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사를 지내는 집이 과연 몇 집이나 있을까 싶지만 보시다시피 저희 집은 지냅니다. 제사에 대한 인식 또한 여러모로 많이 갈릴텐데 적어도 전 긍정적입니다. 전통문화의 계승 이런거 다 거르고 그저 1년에 한번쯤 고인을 한번쯤 생각해보고 가족 및 친지들간 제삿밥을 먹으면서 결속을 다질 수 있는 나쁘지 않은 행사라고 생각하는 입장이거든요.
하지만 저 역시 홍동백서, 어동육서 등 이런 허례허식에 대해선 비판적인 입장입니다. 어디까지나 제사는 그 정성과 마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일뿐만 아니라 이 홍동백서, 어동육서 등 이런건 어디까지나 옛날 사람들이 제사를 지낼때 참고했던 '가이드라인'에 지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물며 이 분야에 있어서 전문가라 볼 수 있는 성균관에서도 이런건 폐단이라고 딱 못을 박았는데 비전문가의 입장인 대다수 사람들이 이런걸 칼같이 지킬 필요는 없다고 보여집니다.
그래서 저희 집도 요 근래들어 고인이 생전에 좋아했던 음식들, 가족들이 좋아하는 음식들 위주로 상을 차리고 있습니다. 당장 빨간 음식, 갈치, 막걸리 등 일반적인 제사상에 올리지 않을법한 음식들이 많이 보일겁니다. 다 저희가 먹으려고 올린거에요. 그리고 여타 제사 음식과 다르게 오늘 내로 전부 사라질 음식들이구요.
참고로 저 십자고상의 정체는 별거 없습니다. 저희 집이 천주교 집안이라 그저 천주교 방식으로 제사를 하는거에요. 다만 이 방식으로 지내는게 다소 귀찮긴 합니다......
아무튼 잡설이 길었네요. 이런 소리나 할거였음 제가 이 카테고리에 글을 쓰지 않았을겁니다. 아무렴 고기 카테고리에 글을 쓰려면 고기를 올려야 인지상정 아니겠습니까?
갈치. 제가 나중에 알게된건데 의외로 갈치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안타깝습니다. 그나저나 요즘 마트에 가보면 베네수엘라산 갈치가 많이 보이는데 가격이 저렴하고 씨알이 워낙 굵어서 한번 먹어보고 싶습니다.
불고기. 오늘 한건데도 양념이 아주 잘 뱄어요. 밥한공기 뚝딱이에요.
감자전.
리빙포인트: 감자전에 고기를 갈아넣으면 맛있다.
오징어순대. 요 근래 아버지가 순대에 푹 빠지셨습니다. 이러다 전국의 순대란 순대는 다 먹어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나저나 암뽕순대가 먹고싶어요.
새우. 나중에 식어서 버터랑 야채 좀 넣고 한번 더 볶았는데 이걸 못찍었네요......
스테이크(?). 저희 어머니가 요즘 얼굴 반반하고 학력 좋은 쉐프가 나오는 어떤 요리 유튜브에 푹 빠져서 그런지 이 사람이 말하는건 철석같이 알아들으십니다. 그래서 죽어도 갈 생각 없다던 코스트코를 다 가볼 생각을 하시고 평생 사볼까 싶었던 롯지를 살까 고민하시고 스테이크를 도전하시네요. 하지만 30년동안 해온 요리습관이 어디 가질 않아서 결과물은 쇠고기 구이가 됐어요.
하지만 고기는 항상 답을 줍니다. 맛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