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4일. 오늘부터는 프라하에서 여행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갈 곳은 프라하 성. 가는 길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걸어갈려면 네루도바 거리에서 정문까지 걸어가면 됩니다. 하지만 저는 트램을 타고 갔죠.
트램을 타기 위해 일단 트램 역으로 갑니다.
오래되어 보이는 차군요. 한 30년 되어 보이는데.
그리고 깨알같은 기아 차도 있고요.
트램 역입니다. 제가 탄 곳은 근처에 테스코도 있어서, 남은 여행동안 여기에 신세 많이 졌습니다.
트램 티켓. 프라하의 트램 티켓은 한번 타면 끝인 게 아닌 1시간 2시간 이런 식으로 기한이 있어서 그 시간 내하면 무제한으로 탈 수 있죠. 가격은 24코루나. 1코루나가 40원이라 생각하면 꽤나 저렴한 편이네요.
트램을 타고 prazsky hrad 역에 내립니다. Pohorelec역에 내려도 상관없어요.
트램이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데, 그게 더 멋있는 거 같군요.
프라흐스키 흐라드역에서 내린 뒤 조금만 걸으면 바로 프라하 성으로 통하는 다리가 보입니다.
성문 앞에는 근위대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거와 별개로 그 근처에는 위장복을 입고 cz-805라는 총을 든 병사가 또 있더군요. 테러 때문에 유럽 전체가 치안이 강화된 것이 눈에 보입니다.
매표소에서 티켓을 삽니다. 롱 비지트와 숏 비지트가 있는게 저는 숏 비지트를 샀죠. 가격은 어른 250, 학생 125코루나고, 이 성의 핵심인 성 비투스 대성당과 구왕궁, 성 이르지 성당, 황금 소로를 볼 수 있죠. 하나하나 다 둘러볼려면 로 비지트를 끊는 게 좋은데 그건 어른 학생 각각 350, 175 코루나고 모든 곳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흐라흐차니 광장을 둘러본 뒤 갈 곳은 바로 프라하를 상징하는 성당인 성 비투스 대성당입니다.
규모가 엄청나서 사진으로 잡아낼 수가 없네요. 고딕 양식 특유의 높은 첨탑과 화려한 장식이 볼거리입니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할 뿐.
성 비투스 대성당은 체코의 수호성인인 성 요한 네포무크의 무덤이 있는 성지이기도 합니다.
웅장한 고딕 양식 성당 내부도 볼거리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바로 아르누보의 대가 알퐁스 무하가 제작한 스테인드 글라스죠. 이건 사진으로 보는것보다 직접 봐야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죠.
프라하를 온 분들은 아마 프라하 성은 반드시 갈 것이고, 프라하 성에 갔다면 반드시 여기는 갔다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만약 여행 일정에서 그걸 빼거나 흥미가 없어 패스하려고 하시는 분은 반드시 가 보시는 걸 추천해요.
성 비투스 대성당 다음에 갈 곳은 구왕궁입니다. 하지만 가는 길에 보이는 건물들과 오벨리스크, 장식들 역시 볼만합니다.
구왕궁은 다른 것보다 기둥 없는 방 중 최고 규모인 블라디슬라프 홀로 유명해요. 지금은 대통령 집무실 겸 영빈관이라 이 방 정도만 보고 나와야 하죠.
이걸 보며 느끼는데 성 비투스 대성당도 규묘가 상당하구나 싶더군요. 프라하 성 규모가 상당히 큰데 그 성 어디에서도 첨탑이 보인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니 말입니다.
다음으로 볼 곳은 성 이르지 성당입니다.
딱 봐도 엄청 오래된 이 성당은 체코애서 가장 오래된 성당 중 하나죠. 920년에 블라디슬라프 1세가 세운 이 성당은 천년의 세월을 버티면서 지금도 우뚝 서 있습니다.
다음으로 갈 곳은 황금 소로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중국인 관광객 100명이 몰려들더군요. 좁은 길에 100명의 사람이 몰리니 천천히 둘러볼 수 없었어요.
황금 소로는 작은 골목인데, 여기가 황금 소로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여기에 황금 장신구를 만드는 사람이 있었다는 설과 연금술사가 있었다는 설이 있기 때문이죠. 지금은 유리 공예품 판매점과 음식점, 그리고 프란츠 카프카의 집 등이 관광객을 맞이합니다.
황금소로 끄트머리에는 지하 감옥 등이 있습니다.
무기고도 여기 근처에 있다는데 못 들어가 봤네요. 뭐 다음에는 롱 비지트를 끊어 천천히 두러봐야겠어요.
프라하 성에서 보는 프라하 시내 아름답지 않나요. 하늘만 맑다면 완벽할듯.
이제 왔던 길로 돌아갑니다.
화약탑. 프라하 시내의 화약탑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여기는 군사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무기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제 숏 비지트로는 못 가니 패스. 한번 석궁 쏴 보고 싶었는데.
둘러보고 정문으로 올 시점에는 이미 근위대 교대식이 끝났던 모양입니다.
그거와 관계는 없지만 어째 복장이 러시아군 같은 건 기분탓일까요.
정문에서 내려가면 네루도바 거리가 나옵니다. 성 미쿨라세 성당에서 프라하성 정문까지 이어지는 거리죠. 네루도바 거리는 지하철 A선 Malostranska역을 통해서도 접근 가능해요.
트레들로. 체코 가면 반드시 먹어봐야 하는 빵 중 하나죠. 밀가루 반죽을 돌려가면서 굽고, 굽는 과정에서 설탕과 시나몬을 뿌립니다. 체코 있르면서 하루에 1개는 꼭 먹은 거 같네요. 가격은 대충 50~60코루나 정도.
네루도바 거리는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번지수 표시를 특이하게 했다는 거죠.
바로 이렇게 말이죠. 문 위의 별 보이시죠. 이게 번지수 표시입니다. 1587년부터의 전통으로, 자신의 직업이나 가문 문장, 좋아하는 상징을 조각하거나 그려서 주소를 구분했다고 합니다.
47번지의 태양 두개.
27번지의 황금 열쇠.
20번지의 이탈리아 대사관. 호엔슈타인 궁전이라고도 불리죠.
5번지 루마니아 대사관. 무어인 조각이 유명하죠.
3대의 바이올린. 하여튼 이런 번지수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가는 줄 모르실겁니다. 걷다가 배고프면 트레들로를 사 먹고, 점심이 되면 밥을 사 먹고. 제가 프라하 성을 보고 여기 걸을 때 쯤 되니 점심시간이더군요.
그래서 굴라시를 사 먹었죠. 소고기를 넣은 스튜 같은 요리입니다. 만약 여기에 고추가루 같은 걸 뿌리면 아마 한국인들도 엄첨 좋아할 그런 맛이에요. 그리고 여기에 맥주나 음료수, 팁 등 다 해도 한국 돈으로 만원 정도.
점심을 먹고 나오자마자 네루도바 거리의 끝에 도착한 걸 알았습니다. 바로 성 미쿨라세 성당이 저를 맞이해서 말이죠.
이 바로크 양식의 웅장한 성당은 1751년에 세워졌고, 중앙 제단에는 황금 옷을 입은 성 미쿨라세 성인의 조각상이 있죠.
입장료는 성이 학생 각각 70, 30 코루나입니다.
이 성당에 있는 오르간은 모차르트도 연주했을 만큼 유명한 악기죠. 이제 프라하 성과 말라스트리나 지역은 대충 다 둘러본 거 같으니 숙소에 돌아가서 쉬어야겠습니다.
숙소로 돌아가려면 블타바 강을 건너야 하죠. 블타바 강에는 많은 다리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다리가 바로 카렐교입니다. 카렐교로 건너가 보죠.
그런데 프라하 사람들 중에서는 카렐교가 어디 있냐고 하면 못 알아듣는 사람도 가끔 있습니다. 그럴 때는 카렐이 아니고 찰스라고 영어식으로 물어보면 대충 알아듣더군요. 찰스 브릿지라는 이름이 익숙할 정도로 외국인들이 많이 오는 명소라는 의미겠죠.
탑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카렐교의 시작이죠.
이 차 멋지네요.
카렐교의 시작.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라고 흔히 불리는 이 곳은 난간마다 조각상이 있어서 그걸 구경하면서 걸어가보죠.
조각상에 대한 자세한 건 위키백과같은 인터넷 사이트나 가이드북 등을 참조하세요.
다리 위에는 조각상 외에도 무명 화가, 잡상인들도 꽤나 있습니다.
모둔 조각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동상은 바로 성 요한 네포무크 동상이죠. 그는 바플라프 4세가 왕비 조피에를 의심해서 그에게 고해성사 내용을 알려달라고 한 명령을 거절했죠. 왜냐하면 고해성사는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죠. 그러자 왕은 분노하여 요한 네포무크를 블타바 강에 산 채로 수장시켜 죽였는데, 그가 죽은 후 별 5개가 그 시신 위에 비쳐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요한 네포무크를 묘사할 때는 별 5개를 반드시 그리고나 세겨 넣습니다. 결코 원수 계급이거나 아니면 돌침대처럼 유사품 주의하라고 세긴 게 아닙니다.
그 이후 요한 네포무크는 성인으로 존경받게 되었고, 이 조각상은 소원을 이루어준다는 전설이 생겼죠. 사람들이 하도 문지르면서 기도를 해서인지 다른 데는 거무튀튀한데 특정 부위만 황금빛으로 빚나고 있죠.
하느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그는 지금도 체코의 수호성인이자 성직자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이것도 요한 네포무크와 관련이 있죠.
조각상과 다리 끝의 탑, 그리고 블타바 강이 카렐교를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모이게 합니다.
카렐교를 건너가 강변에서 찍은 프라하 성 사진. 날씨만 푸르면 정말 예술일텐데. 누가 이 사진에서 하늘만 푸르게 합성해 줄 수 없을까요.
강변을 따라 걸어가봅니다.
카렐교 전겨이죠.
시나고그나 한번 갈까 했는데 안식일이라고 문 닫았어요.
도색이 특이해서 찍어본 거.
구시가 광장으로 가 보죠.
구시가 광장은 이틀 뒤에 또 갈 것이고 그 때는 찬찬히 둘러볼겁니다. 그래서 설명은 생략하죠.
이 곳도 성 미쿨라세 교회입니다. 말리스트라나에 있는 것과 이름이 똑같지만 규모가 약간 작죠.
그런데 공사중이라 못 들어가네요. 거기에 걸린 샹델리제가 유명해서 입구에서 찍었는데 흔들렸내요.
주말이라서 구시가 광장은 볼거리가 많네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시위도 있고.
이런 인간 조각상도 있죠.
오늘은 그냥 숙소 돌아가는 김에 들른 거라서 간단히 돌아보고 가는데, 이 구시가 광장 나중에 찬찬히 다시 둘러봐야겠어요.
체코는 크리스탈 공예가 유명하죠. 스와로프스키도 체코에서 시작한 브렌드라죠.
도색이 특이해서 찍어봤습니다.
재주는 애완 돼지가 넘고 돈은 사람이 챙긴다...
바츨라프 광장에 도착했군요. 그러면 이제 숙소는 가깝다는 이야기.
가는 중간에 테스코에서 내일 먹을 일용할 양식을 구하러 갔죠.
물가가 엄청 싸네요. 한국의 10~15년전 물가 같아요. 사랑해요 체코 물가여.
저녁을 먹고.. 내일은 일찍 일어나야 합니다. 왜냐하면 체스키 크룸로프에 가야 해셔죠. 동화책에 나올 거 같은 중세 도시, 왕복 8시간의 머나먼 도시, 하지만 갈 가치가 있는 도시를 다음 편에 소개해 드리죠.
이 동네는 따로 관광지 갈 필요도 없고 그냥 동네 자체가 유적지고 관광지네요.
저 굴뚝같이 생긴 빵은 예전에 코엑스에서 베이커리페어 할 때 본 적 있는데 너무 늦게 가서 못사먹은 기억이 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