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누나라고 했는데 이제 그건 좀 아닌 것 같고, 차라리 오빠라고 하려다가 그건 더 싫어하실 것 같아 아저씨로 타협했습니다. 하여간 이 아저씨는 게시판에서 리플로 이야기를 하다가 '저거 갖고싶었다'라고 말하면 그걸 귀신같이 포착해서 보내시더라고요.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니 무서워서 뭐 갖고 싶다고 말을 못하겠다는 건 절대로 아니고 이번에는 반포자이 겔러리아포레 트럼프타워 람보르기니쿤타치 포르쉐카레라GT GAU-12이퀼라이져 M1에이브람스 오크리지국립연구소프론티어 차분기관 정도가 갖고 싶네요.
하여간, 예고 없이 보내시니 택배를 뜯기 전까지는 누가 뭘 보낸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번에는 알리에서 산게 온건가 이러면서 박스를 뜯었는데요.
분홍색 키보드가 왔군요.
상남자는 팹을 갖는다고 1993년의 AMD는 말했지만 지금은 없네요.
하지만 핑크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요.
어쨌건, 저 키보드는 '전작을 써봤는데 이게 그나마 천사더라' 뭐 이런 리플을 썼었던 것 같고, 저 신제품 사서 그대로 보내는 수법을 보아하니 서울시 하뉴동에 사는 어떤 아저씨의 소행이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됐습니다. 누구라고 말 안했습니다.
정체를 알았으니 계속 봅시다.
저도 몰랐는데, 이게 3가지 색상이 있고 그 중에 핑크가 가장 비싸더라고요.
기존 모델과 비교. 이렇게 보면 뭐가 나은지 모를것 같지만-
두께가 대. 폭 줄었습니다. 케이스가 플라스틱에서 알루미늄으로 바뀌었거든요. 이 정도면 애플 키보드랑 비교해도 될 것 같네요.
그리고 LED가 화려해졌네요.
이 키보드는 어차피 실사용할테니까 좀 더 써보고 사용기를 써봐야겠습니다. 그러니 사진은 여기까지.
꺼낸 김에 리뷰용 사진까지 찍으려고 분해 후 재조립했는데 이 꼬라지가 되서 다시 풀었다가 재조립했네요.
사실 제가 분해하다가 아작내는 게 은근히 많습니다. 어떤 그래픽카드는 쿨링팬 연결하는 리본 케이블도 찢어먹었거든요.
그래서 이것도 분해하긴 참 싫었는데, 내 돈주고 산 것도 아니고 분해를 안하면 뭔가 아쉬워서...
키보드 말고 다른 꾸러미도 하나 있었습니다. 크기는 작은데 되게 무겁다고 했더니, 마누라가 그래픽카드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그래픽카드를 몇 개를 만져봤는데요. 이렇게 작은 건 그래픽카드일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포장을 뜯어보니 HDMI랑 DP 포트가 보이네요.
...
진짜 딱 이런 심정이었습니다.
마누라보다 컴알못이라는게 증명됐는데, 이제 기글 운영도 접을까 합니다.
이쯤되니 도대체 뭔 그래픽카드인가 싶어서 포장을 뜯는 심박이 급격히 빨라졌습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이것.
전설의 라데온 R9 나노였습니다.
이것도 갖고 싶다고 말했던 것 같긴 하네요.
작고 귀엽다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작고
가볍...지는 않고
지금 갖고 있는 가장 큰 그래픽카드인 3080과 비교하고 보니. 비교 대상을 잘못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라데온 RX 460, RX 6600을 꺼냈습니다. RX 460과 비교가 킬포인트군요.
근데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그래픽카드를 갖고 있는 게 참 많아서, R9 나노를 실사용할 날이 오기는 할런지 모르겠습니다. 키보드는 소모품이라서 언젠가는 교체할 수밖에 없는데, 그래픽카드는 R9 나노보다 더 성능 좋은 게 많이 있거든요. R9 나노 메모리가 4GB에요 4GB. 이것만 봐도 성능은 뻔하잖아요.
그래서 이대로 고스란히 소장만 할까 했으나, 쿨러 고정 나사에 워런티 보이드 스티커도 없겠다 이것도 뜯어보기로 했습니다. 앞에서 키보드 뜯다가 사고도 쳤지만 이번엔 괜찮겠죠?
분 해
써멀이 좀 오래되긴 했습니다. 이게 2015년에 나온 그래픽카드임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지요.
2015년이라고 하니 제가 결혼을 그때 했는데 지금 그때로 돌아간다면 결혼은 잘했는데 비트코인좀 사란 말만 해주고 싶네요.
HBM 메모리라는 물건은 인터넷에서 지겹게 말해도 실물을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쿨러도 분해해서 대충 먼지만 털었습니다.
써멀 다시 바르고 조립했습니다. 이것도 나중에 한가해지면 한번 켜보긴 해야죠.
선물 보내주신 아저씨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다만 자꾸 이러시면 앞으로 무서워서 리플을 맘대로 못 쓸것 같아요..
전 가난해서 그냥 5600x나 5700g 사려고 간보는 중인데...
저 R9나노는 지금도 초소형 고성능 컴퓨터 맞추려고 노리는 사람이 널렸다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