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왕돈가스는 동인천역에 위치한 가게로, 간판만 봐도 아시겠지만 지금은 없는 인천방송까지 언급합니다. 오래된 가게라는 거죠. 1981년부터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분수와 인테리어가 40년전 고급 식당의 분위기 그대로입니다. 그러는 한편으로 최신 커피 메이커도 그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네요.
일단 저는 반가스를 시킵니다. 생선가스와 왕돈가스를 반반 잘라서 담은 느낌입니다. 치즈돈가스는 치즈를 돈가스 위에 그대로 뿌린 게 인상적이네요.
사이드. 먼저 수프는 완두콩 수프로 요즘 보기 힘든 수프입니다. 콩 알갱이와 껍질이 부드럽게 씹히는 부드러운 맛입니다. 셀러드의 사우전드 아일렌드 드레싱도 시판품과 달리 부드럽고 덜 자극적인 맛입니다. 보아하니 여긴 모든 음식을 직접 만드나 봅니다. 일반 시판품과는 다른 맛입니다.
주문하면 직원이 밥과 빵중 뭘 고를거냐고 묻습니다. 전 빵을 했습니다. 뜨겁게 갓 구은 빵이 나오는데 부드럽고 말랑말랑합니다. 여기에 셀러드를 실짝 올려 먹으니 훌륭합니다. 이런 건 100년 넘은 아주 오래된 취식법이라고 하네요.
자 반가스 도착. 반가스는 왕돈가스 반, 생선가스 반이라는데 양이 꽤큽니다.
돈가스, 생선가스, 마카로니, 오이볶음(?), 당근캐첩조림에 타르타르 소스가 올라갑니다.
여러가지로 스타일이 40년 전이란 게 느껴지네요.
돈가스는 전형적인 한국식으로 망치로 편 돼지고기에 두툼하게 튀김옷을 발랐습니다. 소스는 데미그라스지만 묘하게 자극적인 맛이 덜합니다. 언듯 보면 분식집의 싸구려같긴 한데 고기 질을 보면 이것도 수제입니다. 맛은 구식 스타일이고 자극적이지 않아 호불호가 갈립니다. 제 입장에서는 맛은 있는 것 같은데 제 입맛과 스타일이 좀 다르네요.
전 오히려 이 생선가스가 더 바음에 들었습니다. 담백한 명태살을 튀겨서 그냥 레몬즙 쳐서 먹어도 꽤 잘 만든 생선 튀김같습니다. 그리고 이 타르타르소스가 일품인데 적당히 기름지면서도 느끼하지 읺고 잘게 간 야채와 후추맛이 생선가스를 잘 커버합니다. 아주 훌륭한 소스와 튀김입니다.
후식은 아이스크림.
여러가지로 옛날 분위기와 옛날 맛입니다. 아직도 이런 가게가 있다니.. 돈가스 맛은 딱 옛날 스타일인데 경양식 돈가스 좋아하면 맛있고 요즘 돈가스를 좋아하면 미묘합니다. 생선가스는 여러가지로 훌륭합니다.
이 곳이 동인천 4대 돈가스 중 최약체라는데 그러면 다른 곳은 어떨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