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 6일(월~토) 가족여행을 마친 며칠 뒤에야 글을 쓰는군요.
실은 지난해 크리스마스가 부모님 결혼기념일 30주년이었어요.
해외 여행 후보지 몇 곳(다낭, 나트랑, 대만, 중국 청도)을 정하고 의견을 모으니,
결국 '다낭'을 가기로 했죠.
예정된 첫날 공항 출도착 일정은 괜찮았어요.
대구 공항 출발 07:50 -> 다낭 공항 10:20 도착.
(비행 시간은 4시간 30분, 시차는 우리나라보다 2시간 늦어요.)
항공사는 동남아 LCC 중 하나인 비엣젯(VietJet)을 골랐어요.
정시 운항을 기대할 수 없다는 평이 자자하지만,
그걸 무시할 만큼 가격이 저렴했거든요.
창밖의 멋진 운해를 보다가
배가 고파졌습니다.
배고픔은 참을 수 없으니 오더북을 펼쳤어요.
식사류는 5천원, 간편식은 2,750원 정도. 나쁘진 않아요.
(현금 결제만 가능, 달러 지불 시 $5, $2.75)
신메뉴로 등장한 반미(Bahn mi)를 먹으려다 없다고 해서
메뉴를 추천해 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나온 게 태국식 볶음밥.
끈기 없는 태국쌀로 만든 밋밋한 김치볶음밥에
너무 큰 기대를 해서는 안 됩니다.
같이 주는 칠리 소스를 넣어서 비비면 그나마 괜찮다랄까...
시장 금은방에서 환전을 하고 호텔로 곧장 체크인을 하니,
침대 위의 백조 한 쌍이 장미 한 송이를 품고 있었어요.
두 달 전 예약하면서 특별 요청을 몇 개 걸긴 했는데,
이렇게 준비했을 줄이야...
부모님이 묵을 곳은 바로 옆의 큰 방으로 잡았습니다.
(여긴 저랑 여동생이 묵는 곳이고요)
웰컴 동선 장식도 깔끔해요.
밤에는 저 문구들이 LED로 은은히 빛납니다.
가족 사진 스팟으로 두기 좋았어요.
체크인을 했더니 배가 고프군요.
호텔 근처의 쌀국수 전문점인 미광(My Quang)으로 찾아갑니다.
메뉴판을 펼치니, '인스타그래머블'한 한국인의 밥상이 느껴집니다.
(아않이... 쌀국수집 맞아요? 웬 커피까지...)
미광보(다낭 소고기 쌀국수)에 분짜 하노이, 포가(닭고기 쌀국수),
찬으로 모닝글로리 볶음과 반쎄오,
음료는 코코넛과 망고 스무디 같은 걸 주문했어요.
주문 금액은 총 53만 동(한화 26,500원)
제일 맛있는 건 모닝글로리 볶음과 반쎄오였던 걸로...
반쎄오는 월남쌈이랑 먹는 방법이 비슷해요.
가느다란 라이스페이퍼 위에 모듬 계란 부침 조각에 야채를 올리고 돌돌 말아
칠리 소스나 간장 소스에 살짝 찍어서 입으로 베어 물면 됩니다.
튀김은 '바삭바삭' 소리가 새어 날 정도로 잘 하는군요.
'
쌀국수는 기대보다 별로였어요.
면이 도톰하면서 잘 끊어지는데다 국물은 느끼하면서 밋밋했거든요.
함흥냉면보다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분들께 어울리는 곳이랄까...
속에서 차오르는 배고픔을 못 참겠다 싶을 때 들르세요.
권장 메뉴 : 반쎄오, 스프링롤 같은 튀김류, 모닝글로리 볶음
주린 배를 채웠으니,
산책이나 할까요?
야자수 그늘에 앉아
파도가 굽이치는
미케비치를 바라봅니다.
전~~~혀 급할 게 없는 자유 여행이니까요.
첫날은 가볍게 돌아야 하니까
녹색 택시를 타고 롯데마트 다낭*에 가서
늦은 오후를 보내고 호텔로 돌아왔어요.
(*롯데마트 다낭 : 현지 대형마트인 빈마트보다 큼.
1층은 롯데리아, 환전소, 공항 및 호이안 직행 셔틀버스 운영,
베트남의 스벅 '하이랜드 커피(Highland coffee) 전문점' 입점.
물품 보관소(3, 4층)는 영업 종료시각까지 무료 운영.
박스 포장 전담 직원 있음. 카드 결제는 JCB만.)
으음...
갤럭시 S10+의 수동 사진이 나쁘진 않군요.
조리개 F2.3 이상으로 쪼일 수 없어서 아쉬울 뿐.
이대로 하루를 끝내긴 뭔가 좀 그래요.
속이 허전하니
배를 채워야 겠어요.
찾아간 곳은 태국식 해산물 식당.
해산물을 kg 내지 500g 단위로 주문해 먹는 노천 식당이에요.
해산물로 주문한 건 타이거 새우 1kg 뿐입니다.
싯가로 55만 동(한화 27,500원)이고요.
칠리 새우 볶음 요리로 두 접시에 담겨 나옵니다.
반반치킨처럼 주문하는 것도 돼요.
반은 BBQ, 반은 칠리.
맛은 그릴에 구워서 먹는 생새우가 더 좋습니다.
탱탱한 식감과 불향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곁들이는 음식으로 모닝글로리 2, 볶음밥도 주문했어요.
음료는 펩시 콜라(330ml) 2개.
볶음밥의 용도는 뭐냐면요~~~
새우를 걷어낸 버터 칠리 소스에 밥을 쓱쓱 비벼 먹는 겁니다.
다른 말이 필요 없어요.
꼭 드세요.
다 해서 결제 금액은 68만 동(한화 3만 4천 원).
분위기는 대충 이런 곳이에요.
새우 말고도 가리비 같은 조개류도 있지만,
먹지도 못할 딱딱한 껍데기를 살 필욘 없잖아요?
맛은 가게 앞에 주차된
스쿠터의 숫자에 비례합니다.
기분 좋게 배를 채우고
미케비치로 걸어갑니다.
핸즈 업!
다낭의 미케비치(My Khe beach)는 길이가 무려 20km나 됩니다.
한국에서 가장 길다는 대천해수욕장(3.5k)보다 5~6배 더 긴 셈이지요.
모래가 보슬보슬하고 질펀해 발이 잘 빠지지 않고,
신발에도 모래가 잘 묻질 않아서 산책하기 좋아요.
가끔은 팔뚝 만한 물고기가 썰물 때 못 빠져 나와서
배를 드러내고 누운 모습도 볼 수 있긴 하지만요.
일출 스팟으로도 아주 이름난 곳이기도 합니다.
이날은 가볍게 스치기만 하고 자려 했는데
꽤 많이 먹고 다녔군요.
다낭의 둘째날은
늦은 저녁쯤 올려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