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일본 전철이 마치 제 집 근처를 지나가는 2호선과 7호선처럼 느껴지는군요. 오늘 갈 곳은 나라.
사루가와 연못, 만엽집에도 나올 정도로 오래된 연못으로 이 연못으로 비치는 고후쿠지의 탑은 장관이죠.
사슴이 벌써부터 보이기 시작했군요. 조심하세요. 저 놈들을 먹을걸로 놀라게 해서는 안되요.
고후쿠지. 이 절의 5층 석탑과 아수라상은 나라를 상징하는 유물이 되었죠. 아쉽게도 아수라상등 주요 유물들은 사진을 찍을 수 없는 박물관에 있습니다.
오늘 나라에서 방문할 장소는 다 나라 공원 내에 있습니다.
도다이지 대문이 보입니다.
시카센베를 사면 바로 이렇게 사슴들이 레이드를 뛰므로 조심하세요.
도다이지에서 우연히 한국어 가이드 할아버지에게 공짜로 설명을 들었어요. 그 분은 한국어가 꽤 유창하나 일본식 억양이 튀어나오시더군요. 아무튼 그 분에게 이 글로 다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박력이 상당하죠. 원래는 이 건물은 옆으로 더 길었다고 하는데 두번 불 타면서 이렇게 규모가 줄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세계에서 제일 큰 목조건물이라 자부할 정도니.. 길의 검은 돌은 인도, 붉은 돌은 중국, 그 옆의 흰 돌은 한국, 흰 독 바깥의 돌은 일본의 돌입니다. 불교의 전파과정을 잘 보여주는군요.
부분적인 수리는 있었으나 이 등은 도다이지가 처음 생길 때부터 있었던 오래된 등입니다.
이 구멍을 통과하면 행운이 깃든다나... 참고로 이 구멍 크기가 본전의 불상 콧구멍만합니다.
산가츠도와 니가츠도, 종루를 보기 위해 산을 올라갑니다.
종루.
산가츠도와 니가츠도. 이 위에서는 나라 시내가 한눈에 보입니다. 건물도 오래되고 고풍스럽죠. 허나 관광객들은 이 멋진 곳들을 놓치고 그냥 도다이지의 거대한 대불만 보고 갑니다.
카스가타이샤로 갑니다.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죠.
규모가 엄청나게 커다란 신사입니다. 그리고 왕실의 비호를 받는 신사였죠.
나라가 개...아니 사슴판이 된 것은 바로 이 신사가 사슴을 보호하고 키워줘서입니다.
다 둘러봤으니 이제 돌아가야겠죠.
오, 야부사메 훈련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니. 야부세메는 말을 타고 활을 쏘는 것으로 원래 사무라이들은 칼로 싸우지 않고 말 타고 활로 적과 싸웠습니다. 이런 커다한 활로도 기마궁술이 얼마든지 가능함을 잘 보여주죠.
앉으면 안됩니다. 사슴똥 천지에요.
다시 사루가와 연못으로 돌아갑니다.
가라아게, 그런데 이건 닭의 노린내를 완전히 제거가 안되서 느끼했습니다.
오, 모찌군요. 게다가 직접 쳐서 만듭니다. 바로 만든 모찌는 마치 갓 만든 인절미처럼 따뜻하고 말랑말랑해서 베어믈기만 해도 미소가 나옵니다.
아니, 이건 뭔 요리야? 우동을 시켰는데.
유부주머니를 찢으면 거기에 뽀얀 우동면발이 들어있습니다.
오늘 나라에서 제 평생 볼 사슴의 70퍼센트는 다 본거 같습니다. 이제 JR신이마미야 역으로 가보실까요? 신세카이로!
나라에서 신이마미야까지는 한시간도 채 안 걸립니다. 그런데 내리자마자 반겨주는 건 근육맨. 왜일까요?
바로 제가 갈 신세카이의 마스코트라서 그렇습니다.
내리자마자 쓰텐가쿠가 반겨주는군요.
신세카이의 시작입니다. 거리 참 화려합니다.
이 괴상한 조형물은 바로 빌리켄입니다. 미국에서 건너온 행운의 신으로 발바닥을 만져주면 행운이 깃든다고 합니다. 저는 재미삼아 길가에 있는 빌리켄들은 다 만져 봤습니다. 덕분에 여권을 잃는다거나 소매치기 당한다거나 관세폭탄 맞는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네요.
눈과 목이 쉴세없이 돌아가게 만드는 화려한 간판들.
쓰텐가쿠로 가봅니다.
일요일이라서 거리에는 사람들이 넘쳐납니다.
쓰텐가쿠의 입구. 아니 왜 근육맨도 아닌 로빈마스크를 세워놨을까요? 뭐 그건 알바 아닙니다.
지하철처럼 꾸며 논 입구.
쓰텐가쿠 내부는 좋게 말하면 자본주의의 극치, 나쁘게 말하면 너무나 상업적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기념품과 각종 상품을 파는 매장들로 꽉꽉 차 있어요.
음. 역시 탑 위에서 보는 풍경이란. 빌리켄과 각종 동상들도 많군요.
쓰텐가쿠는 일요일이라서인지 사람들로 메어터지더군요. 가신다면 주중에 가시길 권장합니다.
볼 거리는 확실하게 많은 편입니다. 그 작은 크기에 비해서 말이죠.
물론 작다고 해서 자전거 타고 뛰어내려도 된다는 건 아닙니다. 초인이 아닌 이상 골반이 으스러질겁니다.
이제 쓰텐가쿠에서 걸어서 닛폰바시로 돌아가겠습니다.
쓰텐가쿠에서 조금만 걸으면 에비스쵸역이 나오고, 에비스쵸역에서 닛폰바시역까지의 거리는 덴덴타운이 위치하는지라 결과적으로 덴덴타운을 본의건 본의 아니게던 이걸로 오늘까지 3번이나 방문하게 되는군요.
신제품 택사스 버거인데 뭐랄까... 한국인들은 호불호가 갈릴 맛이더군요.
저녁은 타마고동. 제 입맛에 딱 맞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