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녹원.
선비들의 주 무장인 대나무가 곳곳에 놓여있는 담양의 명소입니다. 국수거리에 가서 갈비탕을 먹은 후에 갔지요.
아무 의미없이 놓여있는 수차와, 운영 및 관리금의 부수입원일 소원성취를 가장한 동전넣기.
계단을 오르라 강요하는 전망대. 사실 전망대 위에서의 풍경보다, 저 멀리서 돌출된 전망대를 보는 조경이 훨 근사합니다.
올라서 찍었지만 보시다시피 뭐... 와닿는 무언가가 없습니다.
이 곳은 무료로 해줍니다.
최소한 5분만 서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바램은 실패했습니다.
디지털 사진, 유사영상을 보는데 할애한 시간은 각각 길어야 1분이었거든요. 주어진 시간이 너무 촉박했어요. 확실히 흥미가 좀 동하긴 했습니다만, 현대미술의 변화보다도 현대인의 성미가 더 빨라진 게 아닐까요.
그냥 TV가 매우 커서 찍었습니다. 75? 85?
담긴 사진은 투명한 유리병에 비친 상이 움직이는 디지털 사진이었습니다.
전시된 사진보다도 눈에 들어온 묘한 포즈의 판다들.
판다? 판다!
도중에 숲 오솔길 같은 게 있더군요. 자유를 갈망하는 몸 답게 당연히 탐방 개시. 들어가다보니 토토로에 나오는 듯한 숲요정 동굴길 같은 게 나왔지만, 반겨준 것은 담배곽 뿐이었어요.
담배피는 요정은 필요 없다 싶어서 탐방을 중지하고 다시 갈 길을 갔습니다.
선사기술... 읍읍
순간 주변에서 황토를 구하고 싶어졌었다고 합니다.
판-다-
이-예이!
작긴 한데 판다가 있으니 그걸로 만족합니다.
의문의 구조체 큐브.
열고 들어가니 끝없이 하얀 방이 나오더라는... 그랬으면 좋겠다고 망상을 잠시 했으나 그냥 오브제였습니다.
죽창다발!
처럼 생긴 대나무 의자입니다.잘 굴러가게 생겼어요.
사실 저 밑의 한옥같은 집들은 가게도 있지만, 일반 주택도 있습니다.
나가는 길 찾다가 주차장쪽으로 빠진다는 게 마을길로 빠져서, 의문의 지름길을 탔습니다.
지역 명물이라는 도넛. 시식을 권하길래 언제나처럼 먹고 탈주하려고 했으나 그러기엔 너무 맛있는 도넛이었습니다. 결국 들어갈 때 시식하고 나오면서 샀습니다.
위에 들린 것의 이름은 죽스크림었던가... 아, 댓잎 아이스크림?
색은 분명 대나무잎 추출물같아 보이지만 전 저게 무슨 맛인지 정확히 풀어낼 수 있습니다.
뚜기뚜기 핫케잌 가루를 물에 풀어 만든 반죽을 손가락에 찍어 먹으면 나는 그 묘한 부드러운 단맛입니다.
사진 용량이 끝났군요.
이후에는 걷고 걷고 걸으며 얼어붙은 강물을 본다거나, 다인승 자전거를 타는 커플과 가족들을 구경한다거나, 추워서 바들바들 떤다거나, 닭꼬치를 사먹었는데 버릴 곳이 없어서 오래토록 꼬치를 들고 다녔다거나 그런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후 광천 유스퀘어에 가기 위해 탄 버스 창가에 기대 앉아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다 황급히 찍은 사진입니다.
저런 잔악무도한;;
이제 까마귀기행록의 발행은 한동안 중지될 예정입니다. 나중에 다시 올릴 그 날을 기대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