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맥을 안쓰고 있었는데 윈도우 WSL로 사용하는 리눅스 터미널 환경이 생각보다 작업하기 편해서 몬가 리눅스 혹은 비슷한 머신이 하나 있었으면 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기글장터에서 맥미니 2011을 하나 구했죠. 맥미니 + 매직트랙패드2가 20만원이니 따지면 거의 10만원에 구한 셈입니다. 저렴하게 주셔서 잘 써먹었는데, 소음때문에 분해청소하다가 고장이 나버렸습니다.
케이블을 분리하려했는데 전원버튼 케이블을 연결하는 메인보드 단자가 통째로 떨어져나갔어요. 아무래도 연식이 있다보니 땜납이 끊어져버린 모양이더라고요. 순접으로 붙여봤다가 안되서 셀프수리는 포기하고 사설수리에 연락한 결과 경우에 따라 15만원까지 나온다니 빠르게 포기했습니다. 위 고장 외에 구매할때부터 알고있었던 램슬롯 1개 불량도 있었기때문에 차라리 새것(?)을 하나 사는게 낫겠더라고요.
현재 맥미니는 크게 5개 세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알루미늄 유니바디 이전 ~2009형 : 너무 오래되서 실사용 가능한 성능이 안나와요.
2. 2010~2012형 : 2010은 코어2듀오라 찾는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메모리와 스토리지 모두 교체가능한 11,12의 거래가 활발한 편입니다.
3. 2014 : 듀얼코어밖에 없고, 메모리교체도 안되서 망한시리즈입니다.
4. 2018 : 마지막 인텔맥미니입니다. 메모리교체는 되는데 이번엔 SSD교체가 안됩니다 ㅎ..
5: M1맥 : 지금 공홈에서 파는 모델이죠.
어차피 저야 메인컴퓨터가 따로 있어서 게임이나 무거운 작업은 거기서 하고, 맥은 터미널에서 코드작업하거나 원격하는게 주라 2011의 성능에도 크게 부족함을 못느꼈습니다. 그래서 이전처럼 2011이나 2012시리즈를 구하기로 결정을 내렸어요.
전에 쓰던게 2011 i7 쿼드코어 2GHz (2635QM) 이라 비슷하거나 살짝 윗급을 찾아봤습니다. 쿼드코어의 경우 2011은 동일모델, 2012에서 2.3GHz(3610QM), 2.6GHz(3720QM) 이렇게 총 세가지가 있었습니다.
국내에선 쿼드코어 모델이 대략 20~45쯤 하던데, 맥미니의 가격방어는 우주방어급이더라고요. 이베이에서 잘 협상해서 3720QM 모델을 얻었습니다. 물건너오는 비용까지 대략 17만원정도 들었는데, 이번에 나온 맥 신형 키보드가 21만원이란걸 생각하면 리얼맥치고 참 혜자입니다.
맥이 2배! 외형은 똑같습니다. 처음 받았을 때에는 외부오염이 있었는데, 알콜솜으로 닦으니 다 지워지고 일부 찍힌 자국만 남았습니다. 알루미늄이 관리하기엔 정말 좋은듯 해요.
역시 동일합니다. 10년만에 2011~2012모델 비교사진을 찍고 앉았습니다 하하..
위가 물건너온 2012, 아래가 국내판 2011인데 한글마킹이나 KC인증 표기가 다릅니다.
시리얼 넘버를 찍어보니 대충 위와 같은 스펙과 생산년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12모델은 사실 2013년에 만들어진 물건이었네요.
일단 동작확인을 하고, 둘다 분해에 들어갔습니다. 2011모델은 SSD 250GB + HDD 500GB 구성이고, 2012모델은 HDD 1TB라 SSD를 옮겨줄 필요가 있었거든요.
2012모델엔 근본있는 하이닉스 검정색 메모리가 들어가 있었습니다. 처음 샀을 때 박혀있는 메모리로 알고있는데, 애플답게 PCB색상이 메인보드와 비슷하게 맞춰놨더라고요. 애플도 예전엔 교체 및 확장가능이라는 양심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저장장치 포트를 남겨두는 고마운 일을 했었죠. 지금의 애플은 초심을 다 잃어버린겁니다! 이런 확장성 덕분에 맥미니 2011과 2012의 가치가 아직도 높은 편입니다. 대신 나사는 보시다시피 전부 별나사입니다.
위쪽 뚜껑엔 Wifi 안테나가 달려있고, 그 아래로 저장장치 공간이 있습니다.
2011입니다. WD BLUE 250GB SSD, WD BLACK 500GB HDD가 들어있습니다.
2012엔 히타치 1TB HDD가 들어있습니다. 애플 특유의 검정색 방열스티커가 그대로 붙어있는걸 보니 교체는 없었던 모양입니다. S.M.A.R.T 찍어보니 14,000시간 이용했다고 나오던데, 환산하면 583일이니 연식 치고는 사용빈도가 높지는 않았나봐요..
메인보드는 요상하게 생긴 이런 공구, 혹은 없다면 비슷한 굵기의 드라이버 2개를 이용해서
알맞는 구멍에 넣고 밀어주면 쉽게 분리할 수 있습니다.
좌측이 2012, 우측이 2011입니다. 구조가 거의 같아요. 2012의 나사는 분해한 흔적이 없었는데 메인보드가 깨끗한걸 보니 어디 짱박혀있다 나온 모델이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습니다.
뜯은김에 CMOS 배터리도 교체해줬습니다. 파나소닉 BR2032고 자세히 보니 녹이 보입니다.
ZMI CR3032로 교체해줬습니다. 3032와 달리 2032는 오프라인에서 구매하기가 어렵더군요. 동네 모닝글로리 갔다가 그런 배터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인터넷으로 주문했습니다. 2032는 배터리 크기고, BR과 CR은 서로 호환이 되더라고요.
뜯은김에 파워도 한번 봅니다. 델타제품이고 출력이 85W밖에 안됩니다. M1 소비전력과 비교하면 굉장한 고출력인데 요즘엔 USB도 100W를 뽑다보니 저정도는 작게 느껴지네요.
분해한김에 써멀상태도 확인해봤습니다. 역시나 굳어있네요.
대충 닦아줬습니다.
대충 뿌려줬어요. 써멀은 녹투아 NT-H2를 사용했습니다.
조립은 분해의 역순이고 다행히 어디하나 박살안나고 잘 동작되네요.
전에쓰던 2011이 하이시에라까지 정식지원이라 업데이트가 멈춰있었는데, 2012니까 이제 모하비까지 가능해졌습니다. 사실 패치를 이용하면 빅서도 설치할 수 있는데 버그파티를 보면 올리고 싶은 생각이 들질 않아요. 한동안 그냥 하이시에라에서 멈춰있을듯..
맥은 기본 쿨링팬 프로파일이 굉장히 저소음 지향으로 잡혀있어서 아이들 온도가 꽤 높습니다.
신입이니까 한번 돌려봤습니다.
연식치고 준수한 성능이네요.
즉어벤치도 돌려봤습니다. R23이고 멀티 3290점 정도 나옵니다. 이건 끝까지 못돌렸는데
바로 100도찍어버려서 1사이클만 돌고 얼른 꺼버렸습니다ㄷㄷㄷㄷㄷ
이상 맥미니 수리하기 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