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을 정리한다는 것은,
때로 기억 구석 속에 먼지 덮일 뻔한 무언가를 상기시키기도 하는데
그런 것들을 모아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을 해봤던 것이었다.
계산기를 새로 장만할 때가 되었다는둥, 계산기를 쓸 일이 생겨버렸다는둥,
그런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던 3월이었다. 그렇게 구입한 계산기였다.
이 녀석을 구매하겠다고, 마지막 3초까지 경매에 참여한 기억이 떠올랐다.
세상 가장 급박했던 경매 이야기를 나는 누군가에게 마다하지 않고 이야기했다.
이때 경매가 아니었다면, 아마 다른 녀석이 서랍에 들어갔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게 70달러 즈음으로 이 녀석은 디트로이트에서 여기로 오게 되었다.
- 물건을 직접받기 전까지, 이 녀석을 위한 파우치를 하나 장만할까 생각도 했었다.
뒷판을 거꾸로 뒤집어 씌운다는 아이디어에 그만, 그런 생각은 하나의 게으른 생각이 되어 깡그리 잊혔다. -
CAS가 필요해서, Xcas를 사용했다.
물론 CAS를 지원하는 모델은 아니었다.
필요하다는 이유로 어쩌면 Ti에게 건방지게도 CAS를 사용했던 것이었다.
그런 생각이 들때즘이면
Xcas는 오픈 소스니까 괜찮다는 어쩌면 말도 안될, 그런 이유를 제기하곤 했던 것이었다.
그렇다하더라도 이 계산기가 보냈을 많은 시간이,
변변치 않은 시계 하나 없던 탁상 위에서 보냈을 시간이라는 생각에
이제는 그런 탁상 하나의 공간 마저 빼앗은 건 아닐까 싶은
나름의 계산기에 대한 연민으로 곰곰히 생각에 잠기곤 한다.
Gadget #1
추천 버튼이 없는게 아쉽네요.
저는 여전히 프라임 V2 vs nSpire vs 50G 리퍼 사이에서 고민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