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PHolic이라는 ThinkPad 포럼에 작성한 글입니다만, 관심을 갖으실 분이 계실 것이라 생각되어 올리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당신에게 ThinkPad란.
이 질문에 대해서 딱 하나의 명료한 답을 낼수 있는 분이 계실까요?
이에 대해 자신만의 답을 찾으신 분도 계시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분명한 것은 그리 쉽게 낼 수 있는 답은 아니었을 테지요.
그래서 모두가, 모두에게
스스로 질문과 답을 던져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ThinkPad를 소개하고,
ThinkPad를 묻는 시간, - 아마 일련의 글들이 되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보며
TP를 묻다.
오늘은 Think의 "G" 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려합니다.
ThinkPad G40
"The Godfather."
누군가 저에게, ThinkPad란 무엇인가, 묻노라면
아마 저는 이렇게 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용자를 위해, 그 어느 곳보다도 실험적이었던 브랜드."
제게 ThinkPad는 그런 브랜드였습니다.
그래서, 마음 한 쪽 귀퉁이에는
"완성도 있는 탄탄한 모델들" 보다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모델들" 을 먼저 떠오르곤 했지요.
그 중, 유독 눈에 띄는 제품군이 바로 이 "G"
ThinkPad의 "G" 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ThinkPad G40
"G?"
아마, 많은 분들이 가장 처음 떠올린 질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유명한 T도, X도 아닌
처음 들어 보는, 혹은 그리 알려지지 않은 G라니?
그럼 G가 어떤 제품인가.
이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선 조금 더 과거로 거슬러 가야합니다.
ThinkPad의 라인업이 X와 T, 그리고 A만 존재했을 시절로 말이죠.
ThinkPad G40
경량을 담당하는 X, 표준을 담당하는 T,
이 둘은 지금까지도 이어오는 ThinkPad의 두 축이지요.
그렇지만, 독특한 것은 이 남아있는 A라는 라인업이었습니다.
A가 담당하는 것은 '포괄적인 표준 랩탑'이었습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T가 담당하지 않은 위치를 포괄하는 표준 랩탑"
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A 시리즈였지요.
그렇기에 A는 T가 담당하지 않은 두 가지 역할을 맡게 됩니다.
ThinkPad G40
T보다 저렴한, T를 대체할 수 있는 랩탑, 으로서의 역할과
T보다 고성능인, 랩탑을 뛰어넘는 랩탑, 으로서의 역할.
이 후 전자의 역할을 ThinkPad의 "R" 시리즈가 이어받고
후자의 역할을, 바로 ThinkPad의 "G" 시리즈가 이어받게 되지요.
그리하여, 이 "G"는 ThinkPad 연대기에서
전무후무한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바로,
ThinkPad G40 with Windows 7
"데스크탑을 대체하는 ThinkPad."
이 말은 단순히 속빈 강정 같은 포부가 아니었습니다.
이 말을 책임질 수 있는 충분한 근거 또한 갖추고 있었지요.
Heatsink of ThinkPad G40
ThinkPad "G" 시리즈는, 모든 모델 중 유일하게
"데스크탑 CPU를 사용한 ThinkPad"
로서 이름을 남기게 됩니다.
옆에서 바라보았을 때 보여지는, 묵직한 히트싱크의 두께에서부터
이러한 묵중한 역할을 대하는 ThinkPad G의 자세를 느낄 수 있습니다.
Ports of ThinkPad G40
그렇기에 ThinkPad G 시리즈는,
이동성과는 거리가 매우 먼 제품군이었지요.
대신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보여주기로 합니다.
별도의 베이스가 없어도 끝내주는 확장성을 보여주는 포트 구성은 가히 대단하지요.
특히,
Floppy Disk Drive of ThinkPad G40
FDD를 내장하고 있는 몇 안되는 ThinkPad이자,
FDD와 ODD를 동시에 내장한 유일한 ThinkPad라는 점은,
G가 갖는 역할의 진정성을 드러냅니다.
그렇지만, 슬프게도 G의 역사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IBM에서 만든 G40, G41 과
Lenovo에서 만든 G50 만이, 역사에 남은 G 시리즈의 전부이지요.
그 중 G50은 일본 내수용 모델로서, G의 이름만 따온 제품이었기에
실질적인 G 시리즈는 2종이 전부라 말할 수 있습니다.
ThinkPad T61 & ThinkPad G40
G 시리즈를 단종한 이유에 대해서, 그 누구도 공식적으로 이야기 한적은 없었습니다.
단지 그 당시 상황을 지레 짐작할 뿐이지요.
앞서 ThinkPad G가 맡은 진중한 역할에 대하여 말씀드렸지만,
세태는 그것을 따라주지 못했습니다.
그 시절 데스크탑 시장은, 인텔 입장에서는 두고두고 반성을 하게 될
"펜티엄4"
가 출시되었던 때였기 때문이지요. 이후는 여러분들이 익히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IBM은 ThinkPad G40에 거대한 히트싱크를 달며,
데스크탑용 '펜티엄4 노스우드'를 탑재하는 저력을 보여주지만,
후속 모델인 G41에서는 이를 망설이게 됩니다.
감히, 노트북에 '펜티엄4 프레스캇'을 집어넣을 염두가 나지 않았던 것이지요.
IBM은 눈물을 머금고, G41에는 저전력 CPU 모델인 '*모바일 펜티엄4'을 탑재하게 됩니다.
* 그 당시 모바일의 개념은 지금의 개념과는 약간 달랐습니다. 일반 CPU를 저전력 버전으로 바꾼 것에 가까웠지요.
그렇기에 데스크탑 메인보드에 사용하는 것 또한 가능했습니다. 요즘 인텔 CPU의 'T 라인업'에 해당한다 할 수 있으려나요?
ThinkPad T61 & ThinkPad G40
그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ThinkPad G 시리즈는 그 어떤 라인업보다 크고 육중한 존재감을 과시하며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그 어느 ThinkPad를 가져오더라도,
작고 아담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이중 효과를 덤으로 갖게 되었지요.
참고로 사진 속 왼쪽의 모델은 ThinkPad T61 입니다.
혹여나 ThinkPad X1으로 착각하신 분이 없기를 바라 말씀드렸습니다 ;-)
ThinkPad T61 & ThinkPad X230t & ThinkPad G40
ThinkPad G 는 그런 ThinkPad 였습니다.
그 어느 모델들보다도 실험적이었던 ThinkPad,
누구도 지지 않은 짐을 혼자 묵묵히 지고 걸어갔던 ThinkPad,
그렇기에 그 모든 ThinkPad의 뒤에서 듬직히 등을 내어주었던 ThinkPad.
ThinkPad T61 & ThinkPad X230t & ThinkPad G40
그런 ThinkPad의 "G" 에게,
"The Godfather"
라는 칭호를 붙여주는 것은, 전혀 과찬이 아닐 것입니다.
TP를 묻다 - Think의 "G"
2020. 1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