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번 주말은 출사를 나갈 예정이긴 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대충 혼자서 느긋하게 정선 정도나 갔다 올까 싶긴 했습니다만...
최근에 카메라를 샀다는 녀석에게 전화가 옵니다. 뜬금없이 온답니다. 군산에서 출발해서요. 분명 가평에 있는 녀석이었는데...
어쨌거나, 그런 관계로 같이 출사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바디로는 지난번의 소니 a6000을 대체한 a6500이 수고해 주었고,
렌즈는 이번에 들인 SEL24F18Z, 그 외에도 SEL55F18Z, SELP18105, 삼양 12mm f2.0 NCS가 수고해 주었습니다.
일단 늦은 저녁에 도착한 관계로, 사온 음식에 추가로 요리를 해서 밥을 먹고 스위치로 게임을 하며 놉니다.
그러다가 한숨 자고 다음날 정오즈음 해서 출사를 떠날 예정이었는데, 다 정리하니 새벽 5시쯤 되더군요.
그런데 갑자기 동해안에 온 겸 일출을 보러 가자고 해서...
왔습니다. 차로 10분정도 거리에 있는, 울진 읍내쪽의 해변가입니다.
다행히도 해가 뜨기 전에 도착했습니다. 날이 흐려서 좀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도 구름은 딱 멋있을 만큼 끼었네요.
떴습니다, 해. 초광각인 12mm 하나 달랑 들고 간 터라 해가 너무 작아서 별로 볼품은 없네요.
가지고 있던 탐론 18-200mm도 팔아버렸으니, 이제 초망원은 없기도 하지만요.
대충 그렇게 날이 밝고, 삼척에 있는 황영조 기념공원에 가서 동상도 한번 찍어 봅니다.
다른 각도에서도 한 번. 사실 에전에 왔을 때도 정확히 이 각도로 찍었던 적이 있습니다.
가장 멋있게 찍히는 각도인 것 같아요.
삼척에서는 막국수를 먹으려 했으나, 주문이 너무 밀린 데다가 다운타임이라 4시 반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 관계로 삼척은 넘어가고 동해에 가서 능나도 회냉면집에 왔습니다.
수육은 준수합니다. 하지만 옆에 있는 명태회무침과 백김치랑 같이 먹으면 훌륭합니다.
물론 메인 메뉴는 회냉면이죠. 육수를 살짝 붓고 한장 찍어봅니다.
이걸 먹자고 여기까지 40분을 차를 달려 올 정도의 맛은 아니었지만, 동해에 온다면 종종 먹어볼만한 집인 것 같습니다.
삼척에서 먹지 못한 막국수가 아쉬워서 그런지, 강릉에 와서 형제막국수 집을 가 봅니다.
물과 비빔이 있었는데, 저는 물을 시켰습니다.
강원도 특유의 크게 자극적이지 않은 슴슴한 맛과 메밀면의 뻑뻑한 맛이 훌륭했습니다.
강릉에서 한시간 거리에 산 지도 꽤 됐지만, 강릉에 맛집이 이렇게 많다는 건 이제야 깨닫고 있습니다.
가게 앞에서는 개를 키우고 있습니다. 포토제닉합니다.
이 다음으로는 커피로 유명한 테라○사를 찾았습니다만... 가게가 이전한 이후로 뭔가 예전같지 않습니다.
이번에도 늦게 가서 빵은 다 나간지 오래였고, 사진 찍을만한 소품도 별로 없어서 인물사진만 찍었네요.
여기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밤하늘 사진을 찍겠다고 주문진에서 6번 국도를 타고 내려가 봅니다.
목적지는 대충 오대산 국립공원 정도. 6번 국도가 좀 외진 곳이다 보니 광해가 그나마 덜하지 싶어서 선택했습니다.
9시쯤 오대산 진고개 정상에 도착해서 보니 달은 너무 밝고 구름이 너무 끼어 은하수를 보기에는 무리였습니다.
일기예보를 보니 3시쯤 되면 달은 지고 구름이 갤 거라고 하기는 하는데, 새벽 3시까지는 한참인 관계로...
여기서 진을 치고 기다려야 하나 마나 하다가, 저는 어쨌거나 전날 밤을 샌 게 너무 피곤한 관계로 한숨 자기로,
그리고 같이 온 녀석은 다음 날도 일정이 있는 관계로 먼저 내려가기로 합니다.
...뭐, 한숨 잔다는 게 딱 3시 좀 안 되어서 일어난 관계로, 저는 은하수를 볼 수 있었지만요.
미국의 사막에서 본 은하수보다는 당연하지마는 조금 못했습니다. 그래도 뭐, 나쁘지는 않았네요.
현대 사회에서는 은하수를 맨눈으로 본다는 것 자체가 특별한 의미를 가지게 되었으니까요.
여기서부터는 혼자서 출사를 달렸습니다. 그래봤자 바로 다음날 정도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