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짜(6-15) 10년 전으로 딱 돌아가보니 입대해서 훈련받고 경찰학교까지 간 다음, 서울로 발령받아 자대배치 전에 벽제에서 허벌나게 구르고 있던 날이었군요. 경학파라다이스 끝나고 충주역 출발해서 서울역 내려가지고 버스타고 느긋하게 가다가 도착하니, 조교가 쌍욕하면서 버스문 발로 차고 올라와가지고 더블백 채로 끌려나간 게 엊그제같은데...
안쓰게 된 랩탑 정리하면서 하드 적출해보니 사진이 많이 남아있네요. 군대 가기전에 사진 실컷 찍어보고 가겠다고 입대가 5월 6일이었는데 3월 말에 DSLR을 사는 미친 짓을 해가면서 찍었던 사진들입니다. 기종은 당시 제일 쌌던 올림푸스 E-450 표준렌즈/망원렌즈 세트였는데. 바디는 쏘쏘한데 번들로 주는 렌즈들이 하나같이 사기적이라고 나름 마이너한 팬층이 있었습니다. 렌즈 2개에 4기가 메모리 추가해서 72정도 썼던 걸로 기억하네요.
서울 성수대교와 무학여고-왕십리역 사이를 이어주는 구 응봉교입니다.
지금은 새로 지어서 바뀌고 없지요.
E450에 있던 기능인 팝아트(?)로 촬영해서 진한 파스텔 톤이 나름 괜찮았습니다. 망원렌즈가 유용했어요.
역시 팝아트로 촬영했던 사진입니다. 이땐 진짜 자전거도 많이 탔는데.
데세랄은 뭐니뭐니해도 야경찍을 때가 가장 좋죠. 아무리 폰카가 좋아졌다 해도 오래 전 데세랄 화질에 비하려면 아직 먼 얘기인 거 같습니다.
지금 저 카메라는 일본여행 갈 때 친구 데세랄 빌렸다가 떨궈서 망가뜨리는 바람에 담보로 그 친구에게 인질잡혀있는 상태입니다.. 시간 참 빠르네요.
근데 요즘 서울은 어렸을 적 시절인 90년대와 다르게 변화의 속도가 꽤 느려진 거 같습니다. 전철도 새로 뚫리고, 오래 된 아파트도 재건축하고, 산업디자인들도 수시로 세련되게 바뀌는데.. 풍경은 별반 달라진 게 없네요.
전 전경으로 복무했습니다. 그렇기에 2주간의 경학 파라다이스는 정말 공감하네요.
거기선 정말 이등병(이경)이 상상할 수 없을정도로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었으니 정말 천국이었죠.
대신 2주뒤에는 각 자대에서 온 조교들의 어마무시한 갈굼과 훈련이 기다리고 있지만요.
나중에 들으니 조교들도 경학에서 군기 다 빠지고 온다는걸 알기때문에 일부러라도
더 빡시게 군기잡고 굴린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