸 먼저 해야하는데 설명서를 대충 보는 못된 습관이 있어서 중간에 이 과정을 빼먹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을 정도로 조립이 간단합니다.
렌치를 이용해서 지지대를 의자 바닥에 고정하고, 가스 스프링 기둥을 중간의 구멍에 꽂아주면 조립이 끝납니다.
목과 허리 받침대는 원하는 위치에 채워줍니다. 이건 꼭 달아야 하는 게 아니라 취향에 맞춰서 쓰는 액세서리입니다.
여분의 나사를 넣어주는군요. 그래서 하나씩 남았습니다.
2m에 150kg까지, 180도 각도 조절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공익 출신입니다. 과체중으로 4급이 나와 공익근무요원을 했었죠. (절 직접 보신 분들이 '대인'이라고 부르는데, 높으신 분이라서 대인이 아니라 '큰 사람'이라서 대인입니다) 지금 여기에서 지역아동복지센터의 애들이 얼마나 예쁘고 또 말을 안 듣는지 썰을 풀겠다는 건 아니고, 몸에 맞는 옷이나 자리, 특히 의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말을 하려고 합니다. 버스, 지하철, 비행기야 원래 불편하겠거니 하고 우겨 넣습니다. 하지만 컴퓨터 앞에서까지 그런 불편함을 감당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들지 않지요. 그래서 더더욱 까탈스럽게 의자를 골라 보는데, 사무용이나 컴퓨터용이라고 나오는 것들 중 상당수가 안락함이나 기능성은 둘째치과 과연 이 묵직한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 연약한 애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그냥 딱딱하고 단순하며 고장나도 안 아까운 저렴한 나무 의자를 주로 썼었습니다.
MSI MAG CH110에 앉아보니 새로운 세계가 펼쳐졌습니다. 종교에 귀의하여 깨달음을 얻으면 왜 이걸 늦게 만났는가 극심한 회한이 몰려온다고 하는데, 게이밍 체어에 앉는 순간 득도까지는 아니어도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절반은 손해봤다는 억울함을 피할 수가 없더군요. 일단 편합니다. 쿠션이 좋아서 편합니다. 딱딱한 나무 의자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요. 바닥에서 자다가 침대 위로 올라왔을때의 그 느낌입니다. 각도 조절이 자유로워서 편하기도 합니다. 관절이 이상하게 꺾이는 외계인이 아니라면 CH110의 높낮이와 등받이, 팔 받침대의 각도 조절에 충분하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리고 든든합니다. 180도로 젖혀서 누워도 지탱에 문제가 없으며, 바퀴는 매끄럽게 굴러갑니다. 과연 2m에 150kg까지 감당할 의자구나 싶네요.
전면
오른쪽
뒷면
왼쪽
등받이에 목과 허리 받침대를 장착.
등받이 안쪽의 공간은 80x50cm 쯤 되겠습니다.
머리 부분.
허리 부분.
의자 부분은 87x50cm입니다.
팔 받침대. 각도와 위치를 고정/조절하는 2개의 버튼이 있습니다.
의자 옆에는 각도 조절 레버, 의자 아래에는 높이 조절 레버.
의자 아래의 동그란 조절 노브.
높이 조절. 가스 스프링의 조절 범위는 46~54cm입니다.
옆에서 본 높이 조절.
각도 조절. 90도에서 180도 범위로 조절됩니다. 사진에선 조금 덜 젖혔군요. 정말 맘먹고 젖히면 완전 평행 수준이 됩니다.
팔걸이의 각도 조절. 의자 위에서 양반다리하는 분들은 저 팔걸이가 방해되니까 바깥으로 돌려놓고 씁니다.
팔걸이의 상하 위치 조절.
팔걸이의 좌우 위치 조절.
평범한 이케아 나무 의자와 비교했습니다. 둘 중 어느 쪽이 더 편한지는 설명이 필요 없겠지요. 크기 비교하시라고 올려 봅니다.
측면 비교 사진.
뒷면 비교 사진.
팔걸이를 똑바로 하면 양반다리를 했을 때 걸립니다.
옆으로 젖히면 전혀 걸리적거리지 않습니다.
키 180cm인 어떤 사이트 운영자. 의자 높이를 조절하면 2m까지도 거뜬해 보입니다.
의자를 최대한 뒤로 젖혀보니 한 가지 심각한 부작용이 생기더군요. 일하기가 싫어집니다. 어쩜좋지. 지금까지는 일하다가 주기적으로 침대방에 갔는데, 이제는 의자를 젖혀버립니다.
너무 거대한 사람만 올려놔서 이번엔 작은 사람으로 바꿔봤습니다. 다양한 체격을 포용하는 의자지요.
마치 돈을 달라고 하는 것처럼 찍혔네요. 원래 의도한건 ok인데. 하지만 돈값은 하는 의자라고 해석하면 되겠죠.
자신감의 표현. 잘라보기
의자 위에다 커터칼은 왜 올려놨냐고요? 생각하시는 대로 입니다. 가죽을 갈라서 그 안은 어떻게 생겼는지 봤거든요. MSI한테 서운한 점이 있는데 대놓고 말은 못하니까 의자를 자르는 것으로 몹시 소심하게 불만을 표현하거나, 조회수를 조금이라도 더 뽑기 위해 엽기적인 컨텐츠를 만드려는 건 아닙니다. 저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 MSI 쪽에서 먼저 '잘라도 된다'고 하셨거든요. 몇 번이나 확인했는데 '대만 본사에서 잘라도 된다'고 했답니다. 아무리 제품에 자신이 있어도 이런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텐데 말이에요. 근본이 없고 개념도 없는 싸구려 의자나, 좋은 재료로 잘 만든 의자나 겉모습만 보면 뭐가 다른지 구분하기가 어려우니 이렇게라도 하는건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완벽한 새 제품을 잘라보게 됐습니다.
새 제품 냄새를 펄펄 풍기는 의자를 자르는 동안 밀려오는 죄책감을 견디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의자의 신이 있다면 제 지옥행 서류에 도장을 세번 찍었을거에요. 산업용 폐기물 같은 싸구려 스폰지를 섞어서 대충 우겨넣었다면 쓰레기 분리수거하듯 무심하게 칼질했을텐데, 깨끗한 스폰지를 통째로 성형에서 탱탱한 가죽 안에 꽉 채운 의자를 파괴하고 있으니 분해가 아니라 살인 후 시체를 해체하는 것 같은 죄책감이 몰려오더군요. 그나마 스폰지 안쪽은 프레임이 박혀 있어서 칼날도 안 들어가요. 프레임을 둘러싼 가죽과 스폰지 정도만 확인했을 뿐. 이렇게 갈라보지 않았다면 이 의자가 겉모습 뿐만 아니라 그 안까지 우수한 품질과 좋은 재료로 가득 채웠음을 알진 못했겠지요. 그러니 희생이 헛되진 않았다고 주장해 보렵니다.
의자 등판의 뒷부분. 부드러운 인조 가죽에 칼을 넣어 갈랐습니다.
약간의 노란빛을 띈 스폰지가 보이네요.
머리 부분도 갈라봤습니다. 똑같은 스폰지가 보입니다.
한 웅큼 파냈습니다. 스폰지를 성형해서 만들었기에 잘라낸다라기보다는 뜯어낸다고 해야 맞겠죠.
아래 부분의 스폰지도 파내봤습니다. 금속 프레임을 제외하면 안에는 스폰지 뿐입니다.
좀 더 크게 보기 위해서 등판의 가죽 커버를 잘라봤습니다. 통짜로 된 스폰지에 고정용 끈이 보이는군요. 저렴한, 아니 싸구려 게이밍 의자는 겉으로는 그럴싸해 보이는 가죽 커버를 씌웠어도, 안에는 온갖 재료를 섞어서 공간을 채운다고 합니다. 그러니 그런 의자와 비교는 삼가해 주세요.
스폰지에 칼집을 내서 한웅큼 뜯어냈습니다. 철제 프레임이 보이시죠? 여기에 스폰지 재료를 부어서 틀에 넣고 성형해서 의자를 만듭니다.
바닥 전면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닥 측면.
어느 쪽을 봐도 꽉 채운 스폰지입니다. 재료를 장난치지 않고 정직하게 안을 채웠습니다.
스폰지를 인조 가죽 커버로 둘러 싸 꼼꼼하게 바느질했기에, 일단 자르고 나면 크게 벌어집니다. 이렇게 조였으니 스폰지의 탄성이 더해지지요.
머리 부분을 뜯어내니 철제 프레임이 보입니다. 이건 의자 테두리를 따라 두른 것이 프레임이 두껍습니다.
엉덩이가 닫는 부분도 갈라봅시다. 여기는 커버와 보호용 스폰지가 한장 더 들어가는군요. 아무래도 체중을 직접 받고, 땀이 많이 나는 부분이니까요.
여기도 장난질 없이 오직 스폰지로만 채웠습니다.
등 부분의 재질도 마찬가지네요. 사람이 앉는 부분은 회색의 얇은 스폰지와 검은색의 커버가 한장씩 더 들어간다고 보면 될 듯.
아주 정직한 스폰지.
바닥도 벌려봤습니다. 이상한 재료를 이것저것 섞어 써야 할 말이 많은데, 이건 정직하게 만들어서 더 이상 쓸 말이 없군요.
스폰지의 두께는 표기 스펙에 나온 의자 두께 그대로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의자야... 인간이 미안해...
다음 생에는 리뷰용 샘플 말고 지극히 평범한 게이머 집으로 가렴...
MSI MAG CH110 게이밍 의자
게이밍 의자는 종류가 많고 가격대도 다양합니다. 겉으로는 다들 화려하게 생겼으나 그 안까지 알 방법은 없지요. MSI MAG CH110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게이밍 의자는 아닙니다. 오히려 평균 가격대보다 살짝 높은 편이죠. 하지만 품질과 기능, 무엇보다 자신있게 안을 갈라서 보여줄 수 있는 의자를 만드는 회사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MSI가 MAG CH110에서 보여주는 대단한 자신감에는 그 이유가 분명 있습니다.
리플 다신 분 중 2명을 추첨해 MSI 용용이 피규어를 드립니다. 신청하실 분은 [MSI MAG CH110 게이밍 의자 이벤트 신청]을 넣어 리플을 달아 주세요. 접수는 9월 5일까지, 발표는 9월 6일입니다. 선정되신 분은 발표 후 3일 안에 배송 정보를 보내주시고 수령 후 5일 안에 인증샷을 꼭 올려 주셔야 합니다. (추석 연휴 관계로 배송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