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텍스 때 다녀온 사진입니다. 그 동안 바빠서 못 올리고 있다가 이대로 가다간 영원히 못 올릴것 같아 생각난 김에 몰아서 올려봅니다.
인천 공항에 가면 항상 공항 터미널에서 버거킹을 먹습니다. 이건 제 의식과도 같아요. 저 때 한참 3층이나 4층 스택 버거가 유행해서 그걸 시켜보려 했는데, 인천공항점은 그런 특수 프로모션 제외 대상이라는 걸 잊고 있었네요.
그런데 작은 거 먹길 잘했어요. 저걸로도 배가 불렀거든요. 요새 왜 이렇게 양이 줄었는지...
그런데 배가 부르나 마나 기내식 주는 건 먹어줘야 합니다. 안 먹으면 손해보는 느낌이잖아요? 이렇게 궁상만 안 부려도 살이 좀 덜 찔텐데.
대만 공항의 세관 단속 안내문. 육류나 과일을 가져오지 말래요. 제 백팩의 케이블 뭉치가 엑스레이에 고기 덩어리처럼 나왔다 열어서 보기도 하더라고요.
타오위안 공항에서 공항철도를 타고 타이페이 메인스테이션으로 와서, 지상으로 안 나가고 지하통로를 가면 비디오 게임/애니메이션 관련 상가들이 즐비한 Y 구역을 지나야 합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콘솔 게임기엔 별 관심이 없고, 애니도 이젠 시들해서 살 것도, 구경할 것도 없네요. 차라리 컴퓨터라면 일이니까 구경한다고 생각했을 텐데요.
그래도 '이 때는 수성의 마녀가 방영 중이었구나'
'젤다 왕눈을 한참 푸시했구나' 같은 걸 나중에 사진을 통해 알게 됩니다.
대만 리치와 파인애플 자체를 파는 것인지, 가공품을 파는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동남아에 가면 과일이 맛있다고 하잖아요? 한국에는 다 익지도 않은 걸 들여와서 억지로 익히거나 냉동시켜 오는 물건이 많다보니 그런 소리가 안 나올 수가 없습니다.
이제야 메인스테이션입니다. 왼쪽의 초밥과 오른쪽의 밀크티는 한 번씩은 먹는 브랜드였는데, 이번에는 바빠서 먹질 못했군요.
컴퓨텍스가 시작하기 전에 이틀 정도 지낼 숙소로 왔습니다. 순전히 싸고/밥 사먹을 곳이 있을 거란 이유 하나로 타이베이 시내에서 많이 떨어진 단수이에 숙소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서울에선 전철 타고 움직이면 어딜 가도 기본 1시간을 각오하잖아요? 그래서 타이페이 시내에서 단수이가 그닥 멀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라고요.
역 바로 앞에는 플리마켓이 열렸는데, 파는 물건은 뭐 평범하고... 대만에서 저런 캐릭터나 디자인을 은근히 예쁘고 스타일리시하게 잘 뽑는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서브웨이. 한국에서도 주문 한 번 하려면 공부를 해야하는데, 대만에서 주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네네치킨과 한국식 불고기. 대만 사람들이야 가겠지만 저는 절대로 갈 일이 없겠군요. 한국에서도 안 가는데 굳이 대만에서 뭐하러..
완전비싼차.
밥 먹으러 가다가 발견한 과일가게. 잘라서 파는 게 있었으면 파인애플을 당장 샀을텐데, 저 가게는 그렇게는 안 팔더라고요. 대만까지 가서 파인애플 잘라 먹고 있긴 귀찮고, 껍질 버리기도 성가시고요.
곳곳에서 저런 채식 식당이 보이네요. 대만 음식도 채식으로 내기가 꽤 괜찮은 장르란 생각도 듭니다.
한국 스타일의 여자사람 옷을 파는 가게입니다. 여기서 패션에 대한 개인 소감을 이야기할 뻔 했으나, 제가 이러쿵 저러쿵 떠들 분야는 아니군요.
지도에서 '도삭면' 이 세글자만 보고 들어갔습니다.
앞에 단체 주문이 들어가서 좀 오래 기다렸네요. 가격은 아주 저렴합니다. 우육면과 만두 더해서 9300원이니까요.
건대입구에서 먹은 도삭면이 얼마나 잘 만든 음식이었는지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여기 도삭면이 맛이 없다는 건 아닌데요. 그냥 평범해요. 하지만 서민 음식을 파는 가게가 이 정도면 됐지 뭘 더 버라나요.
물만두. 이 만두도 평범한데 한국에선 이런 스타일로 파는 곳을 찾기가 힘들죠. 대림에나 가야 나오니까.
이제 에어비앤비로 잡아둔 숙소로 갑니다. 고양이가 보이는데 그닥 우호적이진 않네요.
PX마트. 대만에 올 때마다 애용하는 마트입니다. 일단 저 곳의 위치를 파악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대학교 원룸촌에서 남는 방을 에어비앤비로 호스팅 하는 것 같았습니다. 학생들 상대로 저렴한 가게들이 많더라고요.
대만 건물은 겉은 매우 허름하고 지하는 습기 찬 냄새가 팍팍 나는데, 안에 들어가면 매우 멀쩡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지요. 이 원룸 건물은 지하 주차장이 참 넓어서 기억에 남더라고요.
숙소. 세탁기도 있고 뜨거운물도 나오고 에어컨도 있고 책상 의자도 있어서 완벽에 가까운 곳이었습니다. 단점이라면 언덕 위, 그리고 수건에서 냄새난다. 그러니 수건을 사러 다시 PX마트로 내려갑니다...
대만에서 사과를 사 먹어본 적은 없네요. 사과는 굳이 동남아에서 먹을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PX마트라면 과일을 잘라서 파는 게 있을거라 기대했는데 별거 없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잘라둔 것만 샀습니다. 파파야는 맛이 없고 망고는 먹을만 하네요.
사진 않지만 구경은 합니다. 홋카이도도 아니고 롯코라니, 10년도 더 전에 갔던 고베가 생각나서 지를 뻔 했습니다.
이것들도 맛은 있어 보이는데... 혼자서는 먹을 자신이 없네요. 대만도 빵이 나쁘진 않은 편입니다. 한때 포르투갈,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식민지라서 그렇다고 말하기엔 너무 옛날 일이군요. 베트남이나 마카오 정도는 되야 유럽 영향을 받았다고 쓸텐데.
궁금한 음료수가 너무 많았는데 저렇게 대포장으로만 파니 살 수가 없군요... 마트는 이게 단점입니다.
100% 복숭아라면 도대체 무슨 맛일까...
오른쪽 위의 한약맛 나는 음료수와 사과 사이다는 대만에 오면 꼭 마십니다. 엄청 맛있어서가 아니라, 대만이 아니면 못 먹으니까요.
생각도 못한 곳에서 튀어 나오는 한류.
...김이 정말 큰 수출품이었나 봅니다.
한국 라면이야 원래 인기가 있었으니 신기하진 않습니다. 이렇게 둘러보다 보면 한국에서는 안 파는 한국 라면이 나올 때가 있지요.
정관장도 참 포지션을 잘 잡아서 이래저래 흥한 것 같네요.
마트에서 파는 먹거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른 마트로 갑니다. 패밀리마트요. 이젠 한국에서 볼 수가 없는 곳이죠. 겸사겸사 패밀리마트의 벨소리도 듣고요.
밀키스나 꽃게랑, 꼬북칩 같은 건 이해하겠는데, 쌕쌕...? 쌕쌕은 한국 마트나 편의점에서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네요.
한국에서 제 입맛에 맞는 삼각김밥은 참치마요 뿐이고, 일본에 가면 제 취향인 삼각김밥이 많던데요. 여기는 일본식이 좀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들어가 봤습니다. 명란젓이나 다시마 뭐 그런걸로...
그런데 전주비빔밥이나 강원도 게맛 삼각김밥이 있군요. 눈 크게 뜨고 보시면 한글도 써져 있습니다.
꼬북칩을 사려는 게 아니라 패밀리마트 PB상품을 기웃기웃
저 대만여행 대만족은 도대체...? 대학교 기숙사촌이라 생각했는데 한국사람들이 이쪽 동네에 은근히 숙소를 많이 잡나 봅니다.
숙소에 와서 코카콜라 체리맛. 편의점 냉장고에서 꺼낸 거였는데 별 맛은 없고요.
저 망고나 한팩 더 먹고 싶다는 생각만 드네요. 이제 과자가 잘 안 땡기는 게 정말 늙었나봐요.
다음날 아침입니다. 패밀리마트, 세븐일레븐, 그리고 맞은편에 대만 로컬 편의점이 모여있는 곳이죠.
사진만 봐도 푹푹 찝니다.
공터와 고층 아파트와 야자수가 함께 있는 풍경. 대만 사람들이야 이게 일상이지만 저는 아직도 이게 신기한 그림이 되네요.
대만의 건물은 상당수가 1층에 상가가 있는 주상복합이고, 건물이 인도까지 차지하고 있지요. 그래서 1츨에 세차장을 넣고 인도까지 나와서 물뿌리는 광경도 종종 보입니다.
좀 멀리 가려고 했는데 단수이의 교통편이 그닥 좋지 않다는 생각을 못했네요. 여기서 도로 나오긴 귀찮으니 단수이나 설렁설렁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첫날 저녁에 봤던 그 플리마켓입니다. 햇볕을 이렇게 가리니 나름대로 멋이 있군요.
사탕수수즙. 맛이 있어서가 아니라 한국에선 못 마시니까 무조건 한 병 마십니다. 은근히 비린 향이 나지요.
저는 아직도 오징어게임을 안봤습니다. 1화의 처음 10분 정도 보고는 더 못보겠더라고요.
레트로 컨셉의 기념품을 파는 가게. 대만의 레트로에 일본의 레트로도 은근히 섞였습니다.
단수이 강에서 시장 쪽으로 빠졌습니다. 오전이라 그런가 가게들이 문을 덜 열었더라고요.
생선가게 고양이
이렇게 더운 대만도 고기를 걸어두고 파는데, 한국은 마장동에 가지 않는 이상 고기는 늘 냉장고 안에 있더라고요. 왜일까요.
비싸보이는 새우.
자두랑 복숭아가 막 나오고 있었는데 가격이 비싸서 안 샀습니다. 처음 나오는 건 맛도 없고요.
한국이었으면 오토바이들이 두대씩 서 있었을 것 같은데 여긴 한줄서기를 잘 지키네요.
사람이 너무 많은 시장 골목. 차마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시장통만 보고 대만이 지저분하다고 하실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는데, 저렇게 스타일리시한 가게들도 은근히 있습니다.
곳곳에는 유럽 문물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유명한 곳들은 다 입장료를 받는데, 저는 그게 너무 아까워서 들어가본 적이 없네요. 써놓고 보니 이럴거면 단수이에 왜 왔나 싶네요.
싸고 유명한 밥집을 찾아 언덕을 올라갑니다. 덥네요.
육교에서 한장. 뭐든지 그럴싸한 뷰는 높이 올라가야 나온단 말이죠.
지도의 평점만 보고 찾아간 가게인데, 밖에서 보니 너무 허름하군요. 유명인들이 많이 왔다고 사진도 간판에 붙여두긴 했지만요.
그래서 고민을 한참 하다가 들어갔습니다. 혐한 발언으로 유명한 주걸륜이 여기에 와서 저 세트를 시켜 먹었군요.
주문을 하고 받아서 아무데나 앉아 먹으면 끝입니다. 주걸륜세트도 아니고 세트 하나 달라고 하면 되니 주문하긴 편하군요.
아게이, 어묵탕, 왕만두. 어묵탕은 향기나는 풀 내음이 나지만 반죽이 꽤 묵직하고요.
아게이가 뭔가 했더니 당면을 뭉쳐서 튀김옷을 입혀 튀기고 그 위에 묽고 덜 매운 떡볶이 양념 비슷한 걸 끼얹은 음식이군요. 여자들은 좋아하겠지만 제 취향은 아니네요.
고기만두는 그냥 맛있고 평범한 만두...
이렇게 썼지만, 저 3개를 다 합쳐서 4천원입니다. 대만에서 먹은 음식 중에서 가성비가 가장 좋았어요.
다시 육교를 건너 단수이 쪽으로 갑니다.
건물과 건물 사이의 이렇게 좁은 길도 사람들이 다니네요.
건물이 그럴싸하게 생겼다 싶었는데 미술관이었습니다.
강가에서 한가하게 앉아 있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멍때리기에 동참해 봅니다.
멍-
누구는 유람선을 타느니 어쩌니 하는데 관심이 없습니다...
간판의 그림이 인상적인 라멘가게.
지금까지 봤던 자전거 주차장 중에서 가장 예뻤어요.
광합성을 한시간 정도 하다가, 더 있다간 햇볕에 말라 죽을 것 같아 다시 숙소로 갑니다.
예전에 대만 가서 팔에 앉혀봤던 코카투가 생각나는군요. 은근히 무겁고 발톱도 뾰족합니다.
단수이까지 왔으니 대만 카스테라를 하나는 먹어야 하지 않겠나요? 요새 한국에서 대만 카스테라를 다시 취급하는 가게들이 생기고 있던데, 그래도 대만 원조만은 못하더라고요.
이것저것 알아보기도 귀찮고, 줄 서는 가게가 하나 있길래 하나만 샀습니다. 하나라고 해도 양이 상당히 많네요.
저 터치 아이스크림은 터키 사람, 더 나아가 터키의 이미지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할 겁니다. 그닥 좋은 이미지는 아니지 않나...
마누라가 도우화를 참 좋아하는데 제 취향은 아니고요. 마누라 약올릴려고 한 장 찍어서 보냈습니다.
저런 음식은 안 먹습니다. 홍콩 계란빵이 안 궁금해서가 아니라, 언젠가는 꼭 홍콩에 가서 오리지널을 먹고 말리라는 생각으로요.
행인차를 파는 가게가 있길래 한 잔 하고, 가루도 한 통 샀습니다. 이것도 별 대단한 먹거리는 아닌데 한국에선 취급을 안 하니까 대만에 가면 꼭 먹게 되네요.
숙소에 오면서 다시 간식거리를... 그런데 진라거는 여기서 왜 파는 걸까요?
숙소에서 잤다가 저녁밥 먹으러 나왔습니다. 언덕 위에 라멘가게가 있길래 가 봤는데요.
구글 별점이 좀 있길래 갔는데, 가장 맛있는 건 김이었습니다. 다른 건 굳이 이 돈 주고 왜 먹어야 하나 싶네요.
가라아게도 그닥... 이번에 대만 가서 먹은 음식 중 두번째로 돈 아까웠습니다.
각종 과일 말림. 과자보다 저런 게 더 맛있어요. 어쩜 좋죠?
다음날. 좀 일찍 일어나서 멀리 나가려고 했는데 귀찮으니 늦잠자고, 밥은 먹어야 하니까 나왔습니다.
태권도장이 있군요. 대만이나 중국도 무술은 뒤쳐지지 않을텐데, 태권도가 어린이 교육에 집중한 게 보급에 효과적인가 봅니다.
대만에서 도교 사원을 안 보면 섭섭하죠. 그런데 이번엔 향냄새를 많이 못 맡았네요. 전에는 숨 쉬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봤는데요.
부엉
이번에는 구글 리뷰가 좀 있는 우육면집에 왔습니다.
늦게 와서 사이드는 다 떨어졌고, 우육면만 먹었는데요. 확실히 별점과 리뷰의 수가 맛과 비례하네요. 첫날 먹은 도삭면보다는 여기가 더 맛이 좋다고 해야하나..
요시노야가 있군요. 저녁은 여기서 먹기로 했습니다. 어쨌건 한국엔 없는 가게니까요.
그리고 전 날에 엄두가 나지 않아 못 들어갔던 시장골목에 다시 왔습니다. 일요일이라 그런가 한가하네요.
그리고 만두
만두만 잔뜩 파는 가게가 있어 좀 샀습니다. 사실 이 包子를 '만두'라고 번역하는 것도 좀 애매한데... 그렇다고 찐빵도 아니고, 왕만두라 하는 것도 아니고요.
초밥.
한국인 관광객을 노린 간판인가 봅니다.
시퍼런 하늘만 봐도 덥네요. 서울에선 저런 색의 하늘은 보기가 쉽지 않죠.
건물 아래의 새집.
언덕을 올라가다 버블티나 한잔 사먹었습니다. 대만의 버블티는 온도와 설탕의 양을 커스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사먹긴 좀 귀찮은 편이죠.
숙소에 와서 먹은 만두. 떡갈비 수준으로 고기가 두툼하군요.
산 아래의 아파트
이렇게 더운 날에는 숙소에서 만두나 먹으면서 시간을 낭비합니다.
하지만 저녁은 먹어야죠. 밤이 되서 숨 쉴 수준이 됐으니 기어 나왔습니다.
요시노야의 메뉴판.
일본에서 먹었던 건 간이 더 쎘던 것 같은데, 대만은 좀 심심하네요.
단수이역 앞의 초밥 가게. 쌕쌕과 밀키스는 도대체...
초밥 세트를 하나 샀는데 300대만달러네요. 한 끼 식사 치고는 비싼 편이죠.
나무늘보 음료수
나무늘보 우롱차. 맛은 별거 없는데 그림이 예뻐서 샀습니다.
전철역에서 본 만두가게. 여기도 그림이 마음에 드는데 정작 먹진 못했네요.
여기까지 30MB입니다. 다음 30MB는 두번째 글에서..
한약음료수는 시원한 쌍화탕 느낌이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