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은 아무런 계획도 없었어요. 정말 압축/집중해서 보면 가오슝은 3박 4일로 끝낼 수 있는 곳입니다. 그래도 왔으니 어디 가긴 해야겠고,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설탕공장에 가기로 하고 나섰습니다. 비도 조금씩 오고 온도도 꽤 내려갔네요.
첫날 저녁 때 먹었던 오리 덮밥을 또 먹었습니다. 주문 실수로 국물이 안 나와서 그런가, 이미 아는 맛이라서 그런가 첫날만큼의 감흥은 없지만 그래도 맛있습니다.
가오슝 북동쪽으로 가면 나오는 설탕공장. 지금 운영하는 곳은 아니고 옛날 시설을 볼 수 있어요. 전철역 바로 옆에 있어서 가기 편합니다. https://goo.gl/maps/EzM1ruZUDrREq7oUA
땅은 넓고 볼거리는 가득한데 시설만 있고 관리는 하나도 안 된 그런 분위기입니다. 사무실 동에 보니 사람들은 엄청 많던데, 정작 시설에서 관리인원은 한 명도 못 봤네요.
이 설탕 공장을 운영하던 업체가 여전히 갖고 있는 곳이라서 그런가, 회사 차원에서 생뚱맞은 것들을 소개한 것도 섞여 있어요. 뜬금없이 돼지 전시관이 나온다던가..
하지만 폐허같은 옛날 공장 안에 들어가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마음에 듭니다. 폐허 좋아하는 분들은 강추, 개인적으로는 가오슝에서 봤던 곳 중 최고였어요.
공장 안. 날이 흐려서 그런가 분위기가 더더욱 살벌합니다. 콜 오브 듀티에서 총 쏘던 그 곳? 이런 느낌이 확 들어요.
너무 어두워서 마누라는 입장 거부. 저 혼자 도느라 1층은 제대로 못 봤네요. 그냥 뭐가 있나 후두둑 들어가서 돈게 끝.
동선이 좀 이상해서 입구가 두 곳이 있는데, 2층은 그나마 빛이 들어오니 마누라랑 같이 들어갔습니다.
녹슨 철과 기름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오셔야 할 곳.
설탕 제조 과정에 대한 설명도 물론 있습니다. 영어 설명이 부실해서 추천은 못하겠는데..
대만의 설탕 산업은 상당히 긴 역사를 자랑합니다. 일제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갔던걸로 봤지만, 설명을 대충 봐서 기억은 안 나네요(?)
이 공장은 1990년대 초반까지는 작동했습니다. 그래서 아주 옛날은 아니고 적당히 옛날 물건들이에요. 너무 옛날이었으면 오히려 관심이 없었을지도.
컨트롤 센터. 핵 미사일 통제실이라고 속여도 믿을 것 같습니다.
이런 걸로 어떻게 저 많은 기계들을 조종하고 모니터링했는지 신기합니다.
설탕 제조 기준. 당도 98% 이상, 수분 0.25% 이하.
공장을 나와서 옆으로 돌아 봅시다. 소도구를 전시한 건물들도 몇 개 있어요.
진짜 현장에서 썼던 공작 기계라는 티가 팍팍 나는군요. 환타 통에 기름을 담아서 썼나봐요.
공장의 모형.
설탕 운반용 차량. 공장 특성상 전철 바로 옆에 있을 수밖에 없었을거란 생각도 드네요. 지금 전철이 옛날의 그 철길을 그대로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공장 안에 철도도 있고요.
어렸을때 학교에서 봤던 그 물건들..
아날로그! 기계식!
이 건물은 출구 유리가 깨져서 막아뒀습니다. 입구로 도로 가서 나가야해요. 관리가 안 된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
지하 방공호를 거쳐서 나갑니다. 지름길이거든요.
전철역 앞에서 고기만두를 팝니다. https://goo.gl/maps/1Cuzm34GaoSWYDBK8 저 두꺼운 고기를 보세요. 떡갈비 만두라고 해도 믿겠네요.
저녁을 먹으러 갑니다. 환영한다니까 찍어봤어요.
비싼 라멘을 먹었습니다. 타이페이에서 몇 번 먹었는데 가오슝에도 지점을 냈군요. 백화점에 입점한 음식치곤 평범한 가격인데, 가오슝에서 먹었던 다른 먹거리에 비하면 월등히 비쌉니다. 오리 덮밥하고 비교하면 5배 쯤 되려나?
대신 반찬을 줍니다.
깨 푸딩도 줍니다.
오밤중에 다음 행선지로 이동. 한국에선 볼 수 없는 자동차를 파는군요.
수족관/애완동물 용품 가게입니다. 지도를 둘러보다 리뷰가 겁나 많아서 봤더니 스케일이 장난 아닙니다. https://goo.gl/maps/jYUgv8w8BLjxsWuo9
이렇게 네 줄의 어항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봤던 그 어떤 수족관도 이런 규모는 없었어요. 물덕인 마누라 말로는, 아주 비싼 건 없는데 싸고 만만한 건 많다고. 그리고 한국하고 취급 품목이 상당히 다르고 이름도 모르니 비교가 쉽지 않다네요.
풀!
통에 담에 파는 풀!
작게 구획을 나눈 풀!
베타! 베타를 일삼았던 마누라 말로는 아주 비싼 건 없다고 합니다. 그런 고급은 전문 매장에 가야겠지요. 여기는 그냥 대중적인 취향의 가게고.
거북이!
빨간 가재!
검은 가재!
우파루파!
거북이!
손가락 따라오는 거북이!
게!
츕츕 츄릅츄릎!
왜죠 왜 서있는거죠
...
복어!
츕츕
어항에 넣을 나무들.
뭔지 모르겠지만 많군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물고기. 생긴 게 인상적이라서요.
검은 물고기
빨간 물고기
하얀 물고기
큰 물고기
위에서 마음에 드는 물고기라고 했던 애가 이렇게 커지네요
해마
큰 거북이
도마뱀. 뱀 중의 뱀은 목도리 도마뱀인데 그건 없군요.
고양이나 개도 있긴 합니다. 판매용이라기보다는 임시 보호하는 것 같던데.
쥐나 토끼도 딱 구색 맞추는 용도로 갖춰놨네요.
미려도역보다 더 마음에 들게 생겼던 가오슝 역.
하츠네 미쿠는 누구인가 설명해둔 홍보물.
이 캐릭터들도 종류가 많던데 세어보는 걸 포기했습니다.
엽문 4가 나오는군요. 완결편이니 그 다음은 없겠죠. 견자단 아저씨도 연세가..
란치아 몬테카를로. 이런 곳에서 이런 차를 볼 줄이야.
어제 먹었던 소룡포 가게. 시간이 늦어서 그런게 퇴근하셨군요. 소룡포 찜퉁은 저렇게 건조 중.
과일가게에서 마지막 과일을 삽니다.
대만의 선물세트. 한국 김은 여기에도 들어가는군요.
마지막 빙수. https://goo.gl/maps/tqdBaixR4yLNE1qm8 망고나 빙수를 썩 좋아하는 건 아닌데 여긴 정말 맛있어요. 간이 진짜 절묘합니다.
이번엔 석가를 잘라놨군요. 숙성도나 과일 상태에 따라서 다른가 봅니다. 어쨌건 맛있게 얀냠.
파인애플. 대만 파인애플이 훨씬 달고 덜 십니다. 한국 와서 파인애플 먹고 싶긴 한데, 저 맛이 안 나니까 선뜻 사지진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