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새는 댓글만 간간이 올리다가 글은 상당히 오랜만에 올리는 것 같습니다.

초기 오디오 CD에 관한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합니다.

 

지금이야 CD의 시대는 가고 PCM 24bit/192KHz 혹은 DSD 음원이 대중화된지도 꽤 되었습니다만... 필립스와 소니가 CD를 세상에 처음 선보였던 1982년에 CD는 오디오 기술의 발전에 있어 일대 혁신이었죠.

LP로 대표되던 아날로그 음악에서, 본격적으로 디지털 오디오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는 전환점이었으니까요. 

이러한 부분은 아래의 사진들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엿볼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음악가들이 자신의 CD를 들고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아, 이거 말고요. (...)

 

소니의 경우에는 일본 시즈오카 현의 Sony DADC(Sony Digital Audio Disc Corporation) 공장에 이렇게 1982년 10월 1일에 발매했던 빌리 조엘의 52nd street CD를 기념비로 세워놓기도 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제가 소장하고있는 CD 3종을 소개해볼까합니다.

 

 

먼저, Billy Joel의 52nd street CD입니다. (35DP-1)

LP로는 1978년에 출시되었고, 1982년 10월에 소니에서 발매한 50개의 CD 타이틀 중 가장 상징성있는 음반입니다.

이 앨범에 대해서는 전에도 한 번 작성한 적( https://gigglehd.com/gg/photo/146241 )이 있어서 간단히 다루고 넘어가려합니다.

 

 

20세기의 거장 피아니스트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Claudio Arrau(1903~1991)가 1979년 3월에 연주, 녹음한 쇼팽 왈츠를 담은 음반입니다. (400 025-2)

 

 

이 앨범은 1982년 8월에 생산되었고, 최초로 생산된 상업용 CD 음반으로 알려져있습니다.

Claudio Arrau의 노련한 연주가 빛나는 음반입니다만 꽤 오래 전에(1979년) 녹음된 것이어서 그런지 레코딩 품질에 있어서는 요즘의 음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간 아쉬움이 남긴합니다. 그래도 감상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이 당시에는 CD 플레이어를 통해 음악을 감상한다는 것이 가격적인 측면때문에 접근성이 높은 취미는 아니었기때문에, 처음 발매된 CD 타이틀 중에서는 이 앨범처럼 클래식 매니아들을 타겟으로 한 타이틀이 많았습니다.

 

 

마지막으로 1982년에 출시된 ABBA의 The Visitors 초판 CD입니다. (800 011-2)

베니와 프리다 커플마저 이혼하게 되고 ABBA가 해체되기 전 마지막 앨범이죠.

LP로는 1981년에 발매되었고, CD로 생산된 최초의 팝 음반으로 알려져있습니다.

 

 

CD가 처음 출시되던 1982년 당시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음악의 경계선에 서 있던 시기여서, 음악을 담는 그릇은 디지털을 기반으로 하는 CD였어도 그 안에 담긴 소스(Source)는 아날로그 기반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ABBA의 The Visitors 앨범도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과도기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When all is said and done', 'Slipping through my fingers', 'Two for the price of one' 이 세 곡은 Polar 스튜디오에 디지털 레코더가 도입되기 전에 작업된 곡이어서, 아날로그 레코더로 녹음된 것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곡들은 모두 디지털 레코더로 녹음된 것이어서, 둘 간의 사운드적인 이질감을 줄이기 위해 디지털로 녹음하였던 다른 곡들도 아날로그 변환 작업을 거친 후 다시 디지털로 믹싱하였다고 하는군요.

 

뭐... 그렇다고는 하지만, 이 앨범에서는 확실히 1980년대 초반의 것 치고는 굉장히 세련되고 깔끔한 사운드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제가 소장하고 있는 세 앨범들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초기의 CD음반들을 소장하고있다는 것 그 자체도 물론 의미있는 일이지만, 그보다도 CD에서 직접 리핑함으로써 오디오 기술 발전의 역사에서 상징성이 큰 음반들을 MP3파일이 아닌 16bit/44.1KHz 의 원본 그대로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작권 문제만 아니라면 디지털 오디오 CD가 처음 선보이던 그 당시 음악의 느낌을 같이 공유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