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은 무엇일까요? 컴퓨터의 사용처나 개인적인 경험담에 따라 다른 답이 나올 겁니다. 모든 연산 과정에 참여하는 CPU를 꼽는 사람도 있을거고, 게임을 많이 한다면 고화질의 그래픽과 높은 프레임을 보장하는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먼저 이야기할겁니다. 오직 나만이 갖고 있는 귀중한 데이터가 있다면 스토리지를 으뜸으로 꼽겠지요. 그리고 정말 재수가 없거나 부주의로 인해 이들 부품들이 한번에 몰살당하거나 안정적이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면 메인보드나 파워에 집착할 겁니다. 그 중에서도 컴퓨터에 전기를 공급하는 첫 관문인 파워 서플라이의 안전성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주장하겠지요.
이처럼 파워 서플라이는 안정성이 중요한 부품이지만, 이만큼 다양한 업체들이 난립하는 부품도 없습니다. 안정성과는 거리가 좀 멀어보이는 현실이죠. 파워를 제조하는 회사 중에는 전원 공급 장치보다 급조 폭발물에 더 가까운 물건들을 만드는 중국의 영세 업체들도 있고요. 하지만 다수의 파워는 전문 제조 업체들이 OEM 공급사의 요구에 철저하게 맞춰서 설계를 제안하고 스펙을 정해 생산합니다. 따라서 파워랑 별 상관이 없어 보이는 업체조차도 자기들의 이름을 달고 파워를 출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파워를 취급하는 업체들의 수가 많을 수밖에 없으며, 그 중에서 좋은 파워를 선택하는 건 소비자의 몫으로 넘겨집니다.
MSI는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로 시작해서 컴퓨터 부품 전반으로 영역을 늘려 나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SSD에 이어 파워까지 발표했지요. MSI가 파워도 만든다며 놀라실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검색해 보니 14년 전 쯤에 Turbostream이라는 브랜드로 파워를 내놨던 적이 있거든요. 그러니 엄밀히 말하면 오랫동안의 공백 끝에 파워 시장에 다시 돌아온 겁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혼자 복귀한 것도 아니고요. 주요 파워 OEM 제조사 중 하나인 CWT와 협업합니다. 안텍과 써멀테이크, 커세어 등에 파워를 납품하는 회사로 잘 알려져 있지요. 그 합작의 성과가 어떤지 MSI MPG A850GF 80PLUS GOLD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품명 | MSI MPG A850GF 80PLUS GOLD |
규격 | ATX |
출력 용량 | 850W |
입력 전압 | 100~240V AC |
입력 전류 | 115V AC 10A, 230V AC 5A |
입력 주파수 | 47~63Hz |
전력 효율 | 최고 90%, 80+ 골드 인증 |
전압별 출력 | +5V 22A, +3.3V 22A, +12V MBPH 25A, +12V CPU 25A, +12V VGA 40A(2개), -12V 0.3A, -5Vsb 2.5A |
케이블 종류 | 풀 모듈러, 플렛 케이블 |
케이블 포트 | ATX 24핀 60cm 1포트, PCIe 6+2핀 50cm 6포트, SATA 95cm 8포트, EPS 4+4핀 70cm 2포트, 주변기기/FDD 4핀 110cm 5포트 |
쿨링팬 크기 | 140mm |
제품 크기 | 150x160x86mm |
PFC 회로 종류 | 액티브 PFC |
보호 회로 종류 | OCP, OVP, OPP, OTP, SCP, UVP |
참고 링크 | http://prod.danawa.com/info/?pcode=13853267 |
가격 | 114,450원(2021년 8월 다나와 최저가 기준) |
외부: 140mm 팬과 풀 모듈러 플랫 케이블 ATX 파워
크기는 150x160x86mm이며 폼펙터는 ATX입니다. 대용량 파워의 경우 길이가 길다보니 소형 미들타워 케이스에 넣기 위해 드라이브 베이를 빼고 선을 걷어내는 등의 수고 끝에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 크기라면 ATX 표준을 준수하는 대부분의 케이스에서 호환성 문제가 생기진 않을 겁니다. 파워의 크기는 가급적 줄였으나 쿨링팬은 140mm 짜리를 달았습니다. 소형 팬보다 더욱 효율적으로 파워의 부품들을 냉각하며, 140mm 저소음 팬을 사용해 매우 조용하게 작동합니다. MSI의 설명에 따르면 이 쿨링팬의 소음은 평균 22dB밖에 안 된다고 하네요. 실제 테스트에서도 파워 소음이 거슬리진 않았습니다.
케이블은 풀 모듈러 방식입니다. 모든 케이블은 파워와 분리돼 필요한 것만 끼워 씁니다. 덕분에 필요한 것만 골라서 장착하면 되니 남는 케이블을 어떻게 구겨넣을지 걱정할 필요가 없어지며 파워 장착도 쉬워집니다. 케이블의 디자인도 플랫 방식이라 선을 겹쳐서 정리하기가 쉽고 공기 흐름에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기도 쉽습니다. 커넥터에는 구리 합금을 사용해 더 높은 전류를 감당할 수 있도록 고안했습니다. 커네터 각각의 용도에 따라 케이블의 길이도 충분한 여유를 뒀으며, 6개의 PCIe 6+2 커넥터와 2개의 EPS 4+4 CPU 보조전원 커넥터를 제공하는 등 850W의 전력을 목표하는 하이엔드 시스템 구축도 문제 없습니다.
박스 전면
박스 뒷면
박스 아래
박스 위
개봉
설명서
풀 모듈러 케이블을 넣은 가방
전원 케이블과 모듈러 케이블
가장 위는 전원 케이블과 조립용 나사, 중간 줄은 SATA 케이블과 주변기기 케이블, 아래는 PCIe 보조전원과 CPU 보조전원, 24핀 ATX 케이블입니다.
플랫 타입의 케이블을 사용해 선정리가 쉽습니다.
SATA 케이블에는 4개의 SATA 전원 커넥터가 달립니다.
PCIe 6+2핀 케이블은 2개의 커넥터가 있습니다.
4+4핀 CPU 보조전원 케이블.
MSI MPG A850GF 80PLUS GOLD.
크기는 150x160x86mm.
쿨링팬 구경은 140mm
케이블을 제외한 파워 무게는 1589g
제품 정보
140mm 구경 쿨링팬
측면의 로고
모듈러 케이블 연결 단자
통풍구와 전원 커넥터, 전원 스위치
내부: 액티브 PFC, 100% 일제 105도 캐패시터, +12V 4레일
이 파워는 액티브 PFC 회로를 사용합니다. 액티브 PFC는 다양한 반도체 제어 회로를 탑재해 패시브 PFC보다 더 비싸지만 전력 효율이 높으며 발열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장점이 있지요. 80+ 골드 등급 인증을 받은 것도 액티브 PFC가 한몫 할 겁니다. 여기에 과전압 보호 회로 OVP, 과전류 보호 회로 OCP, 과부하 보호 회로 OPP, 과열 보호 회로 OTP, 단락 보호 회로 SCP, 저전압 보호 회로 UVP까지 6가지 보호 회로를 탑재해 안정성을 높였습니다. 또 12V MOSFET은 2개의 알루미늄 방열판을 부착하고, 브릿지 정류기에도 대형 방열판을 달아 140mm 구경의 팬에서 나오는 바람으로 열을 식힐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파워 안의 캐패시터는 보드 일본산 캐패시터를 썼습니다. 안정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파워 서플라이의 부품은 긴 수명과 높은 신뢰도를 이유로 일제를 선호하지요. 가장 큰 크기의 입력 캐패시터는 450v 680uF 105°C의 니폰 케미콘 제품이며, 그 외에도 니치콘 FPCAP, 니폰 캐미콘 솔리드 캐패시터 등을 볼 수 있습니다. +12V는 4레일로 나뉘어졌습니다. 메인보드 25A, CPU 25A, 2개의 그래픽카드 레일에 각각 40A씩 할당됩니다. 이것만 다 더해도 850W니 용량은 충분하겠죠. 회로는 LLC 하프 브릿지 공진형 레일과 DC-DC VRM 모듈로 구성됐습니다. 그 외에 부품들의 납땜이나 장착 수준도 충분히 양호하다 보입니다.
파워를 분해했습니다.
140mm 구경 쿨링팬.
2개의 케이블로 연결
파워 내부
옆에서.
니폰케미콘 KMZ 450v 680uF 105C 캐패시터
케이스와 직접 닿지 않도록 투명 패널을 부착
입력 캐패시터 주변의 구성
기판 위의 여러 부품
AC 입력단. 여러 캐패시터와 초크 코일을 장착해 고주파 노이즈를 잡아줍니다.
큰 방열판
2개의 작은 방열판
DC-DC 회로
모듈러 케이블을 연결하는 기판
GPU DC CARD라 써진 서브 기판
GPU DC 카드 뒷면
성능: 플래그쉽 시스템도 안정적으로 작동
전문적인 벤치마크를 위해 갖춰야 할 테스트 장비의 종류는 한도끝도 없겠지만, 이쪽 분야에선 디스플레이와 파워만큼 비싸고 희귀한 장비를 요구하는 분야도 없을 겁니다. 파워의 경우 한 대에 백만 원이 넘는 로드기 외에도 이를 분석할 장비까지 필요하며, 여기서 나온 값을 볼 줄도 알아야 하지요. 거기까지 갖추기는 어려우니 그 대신 플래그쉽 시스템에 이 파워를 장착해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관찰했습니다. 전기 많이 쓰기로 소문난 코어 i9-11900K와 하이엔드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RTX 3080 조합이면 850W 용량의 파워가 활약하기에 충분한 조건이겠죠. 지포스 RTX 3080의 파워 최소 요구 용량이 750W 쯤 되니까요.
코어 i9-11900K는 AIDA64의 시스템 안정성 테스트에서 CPU 전체보다는 스트레스 FPU만 진행했을 때 가장 많은 전력을 사용합니다. FPU와 GPU에 로드를 걸었을 때 시스템 전체의 소비 전력은 600W였으며, 30분 동안 진행된 테스트 동안 각각의 전압에서 큰 변동은 없었습니다. 기록된 값에 따르면 +3.3V는 최저 3.332V에서 최고 3.344V로 변동폭은 0.36%, +5V는 최저 4.980V에서 최고 4.990V로 변동폭은 0.2%, +12V는 최저 11.976V에서 최고 12.120V로 1.2%의 변동폭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래픽카드 부하에 초점을 맞춘 3D마크의 경우 +3.3V는 최저 3.324V에서 최고 3.340V로 0.48%, +5V는 최저 4.97V에서 최고 4.99V로 0.4%, +12V가 최저 11.976V에서 최고 12.096V로 1% 정도의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테스트 시간 전체의 평균값이 아니라 가장 극단적인 값을 보여주는 최저/최고치만 가지고 계산했는데도 이 정도면 상당히 안정적인 편이라고 평가됩니다.
테스트 환경
CPU: 인텔 코어 i9-11900K https://gigglehd.com/gg/9753104
메인보드: MSI MAG Z590 토피도 https://gigglehd.com/gg/10140137
쿨러: MSI MPG 코어리퀴드 K360 https://gigglehd.com/gg/9865449
그래픽카드: MSI 지포스 RTX 3080 게이밍 X 트리오 D6X 10GB 트라이프로져2 https://gigglehd.com/gg/8242387
DDR4-3200 16GB 듀얼채널 메모리
SATA 6Gbps SSD 2개
OCCT 풀로드 테스트 시 전압 변화
AIDA64 시스템 안정성 FPU 테스트의 전압 변화
AIDA64 시스템 안정성 FPU+GPU 테스트의 전압 변화
3D마크 타임 스파이 테스트의 전압 변화
파워의 표면 온도. 딱히 발열이라고 할만한 건 없습니다.
소음도 시종일관 40dB 초반을 유지했습니다.
MSI MPG A850GF 80PLUS GOLD
850W 용량의 80+ 골드 인증을 받은 풀 모듈러 파워입니다. 넉넉한 용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80+ 골드 인증이라 전력 효율이 좋고, 풀 모듈러라 조립과 선정리가 편리합니다. 다른 세세한 스펙까지 따져볼 필요도 없이 이 세가지만 놓고 봐도 11만 4천원이라는 가격은 매력적입니다. 이 파워와 같은 설계를 공유하는 다른 해외 파워 전문 회사의 제품(어디라고 대놓고 말하긴 좀 그러네요)보다 더 싸거든요. MSI라는 브랜드를 떼어 놓고 제품 그 자체로만 평가해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여집니다. 시장의 반응은 두고 봐야 알겠지만 이만하면 MSI의 파워 시장 복귀, 그 첫번째 시도는 성공적으로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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