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추워서 기침과 콧물이 나와 야로나인가 식겁하며 출근한 2023년 5월 1일, 오늘이 노동자의 날이라지만 토요일 알바(?)에 오늘도 정상근무, 그리고 3일 철야 풀타임 근무가 기다리는 참으로 험난한 일주일의 시작입니다.
그래서 오늘 점심은 무엇을 먹어야 일주일을 버틸지 약 18초의 마라톤 뇌내 시냅스 회의를 거친 끝에 중국음식과 일본음식은 질렸고 돈이 없으므로 뜨끈하고 든든한 국밥을 먹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국밥집은 천지삐까리인데 뭘 먹어야 천년 만년을 뒤돌아봐도 후회가 없을 것인가 고민한 끝에 지난번 기글에도 올라온 오래된 순댓국밥 노포가 있음을 알고 점심 먹기 위한 외출 절차를 밟은 후 비호처럼 달려갔습니다.
역시 맛집답게 대기시간이 좀 걸렀으아 아무렴 어떻습니까? 뜨끈한 국밥 한그릇이 나오니 그걸로 된 것을. 오소리감투와 머리고기, 염통, 소창과 대창 등 내장과 잡고기, 그리고 순대가 들었습니다. 국물은 적당히 잡내가 나지 않고 담백하지만 소금, 새우젓, 후추, 들깨가루, 깍두기 등으로 간을 맞출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로 큰 흠이 없고 안정적인 맛이네요..
일하러 나온 게 슬픈데다가 그리고 3일간 풀타임이라 걱정 앞서는데 그 우울감을 한방에 날려 버립니다.
이것이야말로 순대국밥이 가져다 준 작은 기적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