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워도우라고 하는 것은 소위 이스트를 넣지 않고 대신에 천연발효종을 가지고 발효를 시킨 빵을 말합니다.
그렇지만 빵의 형태를 가지고 말을 한다면 이건 대강 빵 드 깡빠뉴, 영어로 하면 컨트리 브레드 정도가 되겠군요.
어디서 얼핏 읽기로 사워도우만큼 어려운 빵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대충 먹을 만한 수준의 사워도우 빵을 만드는 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 것 같아요.
물론 파고들고 또 파고들자면 사워도우가 까다로운 점이 많지만, 뭐든 안 그렇겠어요.
개인적으로는 사워도우의 까다로운 점은 시간인 것 같아요.
빵 자체만 해도 하루나 이틀은 잡아야 하고, 발효종 스타터부터 만들자면 일주일은 잡아야 하니.
대신 특별한 기술이 들어가는 건 아니고, 힘들게 반죽을 해줘야 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선 간편한 편입니다.
사실 작년 말에 요리를 다시 시작하고 나서 처음 만든 빵이 사워도우 호밀빵이기도 했어요.
사워도우 레시피야 다양합니다만 이번에 제가 사용한 것은 BakewithJack의 레시피.
스타터는 네이버 블로그 고부엉씨님의 레시피를 따랐습니다.
간략히 정리하자면 밀가루 1kg에 물 720g, 소금 16g. 즉 수분률 72%의 평범한 빵입니다.
정확히는 밀가루와 물 중 각 100g씩은 스타터에서 왔으니 스타터 200g, 밀가루 900g, 물 620g, 소금 16g 이군요.
더 상세하게 들어가자면 밀가루:통밀가루:호밀가루가 각각 9:0.5:0.5 비율이고, 밀가루는 그냥 평범한 백설 강력분입니다.
이걸 이제 섞어주고 한시간, 몇번 접어주고 두시간, 또 접고 두시간, 또 또 접고 이번엔 한시간, 모양 잡아주고 한시간, 배네통에 담아서 최종 발효 후 오븐에서 예열한 더치오븐에 넣고서 뚜껑 닫고 15분, 뚜껑 열고 25분이니...
스타터는 이번주 내내 하루에 40g씩 5회 밥 줘서 마련했고, 방금 전 자정이 넘어가서야 끝낼 수 있었으니 정말이지 일주일 내내 걸려 만든 빵입니다.
그나마도 냉장고에 자리가 없기도 하고, 제가 신맛을 그렇게 좋아하는 건 아니라 저온발효 대신 상온발효 4시간으로 끝내서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내일 구웠어야 했을 거에요.
물론 스타터는 이제 냉장고에 넣고 필요할 때마다 밥 줘서 쓰면 되니, 대강 하루 종일, 저온발효시에는 이틀 잡고 구우면 되긴 합니다.
부풀기도 잘 부풀어서 구멍이 송송 났어요. 식감은 좋지만 대신에 샌드위치로는 못 먹을 듯.
대강 오픈 페이스 샌드위치를 해 먹던가, 스튜나 칠리 등의 국물요리 등과 같이 먹으면 될 듯 합니다.
말 그대로 밥 대신에 먹을 수 있는 빵이라고 보면 될 것 같네요.
사워도우라는 것이 워낙에 맛성비 면에서는 별로이다 보니, 항상 만들고 나서 약간 자괴감이 들더라고요.
스타터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이렇게 1주일에 한 번씩은 구워주는 것이 좋긴 한데, 과연...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워도우의 신맛보다는 이스트가 들어간 빵의 이스트 맛을 더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쪽은 사워도우 만드는 중간중간 다운타임이 많이 생겨서 만든 견과류 블론디 입니다.
리코타 치즈케익을 만들까, 아니면 스콘이나 비스킷을 만들까 이런저런 생각은 들었는데 확 땡기지가 않더라고요.
다행히도 마침 딱 떠오른 게 브라우니의 친척뻘 쯤 되는 블론디입니다.
호두, 아몬드, 캐슈넛을 떄려넣어 만든 브라운 버터에 아몬드 버터, 메이플 시럽, 계란, 아마씨 가루 등을 넣어 만듭니다.
반죽 만드는 건 20분이면 되고, 오븐에 굽는 데에 20분, 식히는 데에 20여분 정도로 1시간 정도면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훌륭한 맛성비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브라우니류가 기본적으로 맛성비가 좋은 것 같아요. 물론 그것도 복잡하게 만들자면 복잡하게 만들 수 있지만요.
다만 블론디의 단점이라면 들어가는 재료 중에 아몬드 버터랑 (안 볶은)아마씨 가루는 구하기가 썩 쉽지 않아요.
직구하면 된다고는 하지만 식재료 직구의 단점이 식단 짜기가 까다로워진다는 게...
얼핏 생각하기로는 땅콩버터랑 들깨가루 내지 참깨가루로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긴 한데, 안타깝게도 해 볼 일은 조만간에는 없을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