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계획 없이 저녁엔 영등포로 나갔습니다.
영등포 지상역과 영등포 주 출구 앞은 혼돈의 땅입니다. 소규모 노숙자 술파티, 각종 노점상, 노상 전도 합창단의 시너지 효과가 어마무시하네요. 거기에 술취하고/욕하며/사람한테 돌진하는 사람도 은근히 있고.
이런 광경을 볼 때마다 영등포는 두번 다시 오고싶지 않고.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드는 게 저는 절대로 좌파가 아니라 우파인듯.
연어 무한리필집입니다. 처음에는 저만큼 주고 나중에는 저거보단 조금씩 갖다 줍니다. 뭐 횟수에 제한 같은 건 없어요. 연어의 품질도 나쁘진 않고. 그런데 둘이서 두번 더 달라 하면 끝일 정도로 물리네요.
튀김과 샐러드를 주긴 하지만 둘 다 기름기가 있고, 소스도 약간 부족함이 있달까..영등포에 무한리필 연어집이 몇개 있는데 개중에는 밀피유 나베랑 같이 주는 곳이 가장 인기가 많더라구요. 그런데 확실히 인기 있을 조합인 듯.
배는 꽉 찼지만 부르지 않아서 정화를 시킬 겸 칵테일을 마시러 갔습니다. 장소는 영등포 바밤바. 바 이름이 바밤바입니다. 전 칵테일 같은거 잘 모르는데 여기를 간 이유는.
한잔 홀짝홀짝 하고 있으면 옆에 이상한 생물이 와서 괜히 시비를 걸고 갑니다. 얼굴을 꼬리로 툭 치고 지나간다던가. 뭐 그런거. 덕분에 요새 부족했던 고양이분을 채울 수 있었어요.
가게는 은근히 넓고 고양이가 몇마리 되는데다 곳곳에 있는 피규어나 장난감은 스케일이 몇백 단위지 싶은데, 처음엔 손님이 저랑 마누라밖에 없는지라 이래가지고선 유지가 되나 싶었는데.. 시간이 좀 지나니 은근히들 오시더군요.
여기 오시는 분들은 고양이가 시비거는(?) 걸 즐기거나, 아니면 한켠에 있는 다트 게임을 하시려는 분들 위주라서. 사장님이랑 사이 좋게 이야기도 하고 뭐 그렇게 놀러 오시는듯. 서비스로 생일케이크 남은 것도 좀 얻어먹고..
본격적인 고양이 카페는 애들이 다들 피곤하고 치여서 고양이분을 채우기는 부족한 곳이 많고.. 순천 고양이 보호소 같은 곳은 고양이 수발들다 오는 느낌이라 체력 소진이 크거든요. 여긴 간단히 고양이를 즐길 수 있어서 마음에 드네요.
카운터 보시던 분이 허리를 숙이고 작업하시니까 바로 그 위에 등산해서 식빵을 굽는 중. 제가 진짜 고양이 좋아라 하는데 저런거 볼대마다 고양이를 키울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저건 뭔 상전이여..
뭐 저도 노역당하다 왔지만요. 어깨를 내밀면 저렇게 올라가는 고양이가 있습니다. 이 때 고양이가 안정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엉덩이를 다른 손으로 항상 받쳐주고 있어야 하지요.
바밤'바'라는 이름답게 저녁부터 장사를 하고, 내부도 상당히 어둡습니다. 그런데 노이즈가 눈에 팍팍 보이긴 하지만 이정도로 찍힌다는 게 마음에 드네요. 마지막만 빼고 전부 홍미 프로입니다. 결국 홍미 프로를 계속 쓰고 바이브샷을 팔던가 해야할듯.
정말 두번정도 리필하면 물려서 한 2주는 연어생각 안 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