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간 곳은 오무라이스의 원조를 찾아서 오사카 난바의 북극성으로 가 보겠습니다. 

위치는 도톤보리에서 대로를 건어 아메리카무라로 가는 길목입니다. 

대략 난바역 25번 출구 부근이라 할 수 있겠죠.

1925년부터 지금의 오무라이스를 만들어서 지금까지 팔고 있는 노포입니다. 겉 모습과 인테리어, 정원까지 전형적인 일본 집의 모양세입니다.

 

들어가면 이렇게 원시적(?)인 신발 서랍장이 맞아주고...

저는 여기에 여러번 와봤지만, 역시 여기는 딱 베이직인 치킨 오무라이스가 가장 좋군요. 오오모리(곱베기)가 아닌 기본으로 시킵니다.

계란이 예쁘게 모양이 나 있고, 토마토 소스가 뿌려진 전형적인 오무라이스 모습입니다. 가길 여기가 원형이라 할 수 있죠.

위에는 장식하듯이 생강이 있습니다. 

먼저 끄트머리부터 퍼 봅니다. 부드럽게 살살 녹아내릴듯한 계란이 밥을 감쌉니다. 순수한 계란의 맛을 내면서 부드럽게 녹아내립니다.

밥은 볶음밥입니다. 이 점이 최초로 경양식을 시도했던 도쿄의 렌카테이와 다른 점입니다. 거기는 그냥 밥 자체가 오믈렛 안에 녹아 있으면 여기는 우리가 아는 계란이 볶음밥을 덮은 형태이죠. 밥은 한국처럼 캐첩라이스나 김치볶음밥같이 향이 강하지 않고 부드럽고 모난 데 없는 맛입니다. 즉 심심해 보이는 맛이란 거죠.

토마토 소스. 그냥 캐첩처럼 보이지만 토마토를 끓여서 낸 즙과 야채를 갈아낸 것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습니다. 토마토의 시큼한 맛과 양파 등 야채의 복합적인 맛이 어우러져서 자극적이면서도 식욕을 돋구는 맛이 납니다.

이 3가지 요소가 합쳐져서 오무라이스가 되는 것입니다.

계란, 소스, 그리고 밥, 거기에 오래 끓여 익힌 것처럼 부드러운 닭고기가 어우러져서 입 안에 들어가면 계란은 부드럽게 밥을 감싸며, 밥은 고기와 토마토 소스와 어우러집니다. 그래서 싸구려스러운 자극적인 맛도 심심하고 수수한 맛도 아닌 적절한 화려함과 질리지 않는 중독성을 주는 것이죠. 그래서 이번에도 일부러 왔습니다.

결국 다 먹어버렸습니다. 하나도 안 남기고.

이번에 새로 런칭한 아이스 다이후쿠. 얼려서 단단하네요. 그리고 생크림이 옆에 뿌려저 있습니다. 찍어 먹으라는 것인가?

속에는 달달하면서도 지나치게 달지 않는 팓과 크림치즈가 들어 있습니다. 저 달달하면서 시원한 맛 역시 오무라이스의 뒷맛에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결국 다 먹어버렸습니다.

가격, 한국 돈으로 치면 약 11,000원 쓴 거 같군요. 비쌀지도 모릅니다. 사실 일본에도 저거의 1/3만 줘도 오무라이스를 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요리라도 원조 집에서 정성들여 만든 걸 이 정도 주는 건 당연한 게 아닐까요?

 

오무라이스는 일단 도쿄의 렌가테이가 먼저 만든걸로 보이지만 그 오무라이스는 오믈렛에 밥을 넣은 거라 지금과 다릅니다. 하지만 이 홋쿄쿠세이의 오무라이스는 우리가 아는 오무라이스의 원형을 제시했습니다. 나타난 것은 렌가테이와 거의 비슷한 시기인 걸 보면 오믈렛과 밥을 결합하려는 아이디어는 일본 요리계에 널리 퍼진 아이디어였지만, 그걸 성공시킨 게 저 곳들이라 할 수 있겠죠. 그리고 이들이 시작한 오무라이스는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미국까지 퍼져서 널리 사랑받게 됩니다.

 

한번쯤 도톤보리 놀러가면 타코야끼만 드시지 말고 조금 발품 들여서 저런 것도 드셔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