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차(10/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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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차(10/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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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 사진의 대다수가 액션캠 영상 캡쳐이므로 안구테러에 주의해주세요
10월 31일 오후 12시...
급한 불도 껐고 카페인도 한 잔 충전했으니 다시 길을 떠납니다.
이쪽이 정문인 것 같은데 여기도 여전히 경사가 깊네요.
낙엽을 피해 슬금슬금 내려와주면
31번 국도로 다시 합류합니다.
우회전하여 가던 길을 게속 갑니다.
게속 가다보니 중간에 잔뜩 끼었던 구름이 걷히며 파란 하늘이 다시 나타나고
길도 넓고 쭉 뻗기 시작하다가
얼마 안 가 도로 좁아지고 구부러집니다.
여기도 마냥 따뜻한 남쪽나라는 아닌가봅니다.
얼마 안 가서 다시 구불텅거리는 산길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다른 곳 보다 차가 훨씬 많네요.
군데군데 쉼터도 많은 것 같은데, 이미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웬지 관광지가 아닌가 싶은 찰나
순간 조화롭게 물든 단풍에 압도당했습니다.
왜이리 사람들이 많은지 납득했습니다.
정상에 쉼터가 있을 거란 생각은 맞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잠깐 쉬어가기에는 나쁘지 않나 싶어 게속 지나갑니다.
고개 너머가 단풍은 더 잘 들었지만, 지금은 해가 넘어가 있어, 그 멋을 제대로 뽐내질 못하네요
그렇게 고개를 내려와 맑아진 하늘을 만끽합니다.
그렇게 가다보면 마냥 작지 않은 동네를 만납니다.
도평삼거리
큰 아름드리 나무가 동네 중심으로 사료되는 삼거리를 우뚝 서서 지키고 있는 모습이 멋있어요.
저는 포항 방면으로 좌회전합니다.
도로를 따라 나 있는 억새풀에 제 마음도 살랑살랑 거리다가
추수가 한창인 논과 과수원을 보며 마음이 풍족해졌다가
그렇게 수확한 사과가 잘 팔려나가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그렇게 한참 가다보니 다시 오르막차로가 나옵니다.
제 앞에 가는 빨간 스토닉은 이번 여행껏 봐 왔던 어느 누구보다 업힐과 다운힐을 능숙하게 타시네요.
그런 분이 앞에 가서 제대로 인도 해 주시면 저도 훨씬 수월하게 언덕을 오를 수 있더라구요.
덕분에 잘 모르는 외지의 고갯길을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 있었네요.
그렇게 귀신홀린듯이 빨간 스토닉을 쫒아가다 보면
이렇게 예쁘게 가꿔진 도로변 화단을 가진 마을도 만나고
도로 위를 덮어버린 마을의 수호신 같은 큰 나무도 만나며
여태껏 봐 왔던 절벽들에 비해 크기는 작지만 주변의 나무들과 조화롭고 잘 꾸며진 냇가도 만나다가
죽장면에 들어옵니다.
여태껏 저를 잘 이끌어주신 스토닉 운전자분은 로컬 아주머님이시더군요
덕분에 안전하게 여기까지 잘 왔음에 감사했습니다.
여기서 길이 좌우로 갈라지며, 저는 우회전하여 포항 방면으로 게속 갑니다.
그렇게 마을을 빠져나와 깊은 계곡을 지나
말라붙어버린 강가를 지나(건천인것 같았습니다)
국도변에 뜬금없이 나오는 관리가 잘 된 녹지를 지나면
오늘의 점심을 떼울 쉼터가 나타납니다.
죽장"휴게실"
네이밍이 오묘한 느낌을 주지만 일단 멀쩡한 국도변 휴게소입니다.
조그만 가게와 식당이 있지만 오직 김밥만을 파네요.
달인 마크를 대문짝만하게 달고 있는게 느낌이 좋진 않지만 한번 시도해보기로 합니다.
조청김밥 2줄 5000원
이 집에서 주장하는 포인트는 직접 담근 조청에 버무려 볶아낸 어묵이 핵심인 것 같지만
정작 먹어보면 어묵맛에 가려져서 조청이 물엿이나 다른 방법에 비해 무슨 역활을 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오히려 같이 들어있는 절이고 물기를 빼내 꼬들꼬들한 가시오이가 개인적으로는 더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제 고향집에서도 그렇게 해먹었었기에 그런걸까요?
지나가다가 한번은 먹어볼 만 하지만, 게속 찾아 먹을 맛은 아닌것 같아요.
출발하기 전에 액션캠 영상을 백업해 둡니다.
128GB 씩이나 되니 백업에 10분 넘게 걸리네요
타이어도 한번 점검합니다.
뒷 타이어 가운데는 거의 다 닳아서 마모한계선 표시의 한쪽은 거의 닿았습니다.
갈 길도 좀 남았고 복귀 길도 짧지 않은데 타이어가 슬슬 걱정됩니다.
배도 채우고 백업도 끝냈으니 다시 갈 길을 갑니다.
샛노랗게 물든 은행나무와 탐스러운 사과가 당글당글 열린 사과나무들을 가로지르는 길을 지나고
오래 되어 보이지만 관리도 잘 되어 있는 터널을 지나면
여기서부터는 포항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실을 아까 전의 죽장휴게실부터 이미 포항이었더군요.
근데 포항에 들어왔다는 느낌이 아직은 잘 안듭니다.
하지만 아까 전 과는 공기가 사뭇 다릅니다.
그렇게 머지 않은 곳에 바다가 있을 것 같습니ㅏㄷ.
고개 아래의 조그만 마을은 조그만 토목공사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네요
점점 도로의 경사가 낮아지고, 주변이 평탄해지며
앞으로의 길은 지금껏 해쳐온 길들과는 다를 것임을 보여줍니다.
그러고는 도로가 크고 넓어지며, 쭉쭉 뻗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쭉쭉 뻗은 도로는 넓은 평야와 마을을 지나
저를 포항으로 이끌어줍니다.
지나가며 인사해주는 지역 라이더분께 저도 가볍게 목례를 하며
갑자기 확 늘어난 차들과 함께 저도 포항 시내로 진입합니다.
근데 여기서부터는 31번 국도와는 전혀 다른 길로 갑니다.
31번 국도(청록색)은 포항IC 부근에서 방향을 꺾어, 포항 시내 외곽을 쭈욱 둘러 동해면까지 나가지만
해당 구간이 자동차 전용도로이기 때문에 전 포항 시내를 가로질러(감귤색) 접근합니다.
그러는 김에 호미곶도 들리고자 포항공항을 지나 방향을 꺾어 북동쪽으로 올라갑니다.
한동안 차도 별로 없는 곳에서만 다니다가 큰 도시를 들어오니 차들에 치여 정신이 없습니다.
강릉에도 한국은행이 있었던 것 같은데 포항에도 있군요
생각보다 한국은행이 곳곳에 보이는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는 오히려 보기 힘든것 같은 커다랗고 고오-급 스러워 보이는 디지털프라자를 지나
"형산큰다리"라는 독특한 이름을 지닌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는 포스코, 오른쪽으론 현대제철이라는 국내 제철의 양대산맥을 끼고 지나가
포항 공항과 거기 딸린 해군 항공역사관을 지나면
길이 뻥 뚫리며 점점 구룡포에 가까워집니다.
하지만 여기부터는 액션캠 렌즈에 벌레가 터져있네요 ㅡㅜ
여기서부터는 큰 길에서 내려와 바다를 끼고 호미곷까지 게속 올라갑니다.
이렇게 게속 멋진 바다 풍경을 보고 가다가도
어느 순간 산 속의 고갯길을 압축해놓은듯한 언덕길을 마주치기도 하고
조그만 어촌 마을을 지나며 바다와 아주 가까워지기도 합니다.
그렇게 변덕이 심한 길을 게속 따라가다가 보면
갑자기 드 넓은 평지가 펼쳐지고 바람이 세게 불기 시작하며
오늘의 목적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새천년기념관과 호미곶.
살면서 한 번도 와 보지 못한 곳이라 한 번 궁금해서 와 봤는데, 나름대로 뷰는 괜찮은 곳이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된 구경 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새천년 새해에 비빔밥을 해 먹었다는 커다란 솥단지와, 육지에 하나, 저 멀리 바다에 하나 올라와 있는 상생의 손이라는 조형물이 인상적이긴 하지만 크게 마음에 와 닿는건 없었네요.
이제 지는 해를 바라보며 오늘의 최종 목적지까지 가 보기로 합니다.
원래 계획상으로는 31번 국도의 종점인 부산 기장까지 갔었어야 하지만,
이래 저래 구경도 하고 낭비한 시간이 많아, 예전에 자주 다녔던 기장-울산 구간을 잘라내고, 이번 투어의 목적지를 울산으로 확정합니다.
그리고 미뤄놨던 숙소도 예약합니다.
그렇게 다시 오른 길 방향으로는 여태껏 봤던 구부러진 길은 온데간데 없이 넓은 논과 시원하게 뻗은 길이 절 반겨줍니다.
점점 해가 져 가며 노을이 아름답게 지고 있네요
그렇게 지는 해를 따라 가다 보면, 길이 바다에 막혀 좌우로 갈립니다.
저는 우회전합니다.
얼마 안 가서 수많은 대게 집들과 끝나지 않을것만 같은 긴 정체, 향긋한 게 찜 냄세와 배에서 나오는 디젤 매연 냄세가 뒤섞여 지는 노을과 함께 알 수 없는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하지만 정체에 10분이상 갇혀있으니 점심나가서먹을것 같아졌네요(??)
십수분의 사투 끝에 간신히 정체를 빠져나옵니다.
얼마 안 있어 31번 국도와 합류하는데
저는 여기서 좌측도로로 가야 하지만, 여기는 일반적인 입체교차 국도와는 달리 굴다리 밑으로 들어가 좌회전을 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어떻게 가야 하나 궁금해 질 때 쯤 네비를 보니
우측으로 도로를 타고 올라 도로 바깥쪽으로 쭈욱 가다보면
농로 비슷한 도로로 빠져나와
비좁은 굴다리를 통해 도로를 건너
반대 방향으로 합류합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길 잘못들었다고 생각하기 딱 좋은 것 같네요
그렇게 쭉쭉 뻗은 길을 따라 게속 가다가 보면
갑자기 안쪽 차선이 한 차선 늘어난 다음 바깥 차선이 두 차선이 줄어듭니다.
그리곤 완전한 해안도로가 됩니다.
예쁜 노을과 조화된 동해바다는 정말로 인상깊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도 잠시
그 노을마저도 결국 푸르스름해지며
땅거미가 깔리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해가 질 때마다 두려움이 몰려왔던 어젯 밤과는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이 동남쪽 해안은 해가 져도 춥지도 않고 급격하게 어두워지지도 않으며 차도 많네요
그렇게 게속 가다보니 울산 지역 라이더분들을 만나뵐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분들은 터널이 나오자마자 빛의 속도로 사라지시더군요
그렇게 게속 가다가 너무 화장실이 급해져, 편의점에 들어가 숙소에서 먹을거리를 미리 사고 화장실을 들립니다.
물론 속을 비우니 갑자기 배도 고파지기 시작합니다.
이미 식사시간이 애매하게 지나(8시) 어디서 먹을까 고민할 때쯤 옆에 중국집이 보이더군요.
밥때가 좀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손님이 게속 들어가고, 주방은 쉼없이 돌아가길래 설마 하면서 들어갔습니다.
야끼우동. 매콤한 두반장에 각종 해물을 볶아낸 요리입니다.
영남 지방에서만 맛 볼 수 있고, 영남지방에서도 지역마다 조리방법이 천차만별이라
여기저기 들리면서 먹어보는 맛이 있는 중화요리인데
여기 야끼우동은 적절한 맵기와 감칠맛, 제대로 볶아내 불맛이 베인 야채, 탱글한 새우와 주꾸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먹고 계산하면서 나올 때 사장님께서 서울에서 바이크 타고 오셨냐고 여쭤보시길래 거기서 인제와 태백, 청송을 거쳐 왔다고 말슴드렸더니 고생하신다면서 콜라를 한병 챙겨주시며 무사복귀를 기원해 주셨습니다.
밥 먹고 식당 주차장에서 바다를 바라보니 달빛이 아름답게 바다를 비추고 있네요
다시 갈 길을 재촉합니다.
31번 국도는 직진이고, 그대로 가면 편하게 울산 시내로 꽂아주지만, 저 앞은 자동차전용도로입니다(...)
좌회전을 해서 다시 해안으로 빠집니다.
그러고는 다시 방향을 틀어 서쪽에 있는 산으로 바이크를 몰고 가로등도 드문 시골길을 달려갑니다.
그렇게 가다보면 고갯길을 오르는데, 지금껏 올라왔던 고갯길들 보다는 경사는 얕지만 끊임없이 게속 올라갑니다.
그렇게 한없이 어둠속에서 나 홀로 주행하다가 보면
거기서 게속 오르막을 오르다 보면 정상에 포장마차가 둘 있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거기서 좌회전을 하면
게속해서 쉼 없이 이어지는 헤어핀들 사이로 저 멀리 울산 시내가 보입니다.
그렇게 오토밸리를 내려와 좌회전을 한번 해 주면
쭉쭉 뻗은 고가도로(인데 신기하게 자동차전용이 아닌)를 타고 울산 시내로 빠르게 이동해 줍니다.
그렇게 울산 시내의 중심인 태화강변을 지나
태화강역 앞 사거리를 지나
오늘의 숙소에 도착합니다.
숙소에 들어가 방을 보니 어제보다 훨씬 넓고 좀 더 요즘 트렌드에 맞는 시설은 좋지만 방이 애매하게 춥더군요(...)
오늘도 무사히 숙소에 도착했음을 감사하며, 내일 투어 밑 준비를 미리 해놓고 샤워후 잠에 빠집니다.
2일차 주행경로
단풍이 아직도 있다니 놀랍군요
저도 고배기량 바이크가 생기면 한번 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