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1일, 그 날은 저의 생일입니다. 그래서 오늘만큼은 아침을 호텔 조식으로.
산책겸 도톤보리를 지나 난바역에서 기차를 탔습니다.
시치죠 역에서 냐립니다. 독특한 장식물이군요.
산쥬산겐도로 가는 길. 건물들이 옛스럽군요.
산쥬산겐도, 110m의 불당 안에 천개의 불상들이 놓여 있는데 그 장엄함과 거기에 들어간 정성과 돈을 생각해보면 당시 일본의 불심을 능히 짐작할 만합니다.
주택가를 지나면 나오는 장소가 하나 있죠.
미미즈카.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서 베어온 귀들을 묻은 장소입니다.
주변에는 놀이터가 있고......
거기 바로 앞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신으로 모시는 도요쿠니 신사가 있죠. 한국인인 저로써는 뭔가 아이러니합니다.
그 도요쿠니 신사 바로 옆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세운 사찰 호코지가 있죠. 호코지의 이 종은 도요토미가의 멸문을 불러온 것으로 유명하죠. 아무튼 도요토미가가 망한데다가 그 후 불까지 나서 지금의 호코지는 작은 암자수준의 규모로만 남아 있습니다. 종의 크기로 옛 위세만 짐작할 수 있을 뿐...
호코지에서 기요미즈데라로 가는 길에 떡집이 있더군요. 150엔 주고 하나 먹어봤습니다. 이파리는 소금물에 절여서인지 짠 맛이 나며 모찌 안에는 팥소가 들어 아주 달콤합니다. 물론 그 떡집에는 인간의 말을 하는 뚱뚱한 새는 당연히 없었습니다.
기요미즈데라로 가는 길.
기요미즈데라와 지슈 신사는 이미 전에도 와봐서 큰 감흥은 없었습니다. 저는 첫번째와 세번째 물을 마셨죠. 학업과 건강을 기원하면서.
점심으로 먹은 젠자이입니다. 아주 달달한 팥죽이죠. 다만 간식으로 먹을만한 음식을 점심으로 먹어선지 오늘은 군것질이 많았습니다.
자, 이제 기요미즈데라를 지나서 야사카 신사로 갑니다.
야사카 신사로 가기 위해서는 니넨자카를 지나야 합니다. 넘어지면 2년 내에 죽는다고 니넨자카라는데 다행히도 전 넘어지지 않았습니다.
인력거꾼.
포스터에 한국인도 보이는군요.
게이샤다... 하지만 중국 여자들이 기모노를 걸친 것이 함정.
야사카신사는 1300년의 역사를 가진 신사로 고구려인이 세웠다고 합니다. 규묘도 상당하고 참배객들로 북적입니다. 기온마츠리로도 유명하죠.
죽순과 곤약을 꼬치에 꽂아 간장으로 간을 맞춘 요리입니다. 맛있어요.
야사카 신사를 나오면 바로 교토의 번화가 기온이 나옵니다. 여기서 많은 관광객들이 게이샤들을 목격한다고 하는데 전 게이샤는 커녕 게이도 못 봤습니다. 쇼핑을 하시거나 돌아다니기 아주 좋은 상점가입니다.
전 기온을 둘러보는 도중에 히나미코지도리로 빠졌습니다. 이 장소는 옛 일본 거리를 잘 보존한 거리로 말 그대로 사진을 찍기만 해도 이국적인 풍경사진이 나오죠.
하나미코지도리의 맨 끝에는 켄닌지가 위치해 있습니다. 켄닌지는 교토의 5대 사찰 중 하나죠. 대웅준 천장에 그려진 쌍룡도는 꼭 볼 가치가 있습니다. 고바야시 화백의 평생의 역작이라고 하는데 그 거대한 용 그림을 보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역동적이고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료안지에서 못 본 키레산스이 정원을 여기서 봐서 료안지를 놓힌 아쉬움이 조금이나마 풀렸습니다. 아, 참고로 켄닌지는 히나미코지도리를 지나다 보이길레 그냥 충동적으로 들어가봤습니다. 즉 일정에는 없던 곳인데 대만족했습니다.
시죠 카와라마치 역으로 갑니다. 그런데 마침 제가 거기서 탄 전차의 종착역이 우메다 역이고 시간도 꽤나 남아서 우메다 스카이 빌딩을 가보기로 했죠.
우메다 스카이 빌딩을 가는 길에 한 할머니에게 길을 여쭈니 자신도 거기 간다고 말씀하시며 친절하게 안내해 주시더군요. 그 할머니 성함은 못 여쭤봤는데 정말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우메다 스카이빌딩은 스카이가든은 못 봤고 대충 훑어보고 왔습니다.
요도바시 카메라입니다. 우리나라의 전자랜드나 하이마트 격의 매장이죠.
저녁은 덴덴타운 맛집 후쿠시마 죠토 카레에서 먹었습니다. 적당히 매운 맛과 카레의 깊은 향미가 식욕을 돋구어 줍니다. 거기는 위치가 위치다보니 한눈에 봐도 덕스러운 사람들이 많더군요.
이 글이 쓰인 시기는 5년 전으로, 그 당시 간사이 여행가려는 사람들을 위해 작성했습니다.
제가 올해 다시 가서 확인해 본 바로는 약간의 가격이나 시간 변경 정도 외에 크게 변한 건 없었으므로,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하고 올립니다.
이 글은 하루 3편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