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이 접하기 힘든 온갖 진귀한 제품들을 직접 써볼 수 있다, 이 일을 하면서 생기는 장점 중 하나입니다. 아직 출시되지도 않은 최신 CPU부터 시작해서, 돈이 있어도 사기 힘든 그래픽카드까지 꾸역꾸역 써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진귀한 제품 중에 가장 최근에 접해본 건 TV였습니다. 네. 생활 필수품이 되버린 TV보고 '진귀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직 많이 보급되지 않은 최신 버전의 스마트 TV 기능을 넣어서 귀하다고 말하냐면 그것도 아닙니다. 그냥 TV, HDMI와 USB 포트 정도가 달린 TV거든요. 이 제품이 진귀한 이유는 화면 크기에 있습니다. 갈수록 화면 크기를 키우는 TV 시장에서 어지간한 사이즈로 진귀하다는 표현을 남발해선 안 되겠죠. 이걸 누가 살까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작던가, 아니면 누가 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커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98인치, 화면 크기가 2m가 넘는 초대형 TV라면 귀하다를 넘어서 진귀하다고 말할 자격이 충분하겠죠?
현아이디어 UV982 HDR LG ips는 크기가 곧 스펙인 TV입니다. TV의 화면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라고는 하나, 80인치 대를 넘어 100인치에 가까운 98인치의 화면은 누가 봐도 큰 크기임에 분명합니다. 이 거대한 TV를 가리켜 썩 대중적인 제품이라고 할 순 없을 겁니다. 98인치 씩이나 되는 TV를 방에 넣고 쓸 사람은 거의 없겠죠. 이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소비자들의 수도 한정적이고요. 하지만 그 특별한 스펙 만큼이나 분명한 수요층을 갖고 있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2.5m 정도의 공간만 확보한다면 100인치에 육박하는 화면을 넣을 수 있습니다. 넓은 집의 거실이나 회의실에라면 두기에 충분한 크기죠. 또 840만원이라는 가격도 TV 치고는 분명 비싸지만 98인치 급에서는 가장 값이 쌉니다. 해석을 달리하면 은근히 가성비가 좋은 TV라고 할 수 있겠죠.
제품명 | 현아이디어 UV982 HDR LG ips |
패널 종류 | IPS(RGB 픽셀 배열, LED) |
화면 크기 | 98인치(2489mm), 16:9 비율 |
가시 화면 영역 | 2169.5x1220.4mm |
권장/최대 해상도 | 3840x2160, 4K UHD |
픽셀 피치 | 0.565mm |
최대 표시 색상 | 10억 7천만 컬러, 10비트 |
최대 밝기 | 600cd/m2 |
동적 명암비 | 1,000,000:1 |
응답 속도 | 5ms |
시야각 | 상하좌우 178도 |
수직 주파수 | 60Hz |
프로세서 | Mstar 3683 |
TV 기능 |
풀 HD TV 튜너 내장 USB 미디어 플레이어(영상, 음악, 사진 재생) HDR 10 지원 HDMI ARC/CEC, MHL, HDCP, 클리어 쾀, 업스케일링, 크로마 서브 샘플링 |
입/출력 단자 |
HDMI 2.0 x3, USB 2.0, 광 출력, 3.5mm 오디오, RF TV 안테나, 컴포넌트, 컴포지트 |
소비 전력 |
최대 600W, 1등급 |
내장 스피커 | 10W x2 |
크기 |
2204x1659x399mm |
무게(스탠드 포함) |
98kg |
베사 마운트 | 800x600mm |
참고 |
스탠드 http://prod.danawa.com/info/?pcode=14328983 벽걸이 http://prod.danawa.com/info/?pcode=14329214 |
가격 |
8,390,000원 (2021년 6월 다나와 최저가 기준, 무료배송) |
98인치, 크다, 정말 크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가장 큰 TV는 110인치인데 딱 한 가지 모델에 판매자도 하나 뿐이며 과시용 제품에 가까우니 큰 의미는 없어 보이고요. 실질적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 중에서 가장 큰 건 98인치입니다. 98인치라면 막연하게 크다는 생각이 들 뿐, 정확한 면적이 잘 가늠되지 않으실 겁니다. 24인치, 40인치 쯤 되야 모니터나 사람 허리와 비교를 하죠. 98인치는 2489mm, 98인치 크기의 화면은 가로세로 2169.5x1220.4mm가 됩니다. TV만 틀면 자칭 180cm는 넘는다는 연예인들이 넘치지만, 그런 사람들이 키높이 깔창을 더해도 2m는 안 되겠죠. 아니, 너비 이전에 높이부터 압도적입니다. 화면 높이는 1220mm, 스탠드까지 더하면 1659mm인데 이 정도면 평범한 사람 키 수준이니까요. 대형 화면으로 몰입감을 높이고 시야를 꽉 채운다는 진부한 설명은 98인치에서 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무엇을 생각했거든 그걸 넘어서는 압도적인 화면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솔직히 고백하겠습니다. 지금까지 TV의 겉모습을 소개할 때 했던 말들이 다들 비슷비슷했고, 그걸 알면서도 계속해서 반복했다는 걸 저도 알고 있습니다. 두께가 얇고 베젤도 얇고 스탠드는 공간 덜 차지하며 디자인은 단순해서 화면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등등. 하지만 그거 말고는 딱히 할 말도 없거니와 그게 사실이기도 했으니 계속 그렇게 썼는데요. 현아이디어 UV982 HDR LG ips에서는 그런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면 스탠드까지 고려하면 결코 얇다고 할 수 없을 뿐더러 베젤도 많이 두껍거든요. 하지만 98인치, 98kg의 거대한 TV를 지탱하려면 당연히 무겁고 또 두꺼워야 합니다. 사진을 찍으면서 들어 옮겨보니 묵직하고 든든하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이 TV를 직접 본다면 베젤이나 스탠드의 치수를 단점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98인치 쯤 되면 이렇게 만드는 게 맞는 거라고 받아들이게 될 겁니다. 사실 화면이 크다보니 베젤이나 스탠드가 크다는 느낌도 없네요.
화면 뒤로 눈을 돌려봅시다. 무려 손잡이가 달려 있는데, 이게 없다면 길이 2m에 무게 98kg짜리 화면을 운반하긴 어려울 겁니다. 화면 크기가 넓다보니 베사 마운트도 400mm 같은걸론 어림도 없고 800x600mm 짜리를 씁니다. 이걸 벽에다 메달아 둘 용기를 지닌 사람이 있을가 의문이지만 어쨌건 벽걸이 모델도 판매하긴 합니다. 스탠드도 흔한 나사가 아니라 렌치를 사용해 3개를 조여야 하고, 스탠드 자체의 무게도 꽤 나갑니다. 그렇게 만들지 않으면 화면이 넘어가지 않도록 지탱이 안 되겠죠. 거대한 화면과 묵직한 무게에 비해 입/출력 단자의 구성은 평범한 편입니다. 이게 화면이 커서 특별한거지 TV 기능은 다른 제품과 같거든요. 3개의 HDMI 포트와 1개의 USB 포트가 있어 다양한 소스에 연결하거나 USB 메모리의 영상을 직접 재생하고, 스피커 연결을 위해 3.5mm와 광 출력 포트를 넣었습니다. 또 컴포넌트와 컴포지트 포트를 제공해 선택의 폭을 넓혔습니다.
현아이디어 UV982 HDR LG ips입니다. 98인치의 거대한 화면이 특징이지요. 98인치 쯤 되면 '크다' 말고 '거대하다' 같은 거창한 표현을 써도 되겠죠.
TV만 두면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비교가 안 되니, 키 180cm의 성인 남성을 앞에 세워봤습니다. 이 정도면 설명이 필요 없겠죠?
98인치 TV 옆의 귀여은 노트북은 14인치 화면이 달린 제품입니다.
베젤 두께는 2cm가 넘습니다. 하지만 98인치의 큰 화면에 비하면 별 존재감이 없을 뿐더러, 98인치 짜리 화면을 지탱하려면 베젤과 케이스가 두꺼울 수밖에 없습니다.
옆에서.
TV 본체의 두께.
뒷면.
손잡이.
OSD 조작 버튼.
3개의 나사로 고정된 지지대. 100kg 가까운 무게를 버텨야 하니 스탠드의 디자인도 여느 TV와는 다릅니다.
800x600mm 규격의 베사 마운트 홀
HDMI 포트 3개, RF TV 안테나, USB 포트 1개.
3.5mm 사운드 출력, 광 출력, 컴포지트, 컴포넌트 단자.
600cd/m2의 밝은 화면
98인치의 거대함에 정신이 팔려 한참 화면을 쳐다보니, 이 TV가 그저 크기가 전부가 아니라 다른 스펙에서도 뛰어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밝습니다. 단순히 화면이 크니까 밝아 보이는 느낌이 든다는 게 아니라 진짜로 밝습니다. 제조사에서 밝힌 스펙은 600cd/m2. 스파이더로 찍어보니 나오는 숫자는 605cd/m2 쯤 됩니다. 물론 이게 현재 판매되는 TV 중 가장 높은 숫자라는 건 아닙니다. OLED나 QLED를 쓴 고급형 라인업 중에는 이 이상의 밝기가 나와주는 제품도 있거든요. 하지만 그런 TV들은 화면도 더 작으면서 가격은 더 비싸죠. 보통 중소기업 TV 중에 50인치나 60인치 대의 아담하고(?) 평범한 제품들이 400cd/m2 정도임을 감안하면 600cd/m2는 분명 높은 숫자이며, 그것도 체감될 정도로 큰 차이가 납니다. 현아이디어 UV982 HDR LG ips는 98인치의 큰 화면을 지닌 TV일 뿐만 아니라 더 밝은 화면을 지닌 TV라는 의미도 갖고 있는 셈입니다.
98인치를 600cd/m2의 밝기로 비추려면 그 만큼 전기를 쓸 수밖에 없습니다. 소비 전력은 최대 600W며 실제 측정에서는 537W가 나왔는데요. TV 치고는 많이 쓰는 편이지만 여기서 다시 한 번 화면 크기와 밝기를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보급형 컴퓨터 한대의 파워 수준으로 98인치를 600cd/m2의 밝기로 켜둘 수 있다는 소리가 되네요. 다른 스펙들도 화사하게 빛나는 거대한 화면을 지탱할 수준을 갖췄습니다. 화면이 클수록 가까이에서 보면 가독성을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특히 화면이 다른 TV보다 훨씬 밝은데다 IPS 패널이라 RGBW를 쓰지 않았을까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RGB LED 픽셀의 IPS 패널에 크로마 서브샘플링까지 지원해 텍스트 표시에도 문제 없습니다. 광시야각 패널답게 시야각은 당연히 178도입니다. 98인치의 큰 화면을 바로 아래에서 드러눕거나 옆에서 곁눈질해 봐도 변함없는 화면을 보여줍니다.
TV의 기능은 평범합니다. 98인치의 거대한 화면을 최대한 저렴하게 볼 수 있도록 다른 기능은 기본적인 수준으로 타협했습니다. 내장된 TV 튜너로 풀 HD 방송을 수신하며, 클리어쾀을 지원해 케이블 TV의 셋탑 박스를 연결할 필요가 없습니다. USB 미디어 플레이어는 사진, 영상, 음악 재생 기능을 갖췄습니다.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규격의 파일을 재생하며, 특히 동영상은 HDR 규격의 4K 파일까지 부드럽게 재생해 냅니다. 프로세서 성능이 떨어지는 경우 4K에 HDR까지 더하면 파일을 불러오거나 재생할 때 버벅거려 사실상 시청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지요. 하지만 Mstar 3683을 장착한 UV982에서 그런 일은 없습니다. 또 HDMI 포트에 연결된 소스에선 3840x2160 해상도를 60Hz로 표시하고 ARC와 CEC 기능과 연동해 리모컨 하나로 조작 가능하며, HDR은 3단계로 강도를 조절하고 영상 모드와 색온도를 설정해 취향에 맞는 화면을 고를 수 있습니다.
공중파 TV 방송 수신.
채널 상세 정보 표시.
채널 관련 설정 메뉴.
채널 정보 편집.
셋탑 박스 수신.
영상과 음성 설정 메뉴
추가 설정 메뉴
TV 기능은 기존 제품과 비슷해 보여도, 최신 버전의 펌웨어를 적용하면서 HDMI 포트에 입력된 소스들의 정보를 판독해 표시하는 기능이 생겼습니다. HDMI 2번에 셋탑 박스, 3번에 PS4가 연결됐다고 알려주네요.
사진, 음악,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USB 미디어 플레이어
USB 미디어 플레이어의 파일 탐색기.
사진 표시
음악 재생
동영상 재생
자막 표시
3840x2160 해상도에 HDR 규격의 동영상도 부드럽게 재생합니다.
PS4에 3840x2160 RGB로 연결
HDR도 지원합니다.
HDR 표시 효과는 약하게, 중간, 강하게의 3단계로 조절 가능합니다. 효과가 높아질수록 화면이 더 밝아 보입니다.
3840x2160 60Hz HDR 출력 중으로 인식된 PS4.
컴퓨터와 연결해서도 3840x2160 60Hz를 쓸 수 있습니다.
상하좌우 178도의 시야각
명암 표현
색상 표현
크로마 서브 샘플링 4:4:4 출력 확인
RGB LED 픽셀 배열
사진 표시
영상 재생
백라이트 설정에 따른 전력 사용량 변화
색상 영역은 sRGB 98%, P3 75%
감마는 2.3
노트북을 연결해 측정한 간이 인풋랙 테스트. 다시 한번 말하지만 98인치 TV 옆의 저 노트북은 14인치 짜리입니다.
현아이디어 UV982 HDR LG ips
크고, 밝고, 저렴한 TV입니다. 98인치의 크기는 압도적입니다. 프로젝터가 아닌 화면을 통해 볼 수 있는 가장 큰 크기를 원한다면 98인치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밝기까지 합니다. 600cd/m2의 밝기는 거대한 화면과 함께 TV 화면의 체감 수준을 한 층 더 높여줍니다. 840만원의 가격을 두고 싸다고 말하는 걸 이상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 돈으로는 대기업의 82인치 TV도 사기 힘들 뿐만 아니라, 다른 중소기업 98인치 TV와 비교해도 100만원 가량 싼 수준입니다. 98인치 크기의 밝은 4K UHD TV를 가장 저렴하게 사길 원한다면 굳이 멀리 돌아갈 필요가 없습니다. 여기에 있으니까요.
역시 크기에 걸맞게 10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이군요.
스크롤하다가 중간(동영상 재생)에 액정 깨진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