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전화가 오더군요. 제가 살던 집에 새로 이사오신 분한테서요. 제 이름으로 택배가 거기에 갔다고 하네요. 인터넷에서 국수를 샀는데 주소가 이상하게 거기로 들어갔나 봅니다. 그 쇼핑몰에서 전에 시킨 건 분명히 이쪽으로 잘 왔는데...
하여간 국수 가지러 전에 살던 동네에 다시 가게 됐습니다.
일단 밥부터 먹고요. 마누라가 커리 먹고 싶다고 몇달째 이야기를 했는데 집 밖에 나갈 일이 없다보니 이제야 먹네요.
네팔인지 티벳인지 하여간 그쪽 분들만 6명이 일하는 유서깊은 식당인데, 저희 말고 손님이 하나도 없어서 이러다가 망하는거 아닌가 걱정도 했으나.. 배달의민족 주문~ 이 소리는 계속 나네요. 처음 이 곳을 알았을 때만 해도 배민 배달은 생각도 못했는데, 시대가 변하니 커리도 배달하는 세상이 됐습니다.
마니차에 써진 범어를 읽을줄 모르지만 돌릴줄은 압니다. 근데 기도하면서 돌린 게 아니니 의미가 없겠군요.
낡고 오래된 시장은 여전합니다. 굳이 이 시장가지 온 이유는 여기에 사는 고양이들을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서인데, 익숙한 애들은 https://gigglehd.com/gg/8108341 한 마리도 못봤습니다.
대신 이놈은 봤네요. 저는 두번째로 본거고, 마누라는 처음 봤는데, 이걸 두번째로 봤다고 어떻게 확신하냐면-
얘랑 목걸이가 똑같았거든요. 작년 8월엔 이랬는데, 4월이 되니 저런 돼지가 됐네요.
어쨌건 고양이를 만지긴 했습니다. 요새 옆집 지붕 위에 고양이들도 안 보이고, 익숙한 고양이도 못 봤지만... 이거라도 봤으니 다행이구나 싶네요.
이 동네는 상업지역에 좀 연식이 됐다 싶은 건물들은 다때려 부수고 오피스텔을 올리는 게 유행이더군요. 저 청년주택만 하더라도 지은지 10년도 안된 원룸 건물이 그럴싸하게 있었는데 그걸 부수고 저걸 올리네요.
구역 단위로 다 밀어버리고 아파트를 짓는 곳도 있고요. 뭐 어쨌건 저랑은 상관이 없고, 이제는 더더욱 상관도 없지만요.
알던 고양이가 야옹거리면서 비비면 그대로 집어오고 싶었는데, 그런 일이 없어서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