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공원에서 거북이를 주웠습니다. -9월 5일
주변 1km 범위에 연못등의 거북이가 살만한 환경이 없었기에 우선 경찰에 신고하여 넘겨주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런 행방불명된 동물들을 '분실물'카테고리로 취급하여 경찰에서 통합관리합니다.)
마침 접수하던 경찰분이 거북이 마니아셨는지 바로 남생이(クサガメ/쿠사가메)라고 알려주셨습니다.
분실물 접수서류에 간단한 인적사항을 적은후 '만약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소유권을 주장할것인지' 와
'주인이 감사 인사를 전할수 있도록 연락처를 공개하겠는지'를 설명해주는데 경찰서는 처음인지라
한국에서도 동일한 내용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꽤나 세심한 느낌이였습니다.
뭔가 인연이겠거니 + 꿀리는것도 없어서 둘다 YES 했습니다.
경찰서에서 거북이를 인수해왔습니다. -9월 12일
본디 행정절차상 경찰에 인도되고 3주 후에 받을수 있습니다. 다만 생물의 경우에는 관리의 문제도 있어
습득자가 소유권을 원하는 경우에 임시보호 명목으로 빠르게 내어주는게 통례인가 봅니다.
26일 까지는 뉘집자식이지만 일단 이것저것 차려줍니다.
일광욕 및 사회전복중인 '정남'. - 9월 13일
정씨 성에 남생이니까 정남이로 했는데 왠지 공항에서 피습 될거같은 이름이되었습니다.
이름을 지어준 그 날 저녁 저렇게 전복시켜 놓은걸 보니 잘지은거 같습니다.
수조 구매 및 수초 기르기 시작 - 9월 22일
2주가 넘도록 연락이 없는걸로 봐선 주인이 없거나 포기한거 같습니다.
적당한 수조(60*30*36)와 잡다한것들을 준비하고 백화점 펫샵의 아쿠아리움을 떠올리며 괜히 수초를 키워봅니다.
이쯤되서 알아보니 한국에서는 천연기념물+멸종위기보호종 이더군요.
만약 일본 생활을 청산하게 되면 어찌해야되나 고민좀 해봐야 겠습니다.
사족으로 반수생 거북이들은 쉴때 아래 사진처럼 팔다리 펴고 널부러져 있는데
일본 커뮤니티에서는 卍 혹은 命으로 표현합니다. 그럴싸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