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사용했던 DV 캠코더입니다.
드디어 충전기를 찾아서 켜볼수 있게 되었네요.
테이프 기반의 미디어이지만, 이름대로 디지털이 맞습니다.
VJ특공대 찍으시는 분들이 쓰는 카메라도 기본적으로 DV의 파생규격을 사용합니다. 요즘은 테이프리스다 뭐다 해서 잘 안 쓴다는 얘기도 있지만, 2017년에 지방 방송국에서 DV테잎으로 촬영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쓰이긴 쓰이는 것 같네요.
Memory Stick이 인상 깊습니다. 분명히 삼성 제품인데.
소니의 촬상 소자 기술을 사용하면서 일종의 로열티 개념으로 메모리스틱을 적용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듯 한데..
광학 성능은 뭐 별거 없습니다. 삼성 12배 렌즈네요.
삼성 카메라에서 슈나이더 렌즈를 많이 쓰던데, 이건 예전꺼라 그런거 없나 봅니다.
S-Video와 컴포지트 출력이 가능하며, 그와 별개로 삼성 링크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USB 연결과 1394 DV 아웃이 가능합니다.
삼성 링크 소프트웨어에는 드라이버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 CD를 잊어버렸습니다. 따라서 USB 연결은 불가능. 진작에 덤프떠놓을걸...
노트북이라 PCI 슬롯이 없어서 1394 입력도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2019년 기준으로 16년이 넘어가는 DV 테이프 몇개는 타임코드가 깨지거나 영상 일부가 손실되었고요. 총체적 난국이쥬^^
DV는, 720*480의 영상, 1채널의 16bit 48kHz의 오디오 또는 2채널의 12bit 32kHz 오디오를 25Mbps의 비트레이트로 저장합니다. 테이프 한 개가 63분이므로 약 13.6GB 정도라고 할 수 있겠네요.
같은 해상도로 영상을 저장하는 DVD가 4.7GB임을 고려하면, 이는 같은 해상도에서 화질과 음질이 두배 이상은 좋은거죠.
또한 HDV도 해상도만 다를 뿐 같은 테잎을 사용하므로 25Mbps인 것이 똑같습니다. 여전히 고화질이라고 할 수 있겠죠.
정보를 겟 해보니, 이 캠코더가 당시 기준으로 고급형 모델은 아니고 삼성 DV캠코더의 기능이 고자인 것도 맞나 봅니다.
우선, 카세트 드라이브에 CM 단자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Cassette Memory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뭐 이거야 지원하는 테이프가 극소수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설정 옵션이 굉장히 부실합니다. 12bit 음성 모드에서 2채널의 재생은 가능하지만 녹음이 불가능하며, 타임코드가 느리게 흘러간다던가 등등 동일 가격대의 소니 캠코더와 비교하면 열세인 부분이 많습니다.
테레비 빼면 어디로도 영상을 출력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1394는 생각하면 안될테고... 집에 남는 아날로그 모니터도 없어서요.
외부 LCD가 망가져서 안 나오지만, EVF는 잘 나옵니다. 물론 해상도는 기대할 수준 자체가 안되고요.
재밌는건, 제품 내부의 OSD는 칼라로 나와주지만
컴포지트 아웃을 하면 OSD가 전부 흑백으로만 나옵니다. 뭐지?
게다가 화질도 살짝 이상합니다.
재생 표시는 원래 초록색인데, 흰색으로 너프되어 버렸네요.
많이 어색합니다. 원래 컴포지트 아웃 화질이 영 좋지 않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으나, 그래도 너무 안 좋아 보입니다.
타임코드는 부드럽게 안 움직이고, 마치 5프레임짜리 영상을 보는 것마냥 움직입니다. 1~30까지의 숫자가 차례로 전부 디스플레이되지 않고, 일부 숫자들만 나오는 식이지요.
몇몇 테이프는 타임코드가 깨져서, 영상은 나오지만 거기에 맞는 타임코드가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에 서브코드 영역이 나갔나 보네요. 또한 삼성제 DV테이프에 녹화된 영상 중 일부 영역은 아예 손상되어 줄이 쫙쫙 그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삼성 딱지 붙이고 팔린 테이프가 유달리 품질이 안 좋은건지, 그냥 오래되서 그런건지는 불명.
이상합니다. 캠코더에서 16:9 출력을 고정한 것도 아닌데 대체 어째서 원본 크기 옵션이 나오지 않는거죠?
예전 영상 중 2005년까지는 서브코드에 시간이 기록되어 있지만, 그 이후부터는 그런 거 없습니다.
캠코더 본체의 배터리가 분리되면 시간 정보가 초기화되는 것으로 추정되며, 제 생각에는 아마 2005년-06년 사이에 배터리가 방전되었고 이후 시간 설정을 안 하고 쭉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참 중요해요. 나중에 보면 의미가 있습니다. 이건 언제, 몇시 몇분에 있었던 일인지를 알면 한층 더 깊은 추억에 빠져들 수 있죠.
영상을 캡쳐하고 나중에도 보고... 좋은 품질의 캡쳐를 뜨려면 위태위태한 캠코더보다는 전문 HDV 데크를 구비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기종이 마음에 드네요. 전면 패널을 분리하여 테이프를 넣는 방식인데, 제 방에 있는 오디오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아담하고, 배터리로도 구동할 수 있고 (인포리튬은 다 호환되는 걸로 알고있습니다), 디자인도 잘 뽑혔고...
근데 이건 너무 비싸니 그냥 DV만 되는 99달러짜리 중고 하나 사야죠 ㅠㅠ 이상과 현실의 갈등사이
그러니까 Veritas라는 사람은 쓸데없는 욕심좀 작작 부려야 합니다.
내용과는 별개로, 요새 아날로그 비디오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아날로그 비디오 데크들을 모으고 싶습니다. VHS 베타멕스 뿐만 아니라 VHD나 LaserDisc 등등..
특히 RCA에서 만든 80년대 기계식 VHS 플레이어 너무 빈티지하고 멋있지 않습니까. 데코용으로도 최고지요.
재생할 미디어도 모아야지요.
<꼬마 공주 유시> VHS판을 사고 싶은데, 정말로 저렴한 매물들이 있지만 이게 싹다 대여점에서 나왔다는게 좀 걸립니다. 테이프 상태가 안 봐도 비디오라서요. 실컷 재생하고 되감기를 반복했으니 걸레짝이 다 되어 있겠죠.
재생 과정에서 열화되는 미디어는 절대 좋은 미디어가 아닙니다.
예전에 에버랜드에 플래시팡팡 놀이기구가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졌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