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늦잠을 잤습니다. 하필 어제 빨래를 하고 말리려고 바닥에 잔뜩 널어놓고 자는 바람에 이걸 정리하느라 더 정신이 없었네요. 원래 정말 일찍 일어나면 따로국밥 한그릇 먹고 여유롭게 가려고 했고 어지간해선 동대구역 사진 한장정돈 남기고 싶었으나 그러질 못했네요. 출발 1분전에 겨우 탔습니다.
그나저나 개조 CDC는 처음 타봅니다. 동력분산형이라 그런걸까요, 출발할때마다 버스 뒷좌석 탄것마냥 바닥이 부르르 떨립니다. 딱히 단점인것 같진 않은게 막상 출발을 하고나서 어느정도 힘을 얻고나면 딱히 승차감에 있어 불편하다는 느낌은 없었어요. 오히려 기본 베이스가 워낙 오래되어서 그런가 안내방송을 차장이 직접 해주는게 소소한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마 청도인가 그렇습니다. 와- 날씨좋다 하면서 사진을 찍고 핸드폰을 끈 순간
에이브럼스 무리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이런 멋있는걸 얼떨결에 지나쳐 버린게 너무 아쉽더라구요.
진영역에 도착합니다. 진영역은 교통편이 영 좋질 못한데 그나마 진영역에 도착하는 기차편에 맞추어 버스 시간표가 짜져있어 그나마 편합니다.
오늘의 첫 목적지는 봉하마을. 여기도 꽤나 정치적인 장소지만 비정치적인 요소만 올립니다.
저 윗 사진에 있는 버스가 진영 읍내를 이리저리 쏘다니는 통에 겨우 시간 맞춰서 도착했네요. 그래서 첫 사진을 여기서부터 찍었네요.
저 자전거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손자들을 태우고 놀때 쓴 자전거 입니다. 전기자전거라 수행원들이 쫒아갈때 다소 힘겨워 했다는 말이 있네요. 그리고 저 검은 문은 기계실인데 저기에 한국 최초의 가정용 지열발전 시스템이 구축 되어있다고 합니다.
전체적인 집의 모습. 한옥에 모티브를 따와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부엌이며 방이며 죄다 분리된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처마가 1미터를 넘어가면 평수로 취급이 된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사랑채. 유일하게 관람객들이 직접 들어가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창문이 총 4개인데 저 창문 하나마다 소나무 한그루씩 보이게끔 설계를 했다는군요.
중간에 살짝 주저앉았길레 저는 속으로 여기도 하자보수 해야겠구나.....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만 이게 사실 의도된 설계라고 하네요. 햇볕이 더 잘 들어오게끔 해놓은 설계라고 합니다.
저는 처음 들어갔을때 이 낙서부터 보여서 눈쌀을 찌푸렸어요. 근데 이게 사실 손자가 해놓은 낙서라고 합니다(...) 영부인이 보기엔 이것도 다 '사람사는 세상'의 일부라고 생각을 했는지 지우지 말라고 했다네요.
부엌. 인테리어는 좀 사는 집 아파트 부엌같이 생겼습니다만 이 창으로 마당이 보이는 구조입니다. 요리하는걸 좋아했던 제가 생각해도 요리할 맛 나겠구나 싶었습니다.
저 '할머니 사랑해요' 스티커는 손녀의 작품이라네요. 그리고 지금 고2라고 하는데 벌써 세월이 이렇게 흘렀구나 싶었습니다.
직접 거주하는 공간. 더블모니터를 쓰네요. 저는 이것만 해도 퍽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당장 노 전 대통령보다 10살정도가 적은 저희 삼촌이 컴퓨터로 문서 작성 하는거를 못해서 저한테 매번 부탁하는게 일상입니다.) 무려 양손으로 마우스를 다뤘다고 하네요? 진짠지 가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진짜면 상당히 대단하네요. 이건 어지간한 프로게이머들도 힘들텐데요.
매실나무. 큐레이터분이 이래저래 유래 등을 설명 해줬는데 지금은 잘 기억이 안나네요. 아마 지지자분이 선물을 해줬다.... 정도의 내용인걸로 기억합니다.
뒷뜰. 산의 경사에 맞춰서 디자인을 했다고 하네요.
회의실. 회의 목적 뿐만 아니라 옆의 책장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책을 보는 용도로도 썼다네요.
중정. 일본식이라는 오해를 많이 받았다는데 의외로 한국식으로 설계를 했다고 하네요. 이유가 한 두가지쯤 됐는데 하나는 드므(욕조같이 생긴 것. 화기를 억누르는 용도.) 의 존재고 나머지 하나가 잘 기억이 안나요.
경호 인력들이 상주하는 공간이라고 하네요. 의외로 여지껏 모든 전직 대통령들의 경호 인력들은 자택 외부에서 상주했다고 합니다.
문 밖을 나서면 얕은 산 하나가 보이는데 이걸 뱀산이라고 부른다네요. 아무리 봐도 악어처럼 생겼는데......
개인적으로 꽤 볼만했습니다. 아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자라면 감회가 남다를테고 지지자가 아니더라도 이런 집에서 살고싶다는 생각이 한번쯤은 들것입니다. 저는 후자의 입장에 가깝네요. 제가 정말 부자가 된다면 노후에 이런 집 지어서 살고 싶은데 현실은(...)
나오면 바로 묘지가 보입니다. 다만 저는 버스 시간때문에 가진 않았어요.
실 사이즈보다 약간 작은 느낌.
저 차단기를 중심으로 왼쪽은 주민들이 거주하는 공간입니다. 헌데
공사 소리로 엄청 시끄러울것 같더라구요. 아마 기념관을 짓는것 같습니다.
봉하마을 주변은 이미지와 다르게 의외로 공장이 엄청 많았어요.
진영터미널로 가서 부산 사상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타고 사상터미널로 갔습니다.
사상터미널 도착. 참고로 오늘 여기서 황당한 일이 있었는데 무슨 일인지 궁금하다면 링크로 가보세요. https://gigglehd.com/gg/6633091
화를 꾹 참고, 개금에 있는 모 유명 밀면집을 갔습니다. 제가 워낙 맛있게 먹은 추억이 있어서 갔어요. 헌데 맛이 좀 변한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에 갔을땐 한약재 베이스로 복합적이고 진한 육수를 뽑아줬는데 지금 육수는 다소 밋밋하고 시큼함이 감도는 육수가 됐어요. 여지껏 이 집이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이 집을 유달리 고집할 필요는 없어진것 같습니다.
참고로 양이 많아 보이는건 홧김에 곱배기를 시켜서 그렇습니다. 근데 보통을 시켜도 양이 적진 않을거에요.
지하철을 타고 다음 목적지로 이동합니다. 근데 저는 부산도시철도에 다소 아쉬운점이 있는것이 저 부산도시철도만의 꽉 차보이는 묵직한 서체(서면, 가야에 적용된 서체)가 참 마음에 들었는데 요즘엔 죄다 저 몰개성한 고딕 계열 서체(부암에 적용된 서체)로 바꾸는 추세인걸로 보입니다. 너무 안타깝습니다.
버스로 갈아탑니다. 아마 중앙역 근처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이 부근은 사진을 어떻게 찍건간에 경치가 삽니다.
한국해양대학교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 사진을 찍는순간 저는 두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첫째는 저 학교 다니는 학생들은 공부할 맛 참 나겠구나 싶은 점이랑 다른 하나는 제가 잘못된 목적지로 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지금 태종대로 가고 있는데 저는 내일 태종대로 가려고 했어요. 근데 일정표를 잘못 봐서 태종대로 가고 있네요.
결국 태종대를 왔습니다. 이제와서 방향을 틀수도 없고 시간을 다소 허비해서 태종대 딱 하나 보면 일정이 얼추 맞아 떨어지는 점도 있었네요.
영도구민들은 여길 운동삼아 돈다고 하는데 저는 영도구민이 아닌 고로 다누비 열차를 타고 구경합니다.
첫번째 목적지는 태종대 전망대.
경치가 좋습니다. 특히 왼편으로 살짝 대마도가 윤곽이나마 보이는게 인상적이더군요.
그리고 그 높이도 꽤나 아찔합니다.
다음 목적지까지는 거리가 다소 짧은편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죄다 걸어가네요. 저도 걸어갑니다.
그나저나 이 계단에서 다리가 두번이나 풀렸어요. 오늘 딱히 많이 걸어다니진 않았는데 다소 힘든 일이 많이 있어서 그런가 아니면 그저 운동 부족인건가 아니면 장기간의 여행 때문에 피로가 많이 쌓인건가..... 모르겠네요.
이 등대가 보이는 장소에서 한번 더 내려가야 등대를 직접 볼 수 있으며 신선바위를 볼 수 있는데 다리에 힘이 너무 없어서 안갔습니다.
원래는 다음 목적지인 태종사를 가려고 했으나 이 열차를 기다리는 도중에 폰을 잘못 떨궈서 액정이 반쯤 박살이 났네요. 이때 멘탈도 나가고 태종사 가는 사람도 몇 없어서 그냥 종점까지 쭉 내려갔습니다.
시간이 얼마 없긴 하지만 국립해양박물관도 가봅니다. 오히려 이런 무료시설이 애매하게 남은 시간을 때우기엔 더 좋죠. 그나저나 저 건물은 무슨 컨셉일까요? 아무리봐도 욕조같은데요.
와 맛있겠다.
산호(?)들도 있습니다.
엄청 작은 해마들도 있어요. 근데 해양 생물들은 여기까지가 끝입니다. 뭐 수족관이 아니라 해양박물관이라 그럴법 하지만 너무 작다는 느낌이 크더라구요.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남아서 노잼인것도 좀 봅니다. 이순신 장군님도 있고
조선소도 있고
FPSO도 있고
포장마차에서 자주 쓰는 소형모터처럼 생겨먹은 무인잠수정도 있어요.
옥상에서 경치를 구경할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아까 봤던 한국해양대학교인데 이땐 바닷바람이 워낙 세차게 불고 있었을때라 그런지 저 학교 다니는 학생들이 태풍 같은거 올때마다 고생이 참 많겠구나 싶었습니다.
부산항의 모습이 너무 멋있더라구요.
근데 저는 오늘 이 풍경이 가장 멋있었습니다. 뭐랄까요, 한국의 모나코랄까요.(정작 모나코를 한번도 안가본건 함정.)
숙소인 부산역으로 가는 길이었는데 술이 좀 취해서 혀도 살짝 꼬이고 술 냄새를 폴폴 풍기는 로씨야 아저씨(사진 속 모자 쓴 사람)가 버스를 탑니다. 그리고 옆의 청년에게 '지갈치' 가는 법을 계속 물어보네요. 허나 저 아저씨는 한국어, 영어를 할 줄 몰랐고 옆의 청년은 러시아어를 할줄 모르는 상황. 하물며 간단한 러시아 단어를 아는 제가 답을 해주고 싶긴 하였으나 저도 부산사람이 아니라 저 답변에 제대로 답을 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헌데 저 아저씨가 계속 물어보는 와중에 주위 사람들이 달라붙어 이래저래 방법을 알려줍니다. 심지어 저는 이 모습을 보고 부산 시민들의 따듯한 정을 느낄수 있었으나..... 저 아저씨는 시민들이 알려준 방법과는 다르게 남포동을 채 가지도 못한채 도중에 내리네요. 다리에 힘이 잔뜩 풀린걸로 보아 술을 꽤나 마신것 같은데.... '지갈치'에 잘 갔을런지 모르겠습니다. 친구인지 와이프인 기다린다는것 같은데.....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신축이라고 하는데 맞는것 같아요. 일단 새집냄새가 폴폴 납니다. 뭐 어제 대구 숙소는 담배 쩐내가 폴폴 났는데 그거에 비하면 양반이죠. 그밖에 컴퓨터도 윈7이라 그렇지 컴퓨터 사양은 가장 낫습니다. 허나 바로 옆이 부산역이라 그런지 기차소음이 좀 심한 편이네요.
밥을 먹으로 차이나타운에 왔습니다. 제 뒤로 덩치 좋은 로씨야 형님들이 버티고 있어서 살짝 쫄았습니다.
오늘은 다소 특이하게 조지아 요리를 먹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지껏 아는 조지아 음식이라곤 코카콜라밖에 모르는 사람인지라 정말 기대가 많이 됩니다.
참고로 고려인 모녀가 운영하는걸로 보이는데 딸로 보이는 사람보다 어머니로 보이는 주인이 훨씬 한국말을 더 잘합니다. 그것도 부산 로컬 스타일로요. 원래 이런 경우는 대개 어머니보다 딸이 한국말을 더 잘하는 경우가 많던데.....
아쟈르식 하차푸리(ხაჭაპური, Хачапури)를 시킵니다. 맛은 대충 치즈크러스트 피자의 도우 부분을 계란에 찍어먹는 느낌이라고 보시면 얼추 맞습니다. 먹을만 합니다.
차슈슐리(ჩაშუშული, Чашушули)도 시킵니다. 새콤하고 짭니다. 저는 짠걸 좋아하는 편이라 입에 얼추 맞았어요.
할 일이 없으므로 깡통시장이나 갑니다. 부산 사람 빼고 다 간다는 말이 있는데 저는 부산 사람이 아니니까 괜찮을겁니다. 그나저나 저 기사님, 1차선 갔다 4차선 갔다 2차선 갔다 3차선 갔다 정신이 없습니다.
사람이 그렇게 많진 않네요. 대충 보고 옵니다.
오늘은 돼지갈비 후라이드와 맥주를 마십니다. 저 돼지갈비 후라이드는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구입을 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먹을만 합니다. 처음엔 치킨 같다가도 나중엔 갈비같은게 참 오묘하네요.
해운대온천센터 옆의 밀면집은 진작에 바뀌어서 그런가 크게 바뀌진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