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럴 때가 있습니다.
남들 다 좋다고 주장하는 부품을 사서 들여놓으면, 나한테는 안맞는 옷처럼 삐걱거릴 때요.
그 때 가장 조심해야하는 것은, 너무 자주 포지션을 바꾸거나, 과한 행동을 하거나, 돌발 행동을 하는 것들 등.
일단 안정성을 해치는 부분은 어지간하면 하면 안됩니다.
툭하면 안멋지다, 힙함이 없다 이런 소릴 하는 사람이 무슨 소릴 하냐면...
아틱 쿨러 최대 단점 - 커뮤니티 게시판 - 기글하드웨어 (gigglehd.com)
하다하다 안되는 날엔 CPU를 떨궈서 일을 저지릅니다. 일이란게 안굴러갈 땐 한없이 안굴러가니 이런 것들에 푸념하고 있을 시간은 없습니다.
오늘 받은 보드는 그렇게 출발합니다. 2개의 보드를 해먹고 내린 비싼 결론. 그것은 기본기에 충실한 보드를 구입하자 입니다.
사실, 내부 촬영이나 이런거 좀 할까 했는데...
저보다도 손 좋고 장비도 좋은 분이 대신 하실겁니다.
그렇담 제가 할 리뷰들은... 별거 없죠. 늘 하던 세팅 놀이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MSI 박격포 라인업은 최근 매우 재밌는 옵션들을 추가했습니다. 마이크로 코드에 신기방기한 기능이 들어갔는데요,
옆동네 글입니다만 no UVP라는 옵션입니다. 진짜 별건 아니고, z 보드처럼 언더볼팅을 해주는 기능입니다. B 보드에는 강제적으로 고전압을 할당하고, Z 보드에서는 낮은 전압을 할당하는 치졸한 차별점이 들어 있는데, 그 부분을 제거, 오히려 전압을 더 내릴 수도 있는 옵션입니다. 이 것이 주는 영향이 상당하다보니, 수많은 유저들이 마침내 MTP에 근접한 세팅을 만져볼 수 있게 됩니다. 그동안엔 그런거 없었거든요.
적용 방법은 굉장히 쉽습니다.
바이오스 화면 진입 -> 마이크로코드 no UVP 선택 -> CPU Core Voltage Offset mode 선택 -> offset 0.1xx 입력 -> offset mode - (by CPU) 선택
위 과정을 통해 원하는 성능과 전력소비 지점을 골라 (사실은 CPU가 해주는 만큼) 언더볼팅을 하는 개념입니다.
위 과정을 통해 원하는 성능과 전력소비 지점을 골라 (사실은 CPU가 해주는 만큼) 언더볼팅을 하는 개념입니다.
물론 전압을 바꾸기 때문에 기본적으론 불안한 감이 없잖아 있지만
100도 찍고 300W 넘게 퍼먹고 있자니 13900~14900K가 먹는 전깃밥에 성능은 더 떨어지기까지, 그야말로 속쓰린 경지가 아닐 수가 없습니다.
자, 그러니 기본적으로 세팅을 해봅시다.
-0.16입니다. 35000점에 육박하는데, 아까의 100도와는 사뭇 다른 90도가 나옵니다.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죠. 되찾은 점수 10%와 줄어든 50W는 무려 17%가량의 전력에 해당합니다. 50만원짜리 CPU의 전성비가 32%나 개선되는 부분은 정말 놀랍지 않을 수가 없죠. 클럭을 올리느라 열을 올리는 분들과 달리, 무려 유효 클럭 기준으론 더 오르기까지 합니다.
아예 0.17로 한번 더 내려봅니다. 점수엔 큰 영향은 없고, 전력은 253W로 MTP에 완벽하게 근접한 전력소모를 보입니다. 13900K를 아무 세팅 없이 강제로 POR 세팅을 갖추면 위 점수보다 아주 약간 개선되는데, 그걸 감안하면 완벽에 가까운 성능인 셈이죠.
내친김에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공냉이 가능한 전력소모까지 가볼까..?
7000 시리즈건 13/14시리즈건, 작업자들 기준으론 공냉이 설 자리가 없어졌었죠. 특히 기본 세팅에선 더더욱 사용하기 어려워졌습니다. 14900KS라는 녀석은 혼자 4090의 전력소모를 따라잡았던데, 작은 칩에 그만큼 전기를 때려서 소모시키는 것도 기술이긴 기술입니다. 겨울에 필요한.
그러니 욕심을 내봅니다.
-0.175 입니다. 전압 다이어트는 여기부터 수율 경쟁으로 바뀝니다. 혹, 젠2 시절 CTR을 돌려본 분들은 매커니즘이 이해 되실겁니다. 전압 다이어트가 잘 되는 부품은 고수율 부품이고, 안되는 부품들은 티어가 낮게 되죠. 0.15~0.16까진 거의 다 되는데, 여기 이하부터는 제가 세팅한 값 보다는 직접 하나하나 넣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우선은 위와같이 5도 가량 더 내려가 저는 여기서 멈췄습니다만, 아예 싱글타워로 쿨링하고 싶은 분들은 극단적인 전압값 혹은 코어 몇개를 끄는 방법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12900K의 전력소모로 이미 12900K를 이긴 14700K인만큼, E 코어 4개 정도 더 끄고 12900K보다 훨씬 낮은 전력소모 (기댓값으로 50W 쯤 내려갑니다.)로 안정적인 공냉 사용이 가능해지니까요.
근래엔 사실 하드웨어 시장이 재미가 없습니다. 기믹적이지도, 정석적이지도, 그렇다고 무어의 법칙을 지켜나가지도 않습니다. 그저 하루하루 가격 올리기, 거짓말, 주가 펌핑에 바쁜 기업들의 모습은 풋풋하던 시절을 완전히 잊은것만 같습니다.
그런 상황에선 오히려 이런 기믹같은 요소 하나가 재미, 혹은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반드시 Z 보드로만 달성할 수 있던 영역을 B 보드에서도 달성할 수 있기에 의미가 있던 언더볼팅이었습니다. 공냉 사용까지는 아무래도 E코어 12개를 모두 활성화한 상태에선 장시간 작업은 에어컨이나 환기 등의 추가적인 환경 요인을 크게 타고, 2열 수냉 정도의 커버 능력에 적합한 기능이 no UVP였던 것 같습니다.
위의 환경값에 맞추기 위해 사용한 공냉은 어쌔신4임을 미리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