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시판에 고양이 카테고리를 넣어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순수하게 개인적인 이유군요.
폭우를 뚫고 어제 밤에 집에 오니, 지하 주차장에 세워둔 차 아래에 고양이 한마리가 있더군요. 등이라도 좀 만져볼까 싶어서 나오라고 꼬드겼지만 안나오고. 씁 그럼 어쩔 수 없지 하고 돌아서서 복도 유리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고양이가 나와서 유리문 앞까지 걸어왔어요.
그냥 차 아래에 계속 있었으면 모르겠는데, 저렇게 나오는 걸 보면 사람한테 뭔가 바라는 건 있지만 무서워서 가까이 오진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누라보고 고양이좀 지키고 있으라 하고 참치캔 하나를 따서 줬더니 잘 먹는군요.
참치캔을 그대로 주면 안 좋다고들 하죠. 두 가지 의미에서. 저는 고양이 혀나 입이 다칠까봐 무서워서 우유곽 찢어서 거기에 부어줬네요. 그리고 참치의 소금기 때문에 고양이 건강에는 안 좋다고 하지만, 어떻게 보면 참치 기름도 대단한 에너지원이니 그냥 다 줬어요. 어차피 비 많이 오니까 물은 실컷 마실거라.
저걸 통으로 다 먹었으면 배까지는 아니어도 등이라도 좀 만지게 해줘야지, 먹고 나서 총총총 걸어서 원래 있던 차 아래로 들어가네요. 어쨌건 기분은 좋네요. 마누라가 고양이 보고서 출산한지 얼마 안 된 애 같다고 하던데.
저같은 덩치가 가까이 가서 사진 찍으면 애가 도망갈듯 하여 마누라보고 사진 찍으라 했더니만 너무 저화질이군요. 제 카메라로 찍었으면 낫지 않았을까 싶지만, G6도 그렇게까지 좋은 카메라는 아니라서..
디테일이 아주 좋진 못합니다. 그냥 리사이즈해서 대충 올리는 용도로만 써야할 듯.
동네에 고양이가 참 많은데 이 녀석만큼 팔자 좋은 애도 없을거에요. 아니 넉살이 좋다고 해야하나. 지 밥그릇은 지가 챙기는거죠.
이런거 보다보면 이 동네에 정들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