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1일. 이제 마지막 여행지인 로마, 오늘은 콜로세움부터 먼저 가야겠습니다. 콜로세움은 지하철 B선 colosseo역에서 내리면 되죠.
그래서 숙소 근처의 Castro Pretorio역으로 갑니다, 테르미니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지하철 B선 역이죠.
그런데 지하철이 세기말 수준이군요. 관리가 엉망입니다. 프랑스 지하철에 낙서보고 욕한 거 취소하고 싶을 정도. 한국 지하철이 얼마나 우수한지 깨닫게 해 주죠. 이런거 보고 국까들은 뭔 소리를 할려나.
아무튼 colosseo역 도착. 이탈리아인들은 콜로세움을 콜로세오라고 부르죠. 콜로세움 하면 잘 못알아 듣더라고요.
역 나오자마자 바로 콜로세움이 보입니다.
다만 제가 온 시간이 8시 30분이라 입장이 시작되는 9시까지 주변을 둘러보도록 하죠.
주변에 이렇게 널부러진 돌덩이들도 역사가 기본 2천년은 되었고, 일부러 이렇게 놓은 것이 복원이라네요.
이거 어디서 보신거 같죠. 파리 개선문같이 생겼다고 생각하면 정확히 보셨습니다. 이 문이 바로 파리의 에투알 개선문의 원조죠. 이름은 콘스탄티누스 황제 개선문. 1500년 넘게 서 있는 이 대리석 석조 문은 로마에서는 가장 큰 개선문입니다.
이렇게 둘러보면서 기다립니다. 이제 슬슬 줄이 생기기 시작했ㄴ요.
여기에서 기독교도들이 많이 순교했다고 교황이 붙여놨는데, 그게 실제인지는 이견이 많다고 하네요. 여기서 십자가형을 했다거나 사자밥으로 던졌다거나 하는 그런 이야기들 말이죠. 뭐 아무튼 지금은 성지로 취급받고는 있죠.
이제 줄 서야겠군요. 아침 일찍인데다가 비수기라서 이렇게 느긋하게 돌아볼 수 있었죠. 성수기에는 오픈 한시간 전부터 줄이 엄청 늘어진다네요.
일단 콜로세움은 팔라티노 언덕+포로 로마노+콜로세움 이렇게 묶은 통합권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가격은 12유로입니다. 저는 로마패스로 여기를 들어갔죠.
일단 입장 후 2층으로 올라가 이렇게 둘러보게 되어 있습니다.
이 버섯같은 나무들은 소나무들입니다. 왜 이렇게 생긴건지는 나중에 설명하죠.
콜로세움은 그 규모나 구조 등이 지금 스타디움과 다를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이걸 그대로 복원+복제하면 지금 써도 별 문제가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층에서 보는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개선문과 곧 갈 포로 로마노와 팔라티노 언덕. 그리고 1층 내려가면 스타디움의 그라운드가 보이죠.
여기는 지하실이지만 지붕이 다 날아가서 이렇게 된겁니다.
이제 다음으로 갈 곳은 포로 로마노와 팔라티노 언덕이군요. 콜로세움과 붙어 있습니다.
팔라티노 언덕은 로마의 시조 로물루스가 처음 로마를 세웠다는 건국신화의 장소이자 로마의 시작점, 포로 로마노는 그 로마의 중심지였죠.
그 첫 시작은 티투스 황제의 개선문.
이 곳의 끄트머리이자 캄피톨리노 광장으로 이어지는 세베루스 황제의 개선문까지..
이탈리아식 복원의 특징은 유적을 복원시키기보다는 이렇게 무너지고 파괴된 모습을 그대로 놔두되, 원래 자리에 가지런히 정리해 놓는 방식을 취합니다. 그렇게 한 뒤에 사람들에게 이 건물의 모습을 상상하고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하는 거죠. 어설프게 복원해 고증이 틀리는 것보다는 이게 낫다는 생각도 들지만, 기본지식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폐허만 보인다는 단점이 있죠.
로마의 도시는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도시 중앙에 광장을 만든 뒤 그 주변에 바실리카(관청, 후에는 대성당으로 뜻이 바뀜), 법원, 그리고 신전을 세우죠. 그리고 그 광장에서 뻗어나가는 돌길을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됩니다. 포로 로마노는 바로 그 로마식 도시의 모델이자, 로마 제국의 중심지였죠. 지금은 폐허만 남았지만, 제 머릿속에서는 상상력과 뇌내 보정으로 로마시대의 시가지가 보이는 거 같군요.
이제 세베루스 황제의 개선문 옆의 계단을 통해 캄피톨리오 광장으로 가보죠.
계단 위에서 보는 포로 로마노..
그리고 갈매기? 왜 여기 있지..
로마는 이렇게 곳곳에 식수대가 있습니다. 마시건 말건 그건 여러분 맘이지만, 저는 일단 마셨습니다. 물갈이 같은 거 안 하는 채질이라서 문제없이 다녔죠.
캄피톨리노 광장까지 왔으니 카피톨리노 박물관을 간단히 보고 가야겠죠. 캄피톨리오 광장을 중심으로 양쪽에 있는 건물들이 바로 박물관이죠. 지하로 이 두 건물이 이어져 있어요. 입장료는 성인 학생 각각 14, 12유로. 하지만 저는 로마 패스로 여기를 다녀갔습니다.
이 곳은 최고의 고대 조각들을 모아놓은 곳으로 유명하죠. 다만 몇몇 곳을 사진 찍지 못하게 해서 못 보여주는 조각들도 있는데 대표적으로 코모두스 조각 등이 있죠..
발 크기가 짐작이 가시죠.
콘스탄티누스 황제 두상. 세계사 교과서 사진과 달리 생각보다는 멀쩡하고 덜 기괴하더군요.
청동 늑대상. 아래의 두 아기는 로물루스와 레무스.
아르테미스 여신상...
죽어가는 갈리아인
에스퀼리노의 비너스상 등... 그 외에도 많은 조각들이 있으니 가볼 가치는 있을 겁니다.
캄피톨리노 광장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기마상. 원레는 산 조반니 라테라노 대성당에서 콘스탄티누스 황제 동상이라 불리며 있었다가 여기로 왔죠.
로마에서 가장 신성한 언덕으로 불리던 이 광장, 지금은 로마에 오는 사람들에게 필수코스가 되었죠.
캄피톨리노 광장의 특징은 바로 이 계단. 내려갈 때는 완만해 보이지만..
올라갈 때는 꽤나 급경사로 보이죠. 미켈란젤로가 착시현상을 이용해 만들었죠.
캄피톨리노 광장으로 가려면 버스를 타고 가거나 아니면 지하철 콜로세오 역에서 내린 뒤 포리 임페리알리 거리를 걸으면 됩니다. 걷고 싶지 않다 이럴 떄는 citymapper 어플을 까신 뒤 검색하거나 가이드북에 나오는대로 버스를 타는 것이 낫습니다.
다음으로 갈 곳은 베네치아 광장.
이 곳은 베네치아 광장에 있는 빅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이죠. 이탈리아 통일을 기념하기 위해 지은 건물로 여기 전망대에서 로마 전경을 볼 수 있는데 비용은 7유로.
베네치아 광장에는 서기 110년경에 세워진 트라야뉴스 황제의 원주가 세워져 있죠.
이 폐허는 트라야누스 시장터입니다. 번창할 때는 150개가 넘는 가게가 늘어서서 식재료를 팔았다고 합니다.
빅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에는 이렇게 근위병들이 서 있죠.
이제 다음으로 갈 곳은 진실의 입. 지하철로는 B선 Circo Massimo역에서 내리면 되는데 저는 버스를 탔죠. 그런데 잘못 타서 1시간을 삽질했다가 도착했네요...
오드리 헵번이 출현한 로마의 휴일이라는 영화에서 히트치면서 명소가 되었지만, 실상은 그냥 이건 거짓말 한 사람이 입에 손을 넣으면 손목이 잘린다는 전설이 붙은 좀 유명한 하수구 뚜껑일 뿐이에요. 생각 외로 너무 명성이 과장된 느낌이네요. 차라리 이게 있는 산타 마리아 인 코스메딘 성당과 근처에 있는 치르코 마시모가 더 인상적입니다.
이 공터가 치르코 마시모입니다. 예전에는 전차 경기장이었죠. 그냥 보면 그냥 공터일 뿐입니다. 저는 여기서 앉아 빵과 오렌지주스를 마시며 벤허에 나오는 전차 경기를 상상했죠.
다시 돌아가서, 이게 그 진실의 입이 있는 산타 마리아 인 코스메딘 성당입니다. 이제 저는 테베레 강을 건너서 산타 마리아 인 트란스테베레 성당으로 갈 겁니다. 지금 있는 이 성당에서 20분 걸으면 되죠.
가는 길은 이렇게 골목길입니다. 버스를 타고 갈 수도 있는데, 그 경우에는 citymapper나 가이드북을 참조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왜 버스 노선을 안 적냐 하면 복잡하거든요.
유럽은 오렌지 팔 때 가지와 이파리를 붙여서 팔죠. 그러면 더 싱싱한 상태를 오래 유지해서 그렇다네요. 같은 만다린 오렌지인데도 껍질이 더 단단하며 향도 진해서 좁은 방에서 까며 귤 향기가 방 안에 찰 정도입니다.
여기가 바로 산타 마리아 인 트란스테베레 성당. 피에트로 카발리니가 제작한 모자이크 작품 마리아의 생애가 유명합니다.
이 화려한 성당을 둘러보고 나니 이제 1시 40분이군요. 이제 산탄젤로 성으로 갑니다.
산탄젤로 성까지 가는데 저는 버스를 타고 이 강을 올라갔죠. 지하철 A선 레판토역에서 갈 수도 있지만 버스를 타고 가는 게 더 가까울겁니다.
내린 뒤 건너는 다리에는 천사 상들이 있군요.
저기 산탄젤로 성과 천사의 다리가 보이는군요. 산탄젤로란 성스러운 천사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성스러운 천사의 성이죠.
이 특유의 모양은 아우구스투스 영묘를 본따 만들었는데, 이런 둥근 모양이 대포를 막는 데 의외로 효과가 있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사코 디 로마 사건으로 로마가 다 함락당한 와중에도 교황이 머무는 이 성은 무사했다고 합니다.
입장료는 10.5유로입니다.
교황의 성 답습니다. 화려해요.
여기는 5층까지 있는데 다 올라가려면 계단을 엄청 타야 하고 시간도 걸려서 오늘은 3층까지만 올라가고 말았습니다. 다음에는 다 올라가야지.
전망대에서 보는 모습..
산탄젤로 성은 공중에서 보면 마치 테베레 강에 붙어있는 별 모양인데, 이 모양도 역시 대포를 막고 적을 방어하는 데 이로운 형태입니다. 전형적인 보방식 요세죠.
아래의 산탄젤로성 정면에 있는 이 다리는 천사의 다리라고 합니다.
이제 카보우르 광장을 거쳐 지하철 A선 레판토 역으로 갑니다.
생각외로 거리가 되는 편이네요.
그리고 스파냐 역에서 내립니다. 이름만 봐도 짐작되겠지만 다음에 갈 곳은 스페인 광장, 그리고 그 근처에 있는 트레비 분수와 판테온이죠. 그런데 여기도 상태가 영 좋아보이지 않네요.
소녀 몇명이 이 파편을 줍는 척을 하면서 저를 치고 죄송하다고 합니다. 이건 전형적인 소매치기 수법이죠. 하지만 전 가방에 자물쇠를 매달고 있어서 보자마자 미안하다고만 하고 떠나버리네요. 이런 거 보는 맛으로 일부러 돈 9만원 들여서 팩세이프 가방과 자물쇠를 샀죠. 칼로 짖으려 해도 안에 철사가 막아주니 못 털어요.
여기가 스페인 광장입니다.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햅번이 여기서 젤라또 먹는 장면으로 유명해졌죠. 그런데 이 광장 위의 건물들이 공사중이라 흥이 좀 깨는 감이 있네요.
헌병이 폼도 잡아주면서 사진도 찍어주는군요.
군복은 확실히 멋지군요. 세이버도.
이건 바르카치의 분수, 즉 낡은 배의 분수입니다. 테베레강의 와인 운반선이 홍수 때 여기까지 떠밀려 왔는데 이거슬 모델로 로렌초 베르니니의 아버지인 피에트로 베르니니가 만들었죠.
다음에 갈 곳은 트레비 분수. Spagna여이나 Barbrnini역에서 10분 걸으면 되요.
그런데 공사중이라서 영... 1센트 동전 던져봤는데 빗나갔군요. 그냥 판테온으로 직행해야겠어요.
소문으로 듣던 신부 달력...
판테온은 트레비 분수에서 5분 정도 걸으면 있습니다. 가까워요.
이게 판테온입니다. 로마 건물 중 가장 완벽하게 보존된 건물이라고 불리죠.
앞에는 오벨리스크가 있죠.
로마 걸어다니다 보면 이렇게 로마군 코스프레한 사람들이 있는데 이 사람들은 함부로 찍으면 안 됩니다. 돈을 요구하거든요. 물론 이건 불법이죠. 우연히 찍힌 사진인데 본의 아닌 몰카가 됬군요.
판테온은 원래 아우구스투스 황제 시대 아그리파가 지었고, 후에 하디리아누스 황제가 제건했죠. 이 곳은 로마 제국 내에 있는 여러 민족의 신이나 귀신들을 숭배하는 만신전이었고, 후에 성당으로 개조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죠.
이 곳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지름 43미터의 돔. 1958년 파리 CNIT가 지어지기 전까지 가장 큰 콘크리트 돔이었죠. 이 돔과 천장은 판테온의 넓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죠.
수많은 신을 모시던 만신전이 유일신을 섬기는 교회가 된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드는군요.
참고로 여기도 파리 팡테옹처럼 영묘로도 쓰이는데,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등이 여기에 매장되기도 했죠. 이제 오늘 여행은 이걸로 마쳐야겠네요.
저녁.. 이걸로 끝이 되야 하는데 내일 남부투어 가기위한 집합장소를 찾아서 둘러봐야 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으로 갔습니다.
야간+파노라마의 처참한 결과.. 이 곳은 테르미니역 24번 플렛폼 방향 출구에서 500미터 내려가면 보입니다.
정 모르겠다면 이 탑과 광장 앞의 성모 마리아가 올라탄 기둥을 찾으면 됩니다.
성모 마리아께 바쳐진 성당 중 가장 오래된 성당인 이 곳이 세워진 일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서기 356년 8월 4일 교황 리베리우스가 꿈을 꾸었는데 성모 마리아가 강림해 눈이 내린 곳에 성당을 지으라고 지시를 해서 깨어나 찾아보니 바로 이 곳에 눈이 내렸다고 합니다. 한여름인 8월 5일에 말이죠. 그래서 여기에 성당이 세워졌죠. 이 성당은 산 피에트로 대성당,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당, 산 파울로 푸오리 레 무라 대성당과 함께 로마 4대 성전이자 가톨릭 세계의 성지 중 하나입니다.
내부는 화려함의 극치죠.
미사 중이라서 제대로 둘러보지는 못했는데 그게 아쉬울 뿐이에요. 이 곳은 저녁 7시가 되면 미사를 하는데, 들어갈 수는 있지만 관람이 제한되죠.
무사한 여행과 무탈한 한해를 기도하며 돌아갑니다.
테르미니역을 지나서...
호스텔로 돌아갑니다. 이걸로 오늘 하루는 끝. 그리고 내일 남부투어를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7시까지 방금 간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에 집결해야 해서요. 무사히 깨어나길.
콘스탄티누스 황제 두상은 코 모양이 굉장히 리얼하네요. 실제로 저랬을 것 같네요.
진실의 입에서 사진 찍힌 사람 호무라님인가요?
막바지에 나오는 대중교통 내부 사진은 시내버스인가요?
로마편은 역시나 사진이 엄청 많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