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베가스가 입에 더 잘 달라붙지만 그건 스페인어 발음이고, 미국 영어로는 라스 베이거스라고 하는군요.
하여간 RDNA3 아키텍처, 라데온 RX 7900 XTX/7900 XT 발표. AMD together we advance_gaming https://gigglehd.com/gg/13195918 참가를 위해 다녀온 라스 베이거스니까-
이 사진에 90도로 인사 한번 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전성기 때와 비교하면 한산하다고 해야 할 인천공항입니다.
비행기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USB 충전 포트가 고장났더라고요. 이거 은근히 고장이 잦은 제품 같습니다.
기내식을 3종류 중에서 고르라고 하던데, 제 주변 사람들(영어만 쓰던 검은머리 외국인 포함)은 전부 고추장 비빔밥을 시키더라고요.
아마도 마지막으로 먹는 한식이라고 생각해서 그런듯 합니다.
밥을 한번 더 주네요. 저는 양식으로 골랐습니다.
지루한 비행 끝에 미국에 도착해서 저걸 보니 뭔가 천조국 뽕이 차오르는 느낌?
내리자마자 화장실부터 갔는데, 여기는 화장실의 고장 수준부터가 천조천조하군요. 영상으로 찍었으면 티가 잘 났을텐데, 물이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었어요. 저 수도 밸브만 따로 잠글 수가 없나 봅니다.
로스 앤젤레스에 내려서 라스 베이거스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 탑니다. 환승 시간이 많진 않기에 나가서 딴짓을 할 여유는 없습니다.
전세계 어딜가도 블루스크린이 보여요
다른 분들은 바로 출발하고, 저만 2시간 정도 있다가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게 됐습니다. 이 시간을 활용해서 공항 구경도 하고 기글에 뉴스도 썼네요.
까막눈이라 무슨 소린지는 모르겠지만, 영어가 가득한걸 보니 그럴싸하다고 느껴지는 게 저도 어쩔 수 없는 사대주의가 박혀있나 봅니다.
공항 PC방인데 한국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네요. 사진 찍으려고 하니까 V를 해주는 직원분도 그렇고요.
공항 편의점에서 주스나 사려고 기웃거리다가 찍은 가격표. 미국에 갔는데 주머니 사정이 마땅치 않으면 저렇게 생긴 샌드위치가 주식이 되는 듯 합니다.
라스 베이거스에 도착했습니다.
라스 베이거스라는 간판보다도, 슬롯머신이 가장 먼저 사람들을 반겨주네요.
2020년에 아침을 먹었던 가게가 그대로 있군요. https://gigglehd.com/gg/6505439
몹시 반가웠지만 지금은 그때만큼 전투적으로 먹을 수가 없어서 그냥 패스했습니다.
내리자마자 'ho'라고 써진 태블릿을 들고 기다리는 기사님이 계셨지...만, 못본척 지나치고 가방부터 찾습니다. 그리고 배기지 클레임 가운데에 AMD라고 써진 종이를 들고 계신 아저씨한테 가니까 니가 ho 맞냐면서, 전화로 저 기사님을 부르시더군요.
그렇게 호텔로 가는데 난생 처음으로 테슬라를, 그리고 걸윙 도어가 달린 차틀 타봤습니다. 좋은지 나쁜지는 모르겠고 아 그냥 신기하다... 이게 전부였네요.
웰컴
체크인하자마자 잤다가 오후 7시 넘어서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저녁밥이고 뭐고 다 제꼈어요.
밥이나 먹으러 나가 봅니다.
가는 길에 카지노가 유혹하지만, 전에 왔을 때 몇 달러 넣었다가 몇 초만에 사라지는 걸 본 뒤로는, 겜블은 할 생각이 전혀 들지 않더라고요.
길 건너에 편의점과 약국이 있었으니 거기서 아무거나 사먹기로 했습니다.
세븐 일레븐이 있군요. 여긴 다음번에 오기로 하고 약국부터 갔는데요. 어쩌다보니 저 세븐 일레븐엔 다시 갈 일이 없었습니다...
나무늘보의 주식인 젤리가 있으니 몇 봉지 사서 한국에 가져갈 캐리어에 미리 넣어둡니다.
닥터페퍼 종류가 많군요.
호텔 로비에서 본 신기하게 생긴 피아노.
저녁밥으로 샌드위치에 바나나... 미국에 오니 이상하게 과일 주스가 땡기더라고요. 한국에선 전혀 안 먹는 음료수인데 말입니다.
미국에 있는 기간 내내 취침 패턴이 망해서 해 뜨고 해 지는 걸 참 많이도 봤습니다.
방의 뷰가 좋아서 저 멀리 사막도 보이더라고요.
해외에서 오는 사람들을 위해, 첫 날은 박물관이나 보면서 쉬라고 일정이 짜였습니다.
미국/라스 베이거스/범죄의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참 재밌는 곳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게 뭐당가...하고 넘어갈 자료들이 가득했습니다.
토미 건이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만으로도, 와볼만한 가치는 충분했다고 생각되네요.
그리고 몹시 비쌀 것 같은 리볼버가 있었습니다. 주인이 주인이다보니...
게임 60초에 나오던 토마토 스프가 생각납니다.
게임 바이오쇼크에 나오던 녹음기가 생각납니다.
이건 토이 스토리가 떠오르더군요. 게임이건 영화가 됐건, 은근히 미국적인 문화가 많이 있었다는 걸 깨달고 갑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한잔 하지 않으면 안 될것 같은 신비로운 물을 광고하는군요.
평범하게 생긴 문인데 자동으로 열리고 닫힙니다. 저런 문이 은근히 많았어요.
이 동네는 앞 번호판을 잘 안 다는 편입니다. 이 사진은 번호판보다도 주차가 참 환상적이라 찍었습니다.
휠체어를 위한 간이 엘리베이터.
저 멀리 사막이 보이니 가고 싶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정작 가기가 귀찮습니다.
호텔의 공연 안네. 티에스토와 셀린 디옹 정도밖에 아는 사람이 없지만, 뭐 다 유명한 사람들이겠죠? 제가 요새 음악을 전혀 듣질 않아서...
점심으로 먹은 연어. 한국에서 연어를 먹은지 워낙 오래되서 다른 분들은 고기를 시킬 때 저 혼자 연어를 시켰습니다.
그리고선 또 잤다가 저녁의 환영 행사... 무슨 음료인지는 모르겠지만 소금 같은 걸 가장자리에 발라 줬네요.
저 바이올린 켜는 DJ 누나가 2시간 동안 쉬지 않고 저러고 있던데, 실력과 체력이 대단한 것과는 별개로 소리가 너무 커서 제정신을 못 차리겠더라고요.
돌아와서 잤다가
날이 밝았습니다.
발표회 사진은 여기서 찾지 마세요...
편의점에서 산 간식이라고는 해도, 저것 역시 제가 먹을 게 아니라 나무늘보 먹이입니다.
이 밥까지 먹고 공식 일정이 끝났습니다. 밥이 다 좋은데, 미국 사람들은 진짜 풀을 안 먹어요. 한국인들은 충분히 풀을 많이 먹고 있으니 비건 안 해도 되는데, 미국인들은 정말 채식좀 해야 합니다.
이제 체크아웃하고 오후 동안 시간이 남는데요. 멀리 갈만한 여유는 없고, 바로 옆의 사막은 전에 봤고, 그냥 라스 베이거스 중심부인 스트립이나 돌고 오기로 했습니다.
미국은 정말 선글라스가 필요한 동네입니다.
한국이었으면 하늘이나 계단에서 저런 색이 나올 수 있었을까 싶더라고요. 대기의 질이 다르다고 해야하나.
쇼핑몰을 휘적휘적. 비싼 가게들이라서 살건 없고요.
편의점에서 과일 도시락이나 저 스팸 무스비를 사볼까 진지하게 고민했으나, 배가 안 고파서 참았습니다.
어차피 하와이에서 파는 파인애플도 아닌데 뭐하러 사먹나 싶어서 그냥 넘겼는데, 지금은 저걸 안 먹은게 몹시 후회되는군요..
날씨는 참 좋고 공기에 미세먼지도 없지만, 대마냄새가 은근슬쩍 끼어서 코속에 들어옵니다.
호텔 앞 인공호의 물도 쓸데없이 맑습니다.
하지만 대마냄새 때문에 이곳이 지옥인가 싶네요.
코카콜라 스토어...는 모은 음료를 아주 작은 잔으로 14종인가 주는 게 인상적이었는데, 이젠 귀찮아서 그것도 못 마시겠고요.
이 고퀄리티 컵은 갖고 싶었는데 비싸서 그만뒀습니다.
이래서 안 했다, 저래서 안 먹었다, 요래서 안 샀다는 글만 가득하군요. 이럴 때마다 열정이 다 죽었다는게 느껴집니다. 같이 온 옆동네 기자님이 푸는 썰을 들어보면 200만원 짜리 그래픽카드도 사고 인텔 아크도 제돈 주고 사는 사람이 회사에 수두룩하다던데, 저는 1000억 짜리 복권이 되도 아크는 사기 꺼려질 것 같아요...
이런 가게가 있어서 들어가 봤는데 여기야말로 제 취향이더라고요. 가성비 싸구려 아울렛이요.
그럭저럭 브랜드 옷들을 싸게 팔아서 한참을 뒤적거리긴 했는데, 달러가 비싸고/아울렛까지 올 정도의 옷이면 다들 애매해서 그냥 왔습니다.
이제 한국으로 갑니다.
끝까지 양식을 놓기 싫어서 시킨 기내식. 파스타라길래 국수를 생각했더니 생각지도 못한 형태로 나왔군요.
두번째 기내식은 밥보다도 저 구아바 넥타가 궁금했는데, 별로 특이한 맛은 아니었습니다.
이게 좋은 기회인 건 분명하고, 비행이 긴 것도 참을 수가 있는데, 길거리의 대마 냄새는 참을 수가 없어서요. 다음번에도 갈거냐고 물어보면 고민을 좀 진지하게 해볼 것 같습니다. 왜 그 좋은 날씨와 공기에 이상한 냄새를 더하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