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키 배열 키보드를 사용한 지도 이제 6년쯤 된 것 같습니다.
보통 작은 키보드를 찾게 되는 것은 책상 공간을 좀 더 넉넉하게 쓰기 위해서인데,
제 경우도 시작은 그랬지만 써 보니까 손의 이동 반경이 줄어드는 것이 편해 정착한 경우입니다.
61키 배열에 큰 불만은 없습니다.
일단 그나마 키 조합을 최소화하면서 직관적이게 사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키 배열이니까요.
더 큰 배열의 키보드를 쓸 일이 생기더라도 적응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한몫 합니다.
그런 점에서 40% 키보드인 라플라스는 재미로 시작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일단 기판에 상하판 케이스랑, 잡다한 것들을 다 해서 $30이라는 나름 저렴한 가격으로 키트가 나와있었으니까요.
40%의 맛은 보고 싶은데, 오쏘리니어 배열보다는 경사가 있는 상태로 줄인 배열이 더 적응하기 쉬울 것 같았습니다.
뭐,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굳이 틀린 생각은 아니었긴 합니다.
문제는 뭐, 항상 처음에 생각한 금액으로 끝나는 일은 없죠.
스위치나 키캡, 부자재에 들어간 금액을 제외하더라도... 음, 깊게 들어가지는 맙시다.
일단은 사진 게시판이니까요.
오래간만에 장노출 사진을 찍었습니다.
구도가 좀 갑갑한 이유는 장노출인 만큼 삼각대를 세워서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키보드인 만큼 55mm 렌즈에 담기에는 삼각대의 높이가 한계가 있었습니다.
a6500, SEL55F18Z, f/5.0, ISO 320, 노출 시간은 10초입니다. 물론 라이트룸으로 보정.
굳이 고생을 해서까지 장노출로 찍은 이유는 RGB LED를 이쁘게 담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아예 불을 끄고 찍으면 이쁘게 안 나오지만, 다행히 모니터가 주변광 역할을 잘 해 주었습니다.
사실 이 녀석에는 특별한 사연 비슷한 게 있습니다.
제 첫 61키 키보드인 포커 2의 체리 MX 적축이 여기에 들어있기 때문.
원래는 포커 2를 저소음 적축으로 교체해 주고 남은 스위치였지만,
건식 윤활에 습식 윤활까지 해 주고 나니 아주 훌륭한 키감을 선사해주고 있습니다.
거기에 특유의 가로로 한 열이 더 붙은 4x13 배열도 쓰기 아주 편해서 앞으로 주력 중 하나로 활약할 것 같습니다.
살짝 염려가 되는 부분이라면 아두이노 프로 마이크로입니다.
스위치를 전부 탈거하려면 프로 마이크로를 떼내야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엄청 힘들더라고요.
이 녀석이 잡아잡수신 프로 마이크로만 2개입니다. 이걸로 3개째.
스위치나 프로 마이크로 자체를 교체하게 된다면... 음, 생각도 하고 싶지 않군요.
저도 오늘 키캡이 왔는데 렌치가 없어서 키보드를 분해하지 못하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