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116 4100원으로 서울역에서 대전역까지 경부선 따라 7시간 30분 1부: 간발의 차로 환승 성공
환승할인제도 시행을 위해 힘써주신 천안시, 세종특별자치시, 대전광역시 공무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이 여행이 가능했습니다.
* 모든 운임/요금은 글 작성일 성인 교통카드 기준입니다. 2024년 1월 16일은 화요일로, 평일입니다.
서울에서 대전까지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서울역에서 대전역까지 고속선 KTX 23700원(일반실. 특실은 33200원), ITX-새마을/마음 16000원, 무궁화호 10800원이고 SRT를 탄다면 수서역에서 대전역까지 20100원(일반실. 특실은 29100원)을 내야 합니다. 반포로 가 고속버스를 탄다면 주간 일반 11400원, 우등 16600원, 프리미엄 21500원(월-목 15% 3200원 할인)을 내야 합니다.
서울역에서 천안역까지 수도권 전철을 이용한다고 해도 전철 3100원, 천안-대전 무궁화호 4500원으로 총 7600원이 듭니다.
시외 교통수단 이용비만 1만 원 넘게 드는 거리가 서울-대전입니다.
이 거리를 서울TG-경부고속도로-대전TG 경차 통행료인 4100원만 내고 갔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저는 1월 16일에 4100원만 내고 서울역에서 대전역까지 갔습니다. 물론 시간은 오래 걸렸지요. 7시간 30분.
어떤 경로인지, 왜 가능한지, 어떻게 다녀왔는지 자세히 적고자 합니다.
서울역에서 평택역까지는 전철을 타는 것이 저렴합니다. 수도권 전철 기본요금은 1400원이지만 서울 시내버스 기본요금은 1500원으로 100원 더 비싸니까요. 훨씬 느린 건 말할 것도 없습니다.
(버스를 탈 경우 150/505 500 507 - 900 5 1 - 301 777* 20(-1) - 1502 1522 타야 할 겁니다. 경부선이 경인선 공용을 위해 서남쪽으로 크게 도는 선형이고, 대한제국 황실 요구로 지지대를 넘지 않도록 바뀌어 굴곡이 꽤 있지만 철도 소요시간은 버스와 비교할 수 없지요. 줄어드는 요금 대비 늘어나는 시간이 정말 상당합니다.)
수도권 전철 거리비례 요금은 수도권 100원/5km이지만 비수도권은 100원/4km입니다. 평택역 다음 역인 성환역까지 거리가 9 km 이상이니, 구간요금 300원을 더 내야 합니다. 천안역까지 가면 구간요금이 더 올라가지요.
2022년 3월 19일부터 천안시민 17년 숙원사업인 천안 시내버스-수도권 전철 간 환승할인이 시행되었습니다. 이거 아니었으면 4100원으로 절대 못 갑니다. 박상돈 천안시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천안 시내버스는 시계외요금을 부과하지만 평택역 인근 평택터미널까지 들어오는 노선은 기본요금만 받습니다. 환승할인은 2회까지 가능하므로 3개 노선 탑승이 가능하고,
1번 국도를 타고 천안시 바깥으로 나가는 노선은 중간에 천안시 정류장 하나 끼어 있다는 이유로 사이에 끼인 정류장에서 하차 시 시계외요금을 부과하지 않습니다.
천안시에서 탔으면 주황색 선 넘어가기 전까지는 기본요금이라는 겁니다. 주황색 동그라미 쳐진 정류장은 천안시 정류장이 아님에도!
천안시-세종특별자치시 시내버스 간 환승할인은 되지 않아 요금 새로 내야 합니다.
2013년 6월 1일부터 충남대에서 정부청사까지 들어가던 대전 109가 폐선됨에 따라, 세종 655/B2(당시 990)만 대전광역시 대중교통과 환승할인이 적용되도록 했습니다. 이후 개통된 BRT 버스는 대부분 세종/대전 대중교통과 환승할인이 적용되도록 요금 체계가 설계되었으나, 기본요금 자체가 높고 시계외요금을 정액 징수하는 반면 655는 기본요금만 받았기 때문에 가장 저렴하게 가려면 655 이용이 정석이었습니다.
2022년 9월 1일부터 BRT가 아닌 시계외노선도 환승할인이 적용되도록 바뀌어 저렴하게 넘어갈 때 655를 고집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조치원역에서 신탄진역으로 가는 300도 환승할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늘 이용하던 도담동 B1 대신 이용했습니다. 이제 B1 대신 300을 타면 무려 600원 절감된다고요?
출발은 서울역에서 16시 정각에 했습니다.
교통카드에 5000원 충전하고
승차.
요즘은 이런 전광판도 설치했더라고요?
여기서 어떤 열차를 탈지 고민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평택역까지 가는 열차 중 서울역에 가장 빨리 도착하는 열차는 K669입니다. 10여 분 기다리면 급행인 K1937을 탈 수 있지요. 바로 뒤에 급행열차가 붙어오는 경우, 군포역에서 앞질러가기 때문에 금정역 이남으로 간다면 급행열차가 더 빠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시간표상 15분 차이도 나지 않았습니다.
K669는 평택역 17시 54분 도착 예정이지만 경부선 지연 생각하면 18시는 넘길 것이고. 그러면 평택에서 타야 하는 차는 131 막차인데 평택시청 18:25 출발이고 터미널까지 10분은 넘을 것이고.
그러면 도착시각을 고의적으로 늦춰 환승할인 받기 쉽게 만들어야 하겠다(하차 45분 후 승차인데 급행 이용 시 아슬아슬). 어차피 시간 많잖아? 완행 타자! 결론냈습니다.
A K669 1612-1807 1400 1100
그렇게 완행열차에 몸을 싣습니다.
차내 광고. 집행한 지 1개월 넘었는데 아직 안 떼었더라고요.
이 시간에도 사람은 많아 서서 갔습니다.
16시 43분 금천구청역 정차. 경부선 서울 최남단 역입니다(석수역은 안양시 소재).
17시 00분 금정역 도착. 열 걸음만 걸으면 환승 가능한 역이지요.
역 자체 상권도 나름 있고, 환승센터 역할도 하다 보니 승객 많이 내리더라고요.
17시 26분 수원역 도착. 경기 남부 중심이라 부를 수 있는 역.
역시나 사람 많이 내렸습니다. 다행히 앉을 수 있었어요.
17시 53분 송탄역 도착.
평택 북부의 중심이 되는 곳이지요. 인근에 K55정문(15448/15449)이라는 시내버스 정류장도 존재하고요. 터미널은 없어졌지만...
18시를 넘기자 평택역 안내가 나옵니다.
18시 5분 하차. 짐이 많아서... 사진이 흔들렸네요 ㅠㅠ
구간요금 1100원 나와 총 2500원을 냈습니다. 잔액 절반이 빠져나가 버립니다.
정말 많이 내립니다. 사진 찍으려고 1분 넘게 기다려서 내렸어요.
평택역사.
다음 버스는 이곳에서 타야 합니다. 시외버스터미널을 지나가면 있는 유료주차장 옆 자그마한 유개승강장.
횡단보도 건너려는데 카운티 한 대가 보이더군요.
LED 하나도 안 보이지만 천안 132입니다. 고정차인지는 모르겠으나, 신차로 운행했습니다.
화장실 이용 겸 구경을 위해 평택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했습니다.
경유지 안내. 둔포 경유 온양행, 안성행 좌석은 시내버스입니다.
안내판을 새로 바꾼 것 같은데도 덕지덕지 스티커가 붙여져 있군요.
시간표/운임표. 김포공항/동탄/고양 없어진 것 보니 2023년 9월쯤 바꾸었나 봅니다. 그런데도 곳곳에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당진/부천/충주행 운행중단, 촬영 당시 원주행 첫차 운행중단 예정. 시외버스 잘리는 건 현재진행형입니다.
아산행 시내버스 시간표.
천안 시내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충남형 M버스라는 별칭이 있는 아산 2000. 정류장을 공유합니다.
이름은 버스터미널, ID는 31입니다. 110이 폐선되었기 때문에 검색도 쉽지 않은 정류장.
자주 사용되지 않아서인지 아파트 셔틀버스도 사용하더군요.
B 131 1837-1859 100 0
승차했습니다. 시간이 맞아서인지 없어지기 며칠 전 탔네요.
큰 의미는 없지만 이 차가 막차입니다. 131 막차는 평택시청에서 18시 25분 출발하고, 터미널 앞 정류장 18:40 중간출발시각 있습니다.
환승할인 덕에 100원만 내고 왔습니다. 승차 100원 하차 0원으로 잔액 2400원.
130/131은 과속 난폭 심하지 않습니다. 19분이면 평이하게 갔어요.
하차. 성환터미널 바깥에서 내려줍니다.
천안으로 가기 위해 다음에 탈 차는 19시 정각에 출발하고, 성환터미널까지 오는 데 10여 분 걸립니다. 시간이 살짝 남는다는 뜻이지요.
터미널 구경 안 할 수가 없습니다.
드디어! 승차권 발매기가 들어 왔습니다. 발매기 설치 이전에는 현금만 받아 불편했지요.
터미널 안에서 출발하는 버스 시간표. 평택행 시내버스도 안으로 들어가서 타야 합니다.
터미널 안에서 출발하는 다른 노선.
시외버스 시간표.
성환에 정차하는 시외버스는 평택-전주뿐입니다. 성환과 천안을 거쳐가고 구간승차를 받아주기 때문에 시간표가 기재되어 있습니다.
찍을 사진은 다 찍었으니 터미널 바깥으로 나갔습니다.
19시 3분 촬영.
시내버스 노선 개편 안내를 BIT에 띄우는군요. 8분 남았습니다.
정류장에 설치되어 있던 열선 의자.
C 110 1911-1951 0 0
예상대로 10여 분 걸려 도착했습니다.
차 안에 노선 개편 안내지가 붙어 있더라고요. 얼마 안 남았으니.
성환읍내 빠져나가 1번 국도 올라가자마자 지인께 연락 드렸습니다. 지금 경부선 따라 여행 중이고, 110이 천안역에서 710을 잡아줄지 모르겠다고.
성환에서 천안까지 버스로는 빨라도 30분 걸립니다. 천안역 근처 터미널에서 다음에 타야 할 710이 출발하는데, 오거리에서 신호 잘못 걸리면 놓쳐버리게 됩니다. 전부 알고 있었지만 1번 국도는 늘 그렇듯 막히고, 그나마 원활한 구간에서도 천안 치고 천천히 가더군요.
직산역입구 1927, 두정역입구 1936 통과하고 터미널 앞 방죽안오거리에서 신호대기 중 710이 좌회전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할 수 있는 건 없으니 그대로 타면서 앞을 봤고, 천안역에서 710이 비상등 켜고 오래 서 있는 모습이 보이니 잘 하면 따라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두 노선은 우성VIP 아파트 정류장에서 만납니다.
710은 온양나드리를 경유하느라 약간 도는데다 고가도로 아래 유턴 구간 때문에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빨리 가 봐야 막차 시간 맞춰 출발해야 하니 이득도 별로 없고요. 반면 110은 직진만 계속 하면 됩니다.
실패한 사례도 여럿이지만, 710이 정차를 오래 할 정도면 안전 문제로 무리한 주행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 판단했고 110은 사거리 신호 하나만 잘 넘으면 되기 때문에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7시 51분에 내렸습니다.
뒷모습 사진 한 장 찍고 BIT(안내단말) 확인하니
"710 잠시후 도착"
성공했습니다. 한 신호 차이로.
사진 올릴 공간 여유가 조금 남긴 했으나, 다음 글로 넘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