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실 이 노트북을 구매하기에는 많은 사정이 있었습니다(....) 전에 글로만 쓴, XPS 15를 사용하다가 참을 수 없는 고주파음에 질려, 메인보드 교체까지 받고도 미세한 그 음색이 사용자를 화나게 하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생각하지도 않고, 고려하지도 않았던 맥북프로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2.
맥북 프로가 나온건 아주 오래전 부터입니다. 최소 10년 이상 되었으니 그 명맥은 오래 이어저 온 편이지요.
하지만 그 창렬스러운 가격과, macOS만을 위한 자판(사실 적응은 1시간도 체 안되서 적응하긴 했습니다)때문에 아에 고려대상에 넣지도 않고, 생각조차도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저러한 이유 때문에(...), 그리고 결정타로 리눅스 개발환경을 세팅하기 너무 귀찮음으로 인해(...?) 맥북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3.
진짜 사려고 보니 역시 애플, 가격의 마술사입니다.
15인치 기본형에서 옵션 좀만 넣으면 고급형되고, 고급형에서 좀만 올리면 하늘 높은줄 모르고 가격표가 올라갑니다. 아, XPS는 안그랬냐고요? 계는 좀 많이 넣어야 앞자리가 바뀌지만, 이건 SSD만 바꿔도 앞자리가 올라가는 마술을 볼 수 있습니다.
결국 그래서 학생 패키지에 들어있는 로직프로와 파컷이 들어간, 25만원 옵션만 넣은 고급형 사양으로 구매를 하게 되었습니다. ( 사실 저기에 써져 있는 사양과 가격으로 구매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마법의 루트를 통해 300이하 턱걸이를 하기는 하였습니다 )
(보세요 이 마법을, 파컷과 로직프로만 넣어도 앞자리가 바뀌는 마술!)
#4.
배송도 바로(?) 해주지 않습니다. 약 2일 후에 배송을 시작한다는 메세지를 받고, 정확히 4일이 지나서야 도착하였습니다.
애플 정품일때 볼 수 있다는 저 UN3481스티커를 보니, 이제라도 안심이 됩니다.
인터넷에서 많이 돌아다니는 그 맥북 프로 박스, 그 박스가 제 앞에 있습니다.
박스를 깔 때 만큼은 가격이 용서가 되는 애플의 마법입니다. 저 손잡이를 잡고 들어올리면, 다 아시다싶이 USB-C케이블과 충전기가 나오게 됩니다.
아, 이 영롱한 자태를 보세요.. 가격이 다 용서가 되는 순간2 입니다.
#5
사실 저렇게 찍고, 몇주 쓰다가 사용기를 쓴다고 한 글(https://gigglehd.com/gg/bbs/4008657)이 생각나서, 급하게 집에서 다시 사진을 몇장 더 찍게 되었습니다.
먼저, 잘 아는 그 상판 사진입니다. 밖에서 보면 알류미늄 간지가 무엇인지와, 애플 로고의 절묘한 배치로 존재감만은 확실하게 들어납니다. ( 지운 부분은 저기에 적힌 문자로 어디 근무하는지 판별 가능해서 지웠습니다.. )
양 옆에는 잘 알다싶이 썬더볼트3 포트와, 유일한 3.5파이 단자가 달려있습니다. 이걸 구매하면서 내년 리비전에서는 3.5 단자까지 뺄 거 같다는 이상한 생각도 같이 들면서 찍었습니다.
그리고 저 키감, 정말 호불호 많이 갈리는 키감입니다.
키감을 설명하자면 마치 초콜릿 바를 끊어놓는듯한 키감입니다. 도각 도각 소리가 매우 인상깊게 나구요.
이전 XPS 와 비교하면 키의 스트록이 낮아서 눌리는듯한 느낌은 받지만, 아무래도 구조상 XPS 보다 키감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닙니다.
아, 그러나 키보드 백라이트 면에서는 만점을 주어도 될 정도입니다. 빛의 확산이 어디 모여있지 않고 균일하게 잘 나오는 노트북은 XPS 이후로 처음입니다. ( 요즘 게이밍 노트북들 보면 자주 느끼는 점이기도 합니다. 빛이 균일하게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약간 반감이 들더라구요 )
터치패드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어떤 윈도우 북 터치패드를 가져다 놓아도 맥의 포스터치 터치패드보다 안좋습니다.
XPS에서는 클릭시 클릭하는 느낌이( 반발력 )이 약간은 불쾌한 면이 있었더라면( 눌림으로 인한 키압의 차이 )
포스터치가 들어간 맥의 터치패드는 어디를 클릭하던 정확한 느낌을 주게 됩니다.
하지만 정말 아주 큰 단점, 저 esc키입니다. 진짜로요. vim이나 다른 툴을 사용할 때 esc키 희생이 너무 크게 작용합니다.
#6.
사양은 고급형에 프로그램만 추가한 사양이니, i7-8새대 에 램 16기가, Radeon Pro 560X 그래픽입니다.
SSD는 512기가이며, 또한 직업상 어쩔 수 없이 부트캠프를 깔아서 쓰는데, 이에 관한 설명은 후술하겠습니다.
#7.
macOS상에서 이 노트북은 훌륭하게 작동합니다. 마치 슈트 입은 미청년이 일을 잘 도와주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윈도우에 길들여진 사람인 저도 키가 어떻게 바뀌였는지만 알고 나니 쓰는데는 무리가 없었고, 특히 고해상도 지원에서는 감탄사만 나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Windows를 켜는 순간, "최고의 윈도우북은 맥북이다" 라는 명제에 약간 의문을 가지게 합니다.
2018년형 들어서, 애플은 T2 보안칩을 적용하였습니다. T1칩에 비해서 많은 기능 ( 저장소 암호화, 오디오 등등 ) 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는 곧 macOS상에서만 잘 작동하는것을 보장하고, 그 이외의 환경에선 아니라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저 말은 거의 반쯤 현실이 되었습니다. 2018년형 부트캠프에서는 아래와 같은 요상한(?) 오류가 있습니다.
1. Hwmonitor등의 프로그램으로 온도를 볼 수 없습니다. SMC에 접근이 안되거든요.
2. 부트캠프에서 발열해결을 위해 유명한 Mac Fan Control, 마찬가지로 SMC에 접근이 안되서 사용이 안됩니다.
3. macOS상에서는 빵빵한 사운드, 부트캠프로 오면 저음영역이 날라갑니다(....). 그리고 사운드 드라이버가 매우 불안정합니다.
뭐 부가적으로 더 설명을 하자면,
2번같은 경우에는 저 프로그램을 쓰지 않아도 팬이 알아서 잘 돌기는 합니다. 하지만 작업이라도 하는 순간 맥북이 불덩어리가 되면서 팬은 멈추지를 않습니다 ( 맥이 풀파워로 팬을 돌리는것을 부트캠프에서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
3번이 문제입니다. Realtek 시절에는 드라이버를 사제로 깔면 해결되는 문제였지만(2017년형 맥북과 2015년형 맥북에서는 사운드 차이가 별로 없는것을 직접 보았습니다) 2018년형부터는 Apple 자체 사운드칩셋이라서, 의도적으로 사운드가 막혀있는 느낌이 확실하게 느껴집니다. 기본적으로 Dolby Atmos 를 깔아주기는 하나, 이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윈도우에서 개발을 진행 할 일이 많아서 부트캠프와 맥을 50:50으로 쓰는데, 저 문제만 해결되면 위에서 말한 "최고의 윈도우북은 맥북이다" 라는 명제는 거의 맞는 말이 될 거 같다고 생각합니다.
#8. 총평
훌륭합니다(맥에서만). 이 말로 축약이 가능합니다.
장점 :
이런 마감 가진 노트북 보기 힘들다
확실히 좋은 화면
터치패드는 완소 옵션
성능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무게
단점 :
T2칩 추가로 인한 애플의 횡포( 검색하면 나오니 생략 )
부트캠프가 전년도 제품보다 더 안좋아짐
키감은 2015년도 제품이 더 좋음
사용자가 사제로 구매해야하는 접지 케이블 ( 전기 안오를거 같지만 잘 올라옵니다.. )
흉악스런 가격
#9. 여담
+맥을 구매하기 전에, 다른 노트북 들과 사비(?) 를 합쳐서 데스크탑을 맞추어 놓았습니다. 근데 집에만 오면 맥은 찬밥신세가 되어서 잘 안쓰게됩니다(........)
++약 3일쩨 빌드를 걸어두고 안끄고 있지만, 부트캠프상에서 잘 버티는 것을 보면 아직 죽지는 않을거 같아 보입니다(...)
+++주변기기 가격이 매우 흉악한건 정말 사실입니다
신년부터 좋은 리뷰 잘 봤습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