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이겠죠.
저번 주에는 강 구경을 했습니다. 분명 새벽까지 밀린 과제를 하다 무심코 잠에 들었는데 어여쁜 붉은 꽃들이 피어있는 강가에 와 있었고, 옆에는 삼각 푯말로 [이 강을 건너면 돌아올 수 없습니다]라고 적혀있었던 듯 합니다.
남은 과제를 해야했기에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돌아와서, 어영부영 지내다보니 4월의 마지막 토요일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성산항을 통해 우도로 갑니다.
지금 배에 탔으니 사진은 차차 추가될 겁니다. 하늘이 그리 맑지 않은 게 안타깝군요.
관심이 없어 잘 모르고 있었는데 큰 섬이였습니다.
우도면에 4개의 리가 속해 있습니다.
물론 2시간이면 걸어서 섬을 둘러보는 게 가능했던 마라도에 비해 크다는 거지,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려니 참 좁습니다.
섬 안에 해수욕장도 있고, 버스 노선도 있고 재밌습니다. 청정 섬이라고 전기차들을 가득 대여하고 있고, 버스도 전기차입니다.
몇년전엔 저런 2인승 미니 전기자동차가 아니라 자전거였다는데 이번이 첫 우도행이라 잘 모르겠습니다.
1개월 전쯤만 해도 섬 구경이라고는 여의도와 제주도밖에 안해본 촌사람이라서요.
순환버스는 교통카드 사용이 가능하지만 분위기상 지유이용권을 끊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교통카드가 역시 더 싸게 먹혔을 듯 합니다.
'섬 전체가 관광지' 라는 점에서 다가오는 느낌이 조금 다르긴 한데 사실 제주도와 별 다를 게 없는 해안 풍경입니다. 원효대사도 찬탄할 듯한 프로모션 바가지들로 가득찬 요식업소들. 낮은 건물들. 검은 현무암질 돌들과 짙푸른 바다.
모로봐도 평범한 제주의 모습입니다.
점심은 무얼 먹을까요.
해안가를 구경하기엔 제 몸이 너무 피로하여 반이상 버스를 타고 지나 내린 곳은 비양도입니다.
제주도의 왼편 오른편에 있어서 두개의 날개라나.ㅇ
우도의 몇시방향마다 이런 게 있습니다.
그리고 이 왼편에는...
곰탱이가 있습니다. 어째서 당신이 여기인거죠?
역시 풍경은 예쁩니다.
원래는 물이 빠질 때야 길이 열리는 섬이었으나 지금은 콘크리트로 다리를 만들어 언제든 드나들 수 있습니다.
개.
상팔자입니다. 저도 저리 드러눕고 싶군요.
기암절벽과 동굴.
역광은 그림자를 잠식합니다. 둘은 공존할 수 없어요, 적어도 폰카에선.
푹푹 꺼지는 모래바닥이 제 체력을 끌어내리고 있습니다. 동굴투어까지만 하고 돌아가야 할듯. 안그러면 오늘 못돌아갑니다.
우도에 항이 두개 있는데, 제가 온 쪽은 천진항이란 곳이었습니다.
해상이 악화되었는지 현재 그쪽으로 배가 접근할 수 없어 반대쪽으로 배가 전부 몰리는 바람에 도로 교통 상황도 엉망입니다. 왜냐면 여기 도로는 차선이란 개념도 없능 콘크리트 길이라..
동굴 안. 동굴이 좀 작더군요. 시무룩해질 찰나에 아됴시들이 맞은편 바위 사이에서 등장.
틈새가 보입니다. 분홍색 리본이 안보이길래 안전하다 싶어 들어가 봤습니다.
좌측은 물들어오는 곳. 우측으로 깊이 들어가고 싶었으나 시간관계상 이제는 가야할 때입니다.
발 밑이 안보여 무저갱인 줄 알았으나 다시 보니 잔잔한 물이 빛을 삼키고 있더군요. 다른 곳도 축축하고 물이 고여있는 걸 보아서 여긴 물 들어오면 차는 곳이구나 싶덥니다. 두근두근 동굴탐험은 언젠가 훗날을 기약해야지요.
보시면 천장이 삼각형인데,
사진을 재탕하자면 단층이 일어나 기울어져서 그럽니다. 물론 화석같은 건 없고 벌레만 잔뜩입니다.
반짝반짝 리틀★
저건 달이 아니라 태양이고, 저 풍경은 사실 매우 밝았습니다.
그저 어떤 나쁜 사람이 초점을 태양으로 맞춰놨을 뿐입니다.
덕분에 초점 거리도 화이트 밸런스도 전부 뒤틀어져서 저 모양입니다.
이것보단 야경을 찍고 싶었어요...
제주도 귀환. 역시 너무 가깝습니다.
도착 후에 초점을 다시 맞춰 찍어봤습니다.
원래 이렇게 누르스름한 빛깔이 아니었습니다. 범인은 구글 카메라...
이제 집에 가렵니다. 점심으로는 우도 짜장면? 에서 중식을 먹었습니다.
거기 안에서 파는 빙수가 젤루 맛있습니다.
그렇대요. 아오이 하늘님은 아는데 유우님은 모릅니다.
평범한 옛날 팥빙수를 먹었습니다. 비싸지만 간만에 먹어서인지 맛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