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글에 올라온 우육면 글을 보고 나니 괜히 우육면이 먹고 싶어져서 대림역에 갔습니다. 집에서 멀지 않은데 갈 생각을 못해봤네요.
중국인들이라고 해서 머리에 뿔 달리고 피부가 새빨간 색은 아니지만, 곳곳에서 입에 담배를 물고 꽁초를 휙휙 잡아 던지니 좀 거부감이 드네요. 한국인 중에도 길빵하고 꽁초 제대로 안 버리는 사람은 있지만 그 비중이 이렇게 많진 않거든요.
리뷰가 2개인가밖에 안 되길래 파리 날리고 있는거 아닌가 싶었는데 늦은 점심밥, 낮술, 가족 외식까지 자리가 꽉 차 있더군요. 젊은 사람들끼리 모인 자리야 뭐 그런갑다 하는데, 어린 애들까지 딸린 가족 단위 외식이 많은 건 좀 충격이었습니다. 그냥 외국인 노동자가 아니라 이주민의 레벨이더군요.
사실 우육면이라고 해서 별 맛이 있는 건 아닙니다. 이게 캘리포니아주 이선생이라는 브랜드를 처음 쓴 곳이라 그렇지, 맛은 다른 곳이 더 좋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먹고 나면 은근히 생각이 나는 게 평양냉면같은 존재인듯요.
온 김에 차이나타운 시장을 가보기로 했습니다. 시장이 지저분한 건 어쩔 수 없고, 밥집/술집/가게/시장에서 좀 벗겨난 골목은 의외로 조용하고 깨끗하더군요.
시장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어요. 은근히 이국적인 물건들을 그리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으니, 기분 전환이나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점에서 명소로 키워도 될법하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마음에 안 드는건 딱 하나, 말입니다. 시장에서 먹을 걸 좀 사는데, 조선족 말고 한족 중국인이 파는 곳에선 '얼마에요?'라고 물어봐도 중국어로 답합니다. 한국에서 장사를 하면서 한국어로 물어보면 한국어로 대답하는 건 기본 아닐까요?
중국 조선족 자치주에서도 가게 간판에 조선어 병기를 법적으로 의무화하는데, 한국에서 장사할거면 최소한은 좀 갖춰줘야 하지 않나 싶어요.
10년만에 본 것 같은 꽈리. 한국에선 이걸 안 먹는걸로 아는데 중국에서 들여왔나 봅니다. 그래서 가격도 생각보다 많이 비싸더군요.
처음에는 죽순인가 했는데 사탕수수.
의 즙을 짜서 팔고 있습니다. 대만에서 마셨던 것과 맛은 좀 다른데 색다른 음료수니까 추천합니다. 취급하는 곳이 한 군데 뿐이었지만.
곳곳에서 생 리치라고 주장하는 과일들이 있었으나 만져보니 차가운 게 냉동한걸 풀어놓고 파는 듯. 그리고 두리안도 은근히 흔한 과일이 되더군요. 가격은 비싸지만.
생 누에. 마누라가 키우고 싶어합니다. 나중에 기글 접으면 귀농해야겠어요.
해산물조차도 한국 시장과는 느낌이 좀 다릅니다.
중국과 한국이 섞여있는데-
길은 디지털로입니다. 도로명 주소는 이래서 마음에 안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