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쯤 친구랑 같이 저녁 먹고 카페에서 농담처럼
"이제 코로나도 끝났으니 슬슬 해외여행 가야지? 다음달에 일본갈래?"
라고 던진 말에 서로 낚여서, 출발 한 달 전에 카페에서 낄낄거리며 대충 일정을 짰는데
사실 짜 놓은 일정, 확인한 항공권과 숙소가 저희가 여태껏 다닌 여행하고는 심히 달랐기에(항공권은 저가항공에 무조건 인천출발(저렴), 숙소는 보통 1박 10만원 언저리) 이걸 가야되나 한참 고민하다, 근 3년간 못 간 거 이번에 플렉스해본다 생각하고 제가 콜을 외치니 친구도 따라서 콜을 외치더군요 ㄷㄷ.
그렇게 일사천리로 전부 예약확정 및 결제되어 여행날이 되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와 본 김포 국제선입니다.
국내선은 리모델링 하면서 되게 깔끔해졌는데, 국제선은 예나 지금이나 편의시설 몇 개 더 추가된 거 말고는 크게 바뀐 게 없어보이네요.
김포-하네다 항공권을 한 달 전에 황금시간대에 구할려고 든 죄로(....) JAL, ANA, KAL 중에 그나마 저렴했던(!!) JAL 비즈니스를 끊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ㅡㅜ
JAL은 셋 중 가장 쌌으나 이코노미가 매진이었고, KAL, ANA는 이코노미가 JAL 비즈니스에 맞먹고 있었던 상황이라(!!) 눈물을 머금고 비즈니스를 끊었네요.
대신에 아침을 안 먹고, 이동시간 상황 상 점심도 기내식 말곤 먹을 게 없을 예정이라, 비즈니스 표에 포함된 KAL 라운지에서 뭔가 챙겨먹을 수 있다는 건 소소한 장점이었네요.
먹을 게 없다고 소문 난 옆의 아시아나 라운지하고는 다르게, KAL 라운지는 준비되어 있는 건 많지 않지만, 음식들이 꽤나 괜찮아서 괜찮았습니다.
볶음밥은 흔한 볶음밥이고, 샐러드는 나름 신경 쓴 게 느껴졌고, 가마보코 볶음과 닭다리살 조림? 이거 괜찮더라구요.
저 뒤에 까만 샌드위치 저것도 꽤나 벨런스 있게 잘 짜여져 있어서 먹을 만 했습니다.
홍차는 흔히 쓰는 트와이닝사 티백 제품입니다. 얼 그레이, 잉글리시 브렉퍼스트와 몇몇 허브티 있더라구요.(개인적으론 레이디 그레이를 더 선호하는데 그건 없네요)
주류는 의외로 상당한 고급품들을 갖다놨는데, XO급 꼬냑하고 (헤네시?) 웬 와인 있는데, 술 마시는 친구는 정말 좋아하더군요. 저는 술을 못 마셔서 ㅡㅜ. 같이 곁들이라고 준비된 치즈도 꽤나 괜찮았습니다.
커피는 자동화된 에스프레소 머신이 따로 있습니다. 커피는 그냥 먹을 만 합니다. 특별한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문제 될 것도 없는??
적당히 먹고 나니 사람들이 우르르 나가더군요. 저희도 같이 우르르 따라 나갔습니다.
저희가 타고갈 기재입니다.
JA831J, 보잉 787-8 이고, 기령이 9년쯤 됬네요. 친구 말에 의하면 주로 동남아 다니던 기재라는데.....
연식이 좀 있다보니, 요즘 대형기 비즈니스에서 유행하는 독립 프라이버시 시트는 아니네요.
그래도 일행하고 같이 여행하는 거다 보니 불편한 건 잘 모르고 탔습니다.
다만 기내 엔터테인먼트 모니터가 팔걸이에서 나오는데, 묘하게 불편한 느낌입니다.
좀 기다리니 비행기가 뜨고
이렇게 한국 영공을 빠져나가면.....
기내식이 나옵니다.
비행시간이 상당히 짧은 관계로(1:40분?) 상당히 간소화해서 나옵니다.
주 메뉴는 와사비밥(??)에 쇠고기 스키야키이며, 간도 괜찮고 나름 맛있게 먹었네요. 왼쪽 국그릇은 그냥 미소시루구요.
단무지는 제대로 된 일식인지라 꽤나 짜고 쿰쿰한 맛이 진짜 발효된 물건이구나 싶었네요.
가운데는 죽순과 웬 하얀 무언가(생선살인가 싶었습니다.)를 와사비 소스와 내놓았는데, 나름 먹을 만 하더라구요.
왼편 벛꽃푸딩은 위에 얹어놓은 벛꽃 절임이 인상적이었습니다.(푸딩은 그저 그랬네요)
다 먹고 술을 못 마시는지라 음료만 두어 잔 마셨습니다.
오른편 : JAL 웰컴 드링크라고 오미자같은 신맛 베이스에 단맛과 다른 과일향(사과?)같은 걸 섞어놓은 묘한 맛에 깔끔하게 넘어가고 입에도 남는게 없어서 꽤 괜찮았습니다.
근데 친구가 한 입 마셔보더니 하는 말이 "이거 문구점 불량식품 음료수 같은데???"
왼편 : 냉녹차입니다. 일본 여행 다니면서 마신 녹차중에 가장 향긋하고 괜찮았습니다.(???)
그렇게 마시고 노닥거리다보니, 교토/오사카 상공도 지나 이제 슬슬 내릴 시간에 가까워져갑니다.
하네다로 바로 내릴 상황이 안 되는지, 비행기는 도쿄만 동쪽을 찍고 뺑 돌아서 북동쪽에서 접근하기 위해 선회를 시작하네요
내려가면서 나리타 공항도 지나치고
도쿄 스카이트리도 봐 주면
하네다 공항에 도착합니다.
게이트를 거의 끝에서 내려주기 때문에 입국심사장까지 한참을 걸어가야 합니다.
근데 정작 입국심사는 돌아올 때 한국 입국심사보다 시간이 덜 걸렸습니다.
첫 날 목적지가 하코네, 그것도 입구인 하코네유모토가 아닌 한참 더 안쪽의 고우라역 부근이기 때문에,
숙소 저녁 제공시간(마지막 타임 19:40분)을 생각하면 생각보다 빨리 움직여야 할 필요가 있었죠.
근데 그 시간에 맞출 수 있는 오다큐 급행 로망스카가 신주쿠에서 16시에 출발하는데,
공항에서 도쿄 서브웨이 티켓+공항 왕복권을 끊고 나니 시간이 14시 45분이더군요.
공항에서 신주쿠까지 최적의 루트로 가도 40분은 걸리는데, 그 복잡한 신주쿠 역에서 오다큐 관광센터를 찾아서 하코네 패스를 끊고 거기에 로망스카도 같이 발권해야 하는지라 시간이 되게 촉박해졌네요.
신주쿠역에서 내리자마자 길 잃어버리면 망한다는 심정으로 구글 지도를 켜고 빠른 걸음으로 지도가 알려주는 대로 가다 보니 다행히 오다큐 관광안내소 표지를 크게 붙여놨더라구요.
급하게 뛰어들어가서 하코네 패스를 발권하고, 로망스카도 같이 발권한 다음에 플랫폼으로 거의 뛰어들다 싶이 가보니 열차에 문이 닫혀있어 망한건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출발 10분 전이라 문을 닫아놨었더라구요.
플랫폼 위 편의점에서 마실 물과 차, 그리고 도시락 하나 사서 차에 올라탔습니다.
근데 제일 앞 자리네요(?) 기사님이 바로 정면에 뙇 보여서 되게 부담스럽습니다.
(계속)
후쿠오카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