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는 돈코츠 라멘의 본거지입니다.
그래서 미식의 고장 오사카도 라멘만큼은 한수 접어줘냐 할 정도죠.
후쿠토카이서 타베로그 3.7로 투탑인 가게가 두 곳 있는데 바로 하카타 겐키잇빠이와 하카타 잇소입니다.
마음같아선 둘 다 가고 싶으나 일단 숙소에서 가까운 하카타잇소를 갑니다.
주문은 일본답게 키오스크로 하는데, 파는 메뉴는 돈코츠 라멘, 밥, 맥주, 교자 등 단촐합니다.
가게는 작은 편으로 제가 간 시간은 오후 5시, 그런데도 손님이 반쯤 찼고, 저 말고는 모두 일본인들 뿐입니다. 하긴, 관광객들은 다 이치란이나 잇푸도, 신신라멘을 가지 여기는 있는지도 모르거든요.
타카나(매은 갓 장아찌), 생강, 후추 등이 기본 세팅입니다.
먼저 돈코츠 라멘... 전형적인 돈코츠 라멘의 이미지입니다. 그러나 육수의 농도가... 이치란이나 잇푸도보다 더 강렬합니다. 돼지 냄새가 풍기면서 찐하고 감칠맛이 아주 강합니다. 그러면서도 지로계 라멘과 비교하면 담백하고 뒷맛이 깔끔합니다. 그래서 기름진데 또 술술 넘어갑니다. 면은 얇고 가는 소면 비슷하나 단단합니다. 차슈는 마치 수육같은데 종잇장처럼 얇고 토치로 그을리는 등 잡기술을 쓰지 않았네요.
하카타의 교자는 한 입에 들어갈 민큼 작은 게 특징인데 그 모양 말고는 흔히 보던 그 마늘과 돼지고기 갈아넣은 군만두 맛이네요. 저 라멘과 교자의 기름짐은 타카나로 잡는데, 한국 김치와 비슷해 보이나 아삭하거나 단 맛은 없고 맵고 또 야채 특유의 기름기를 닦는 느낌이 납니다. 그래서 오히려 김치보다도 더 맵게 느껴지기에 옆을 보니 일본인들은 제가 사진에 찍은 절반만 담네요.
아무튼 완식. 후기는 음... 한국의 양산형 라멘집이나 이치란만 가본 분들은 먹으면 그 진한 풍미와 짜고 감칠맛이 도는 것에 당황할 겁니다. 하지만 라멘을 좀 먹어본 마니아라면, 특히 이치란과 잇푸도와 신신라멘을 다 먹어보고 이런 류의 돈코츠 라멘이 맞는다면 가보세요. 정신도 못 차린 체로 다 먹어버리고 나서야 대상영속성을 모르는 유아처럼 내 라멘이 어디 있냐고 두리번 거릴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