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바람을 쐰 적이 없는데, 마침 장마같은 비도 그치고 미세먼지에 날씨까지 좋으니 집에서 굴러다니는 늘보를 억지로 끌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제 카메라는 짐일 뿐이라서 대충 폰카로 찍었는데요. 정말 G6의 카메라는 쓰면 쓸수록 구립니다. 이게 좀 극단적인 환경이긴 하지만 저렇게 계조가 죽어버리는 걸 보노라면, 이건 센서 문제 이전에 이미지 프로세싱의 노하우가 떨어진다고 해야할 듯.
해 질때쯤 공원 정상에 올라가는게 목표였으나, 현실은 해 질때쯤 월드컵공원에 도착했네요. 해 넘어갈때 잔디밭을 돌아다니는 게 기분이 참 좋은데 말이에요. 괜히 공원 이름에 '노을'이 붙은게 아닙니다.
G6의 광각 카메라는 쓰면 쓸수록 쓸데가 없는듯요. 광각+일반 조합보다는 준광각+망원 조합이 저한테는 더 맞는 것 같기도 하네요.
노을공원에 올라가면 한장씩 찍어야 하는 나무. 마지막으로 출석 체크한게 언제더라.
여기에서도 계조가 날아갔습니다.
잔디밭을 맨발로 걸으려고 준비를 했는데, 빗물이 아직 안빠진 곳이 있더군요. 덕분에 잔디가 촉촉했지만.
공원에서 바람 쐬다 보니 밤.
유기견 조심이란 표지판이 곳곳에 보이던데, 실제로 본 건 3마리였어요. 저라다가 북한산처럼 규모가 커지면 큰일나지 않을까 걱정되네요.
올라갈 때는 족제비가 후다닥 뛰어가는 것도 봤습니다. 이런 광경을 보면 여기 바로 앞 아파트에 살고 싶은데 참 비싸네요.
공원에서 내려온 후에는 정말 오래간만에 하카타분코에 갔습니다. 새로 생긴 차돌단면이 궁금해서요.
엄청 맵고 기름진 불맛의 면입니다. 대체로 맛은 있어요. 매운 맛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먹으면 괜찮을 메뉴.
기존 메뉴랑 접점이 전혀 없는데 어떻게 이런 면이 뜬금없이 추가됐을까 놀랍더군요. 사장님이 바뀌기라도 한건가.
여기까지 와서 인라멘을 안 먹을 순 없죠. 한창때 먹던 전성기(?) 국물이 10이라면 오늘은 7 정도. 그때 그 맛은 안나네요.
여전히 맛은 있지만 '안 진한 국물'은 굳이 여기 아니더라도 이젠 많으니까요. 하카다분코만의 콜레스테롤 잔뜩 국물을 먹고 싶은데, 뭐 그날그날 재료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