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gle은 한화입니다.
는 개소리고 그냥 생각 날 때마다 쓸려고 합니다. 쓸 수도 있고 안 쓸 수도 있습니다.
어느 때와 같이 (전)자택 경비원 30년차의 짬밥답게 이시국을 핑계삼아 주말에 집에 누워 숨만 쉬고 있었습니다만 일본에서 핫산생활을 하고 있는 아는 형이 자기가 먹는 지로 라멘 사진을 보여주면서 "넌 이런거 못먹제? 에베베벱베ㅜ벱" 하고 도발을 하길래 라멘집이 많은 합정역에 다녀왔습니다. 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 있는 라멘집은 좀 한다는 몇 곳을 제외하고는 전멸 수준으로 답이 없어서 체념하고 있었습니다만, 최근 들어서 퀄리티가 급격하게 올라갔다는 얘기를 들어서 추천받은 곳을 좀 다녀왔습니다.
근데 어째 지로계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나사가 하나씩 풀려있단 말이지... 미역국에 닌니쿠마시마시할인간들...
사실 연남동 사루카메를 가장 먼저 가고 싶었는데, 정말 아침 일찍 방문하는게 아니면 답이 없더라구요. 라멘먹자고 연차내는 것도 사실 좀 그렇고. 들은 바로는 오사카의 인류모두라멘의 모기업에서 일했던 사람이 나와서 차린 가계라고 하는데... 잘은 모르겠지만 이건 다음 얘기로 합시다.
인류모두라멘류에 대해서는 독수리를 참고해주세요.
세상 끝의 라멘
외곽에 있는 곳은 아니라서 눈에 잘 안띄는데 건물 중간같은 곳에 있습니다.
끝라멘 (라지 / 10500)
첫라멘 (라지 / 10500)
사실 그렇게 크게 기대는 안하고 간 곳입니다. 제가 간 날에 사루카메가 문을 닫았거든요. 그래서 연남동에서 뒷목잡으면서 합정역으로 백스탭 밟으면서 온 곳인데, 이러한 체념은 곧 "여기를 와서 그나마 다행이였구나."가 되었습니다. 여기서 주력으로 밀고 있는 라멘은 첫/끝 라멘입니다. 면은 따로 추가로 500원. 싼 편입니다. 교자는 4000원이였는데 역시 사이드메뉴 답게 그저 그랬습니다. 라멘 사이즈의 차이는 면이 아닌 고명의 차이였습니다. 돈을 더 주면 고기를 더 줍니다. 그러니까 라지를 드십쇼. 20번 드십쇼.
둘 다 닭 육수를 베이스로 쓰고 있고, 첫 라멘은 해물 육수를 가미했고 끝 라멘은 소유와 비슷한 느낌이였습니다.... 는 어차피 뱃속으로 들어가면 다 똑같습니다.
근데 이렇게 쓰면 욕을 오질라게 먹을 것 같으니 차이점을 쓰면
첫라멘은 소면, 끝라멘은 중면
근데 사진을 봐도 알겠지만 일반적인 라멘 가게에서 쓰는 그런 면류는 아닙니다. 오히려 여기서 인류모두라멘에서 쓰는 면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던게, 중면과 소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있는 얼룩? 같은 게 있었거든요. 면은 카타멘입니다.
앞서 얘기했지만 둘 다 닭육수 베이스지만 첫 라멘은 해물 육수를 가미.
그래서 첫 라멘이 훨신 깔끔한 맛을 보여줍니다. 끝 라멘은 소유 라멘의 느낌이 나는데 그렇다고 짜진 않습니다. 이건 좀 의외였어요.
전체적인 평가를 내리면 제가 이런 류의 라멘을 한국에서 만날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사실 큰 기대는 안했거든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라멘이고 기준점으로 삼는 라멘이 오사카의 인류모두라멘인데, 고명을 제외하고는 제법 흡사한 맛을 냈습니다. 고명이나 국물이 다르기 때문에 완전히 같진 않지만 이건 이거대로 괜찮지 않나 싶었어요.
고기는 수비드로 했다고 하는데, 그걸 증명하듯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닭가슴살이 이렇게 부드럽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가격을 보면 그렇게 비싼 편도 아니구요. 솔직히 후쿠오카 본토가서 이치란같은 오버벨류된 라멘 먹을 바에 차라리 이거 먹고 뜨끈한 국밥 한 그릇 더 먹는게 낫다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사실 제가 중면이랑 카타멘을 좋아해서 사심이 들어갔다는 건 구라를 못 치겠네요.
오레노 라멘
빕 구르망이라고 합니다.
토리 파이탄 (9000)
표현이 어려운데 돈코츠에 설렁탕 쓰까먹는 맛이였습니다. 그만큼 무게감이 심한 국물이였어요. 그래서 맛이 없냐구요?
졸라맛잇죤ㅇㅁㄻㄴㅇ루ㅑㅁㄴ우럄눙럄눌야ㅜㄴㅁㅇ랴ㅜㅁㄴㅇ리ㅢㅐ
이런 무게감 있는 국물은 빨리 물리기 마련인데, 고명 중에 볶아서 살짝 태운 양파를 넣어서 쓴 맛으로 킥을 주더라구요? 그래서 국물이 꽤 인상적인 라멘이였어요. 면은 꼬들꼬들한 얇은 면... 카타멘스러웠고 전체적으로 보면 빕구르망타이틀이 그걸 증명해주듯 딱히 흠 잡을데는 없는 라멘 맛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차슈와 국물의 미스매칭이 아쉬웠습니다. 차슈가 지방층이 있는 걸 쓰다보니 안그래도 무거운 국물을 더 무겁게 만드는 것에 일조하고 있었거든요. 이런 기름진 맛을 좋아한다면 딱히 상관 없을 것 같네요.
여기서 파는 소유라멘이 궁금하긴 한데, 나중에 기회가 있다면 먹어볼게요.
그 나중이 언제가 될진 모르겠구요. ㅎㅎ; ㅈㅅ;
총평으론 꽤 하는 집이지만 제 취향이랑은 거리가 있었습니다. 사실 누구든지 입에 들어가서 맛있으면 그게 최고인 겁니다. 그냥 그렇다 생각해주세요.
일단 네이버 지도에 피켓 박아놔야겠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