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스피커를 만들어 본적은 있는데, 이번에는 작은 사이즈로... 도색까지 해서 만들어봤습니다.
원래는 소니 h.ear go라는 휴대용 스피커에 달려있던 35mm 풀레인지 유닛을 사용했습니다. 근데 이 휴대용 스피커가 좀 어처구니 없는 문제가 있어서... 예전에 쓰다가 결국 뜯어버리고 유닛 적출을 하게 된적이 있네요.
이게 블투 무선 연결이야 뭐 그럴수 있는데 3.5파이 aux 연결을 했는데도 소리가 너무 늦게나오다보니 도저히 써먹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니더군요.
그렇게 유닛만 딱 뜯어놓고 한 몇년정도를 방치했는데, 소리가 늦게 나오는게 내부 dsp 처리로 듣기 좋게 만드느라 느려진건가? 했는데 그렇진 않고, 기본 자체의 특성도 좋더라구요.
그렇다보니 이걸 버리진 않고 계속 보관했었습니다. (중간에 한번 스피커로 만들어보려던 시도를 하긴 했는데, 이때는 패시브 라디에이터 크기를 잘못 잡아서.. 인클로저를 폐기했었네요)
이걸 만들기 전까진 JBL 104를 썼는데, 안그래도 책상이 좁은데다 꾸역꾸역 쓰자니 크기값 못하는 음질이 불만이였거든요.. 할인할때 샀으니 망정이지 정가 기준으로는;;
ㄹㅇ 리모콘만한 사이즈입니다.
저만 대충 알아볼 수 있도록 대충의 구조를 짰습니다. 근데 정작 이래놓고 가로폭을 전체적으로 5mm 작게 잡아서 재단된 MDF를 주문해버렸네요. (근데 또 전부 5mm 작게 주문한 거라 사이즈는 또 맞아떨어져서 뭤..?)
우측 그림의 민트한 부분이 스피커 유닛 자리고 나머지는 내부구조가 터널처럼 되도록 만들었습니다.
만들던 과정의 사진입니다. 요새는 도면을 넣어주면 그 도면대로 가공까지 해 준다고 하던데, 그건 생각도 안났고 딱 사이즈대로 잘린 MDF를 주문했네요..
일단은 이런식으로 모양을 만들었습니다. 근데 하단 부분은 아무래도 도구가 좀 야매하다보니 만들기가 좀.. 어렵더라구요. 저부분때문에 생각보다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실제로도 좌우 패시브 라디에이터의 높이 차이가 약간 나 있습니다.
만드는 과정상 일단 전면에 유닛을 고정시키고 붙일 필요가 있어서 전면을 먼저 다 도색했습니다.
그와중에 예전에 만들땐 클램프가 없었는데 확실히 편하네요. 없을땐 책으로 눌러가면서 만들었는데..;; 끔찍
일단 한쪽만 만들어서 테스트를 해봤는데 생각보단 괜찮았습니다. 근데 저음이 애매한 상태더라구요. 알고보니 패시브 라디에이터를 위에서도 고정한답시고 목공풀을 많이 도포해버렸는데 너무 두껍게 발라서 반응 자체가 거의 없다시피한..
결국 목공풀을 한번 뜯어내고 다시 얇게 발라주니까 예상했던 소리가 나오는 느낌입니다.
반대편까지 만들고.. 한번에 도색까지 준비합니다.
이게 전면,바닥,후면은 검정, 측면,상단은 흰색으로 하려는 데에 꽤나 애를 먹었습니다. 젯소칠후에 락카 스프레이로 뿌리는데 분명 마스킹 테이프를 붙였는데도 다른면에 스며들거나 해서 재작업을 몇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네요;
그외에도 한쪽 스피커의 패시브 라디에이터 자리를 너무 많이 파서 에폭시 퍼티로 메꾼다음 다시 자리를 만들어서 도색하기도 하고.. 생각보다는 순탄했는데 건조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다 보니 작업시간이 계속 길어지던게 있었습니다.
겨우겨우 도색을 마무리 한 다음 무광 바니쉬로 마무리. 어쨌든 완성했습니다.
도색을 잘한건 아니라.. 뭐 적당히 했습니다.
후면의 단자는 그냥 평범한 클립단자를 썼고, 바닥에는 3M 발바닥 하나 붙였습니다. 그러고보니 무게는 스피커 하나에 500g 조금 넘더라구요.
이 상태에서 폰으로 대충 측정해봤을때 크기를 생각하면 괜찮은 특성으로 나옵니다. 고음은 측정 앱의 한계가 있어서 사진으로는 좀 이상하게 나오는데, 기존에 쓰던 JBL 104보다 훨씬 해상력이 좋다는건 확실하게 느껴졌습니다. 역시 정가 20의 휴대용 스피커니까 이정도는 당연한가..?
앰프에서 저음만 살짝 올려서 저음 롤오프 시작지점을 100Hz 언저리로 맞췄습니다. 어짜피 지금은 서브우퍼가 있다보니 이 특성이랑 너무 잘 맞아떨어져서 좋더라구요.
다좋은데 음압 자체는 좀 낮아서 확실히 앰프 볼륨을 많이 키워야 소리가 커지긴 하는데, 방에서 듣기에는 차고 넘칩니다.
나중에는 5천원짜리 USB 스피커의 싸구려 유닛을 재활용을 해볼까 싶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