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전 여기에 지로계 라멘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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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로계 라멘은 원래 도쿄의 게이오기주쿠대학 근처의 라멘지로에서 시작한 것으로 진한 돈코츠 육수와 칼국수같이 투박한 면, 산더미같은 고명들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그런 스타일의 면을 한다는 가게가 분당에 있다 하기에 달려갔습니다.
1시 쯤 갔는데 가게 밖에서 10분, 만드는 데 20분 기다렸습니다. 맛집은 맞는지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나온 지로라면. 저 하얀 아부라(비계)가 압권입니다.
물론 숙주도 산더미고요.
육수는 일본처럼 갈색이 아닌 백색에 가깝네요. 아무튼 어찌됬던 간에 저런 걸 먹으려면 면과 야채를 뒤집는 게 필수네요. 그래야 비계도녹아들테니까요.
店長返し(점장 뒤집기)로 면과 야채를 뒤집은 후 먼저 첫번째로 보는 것은 아지타마고. 가니시가 제대로 되면 맛있을 가능성이 높죠. 일반적인 지로라멘과 달리 반숙이네요. 간도 되어 있고.
면은 두툼하지만 지로 라멘에 비하면 얇은 편입니다. 면 두께는 사람의 취향 차이미 상관 없고, 쫄깃하게 면발을 잘 삶았네요.
차슈는 토치로 불 맛을 낸 것 빼고는 특별히 는에 확 뛸 정도는 아니지만 균형 잡힌 모범생 같군요. 야들야들한 식감, 불맛, 간장 등으로 졸여낸 간 등. 문제없습니디.
국물. 돈코츠 육수로는 제법 훌륭합니다. 비계가 퍼지면서 하얀 색으로 기름이 떠다니는데, 원판의 육수도 돼지뼈 특유의 고소하면서 감칠 맛이 살아있는데, 비계의 단 맛과 기름진 풍미가 더해집니다. 비계가 더해지면서 진한정도로는 한국에서 본 라멘 중 단연 최고네요.
여러가지로 양은 1.5~2인분 수준으로 일본 본토와 비교하면 살짝 적은 축인데, 그래서 이번에는 국물만 남기고 다 우겨넣을 수 있었습니다. 지로계 라멘으로서 보기에는 그 특유의 양과 맛에 못 미칩니다. 미칠 듯한 짠 맛, 엄청난 양 등등 원판만 못합니다. 그저 돈코츠 라멘을 살짝 지로 라멘스럽게 바꾼 강화판 정도네요. 하지만 돈코츠 라멘으로 본다면 훌륭했습니다.
이것은 지로 라멘이 뭔지 체험하고 싶다면 나쁘지는 않지만 원판에 비하면 마치 캠벨 포도와 머스킷 포도만큼의 차이가 납니다. 그나마 옆에 있는 마늘, 그리고 간장을 좀 치면 비슷할 테지만요. 도쿄 가면 “진짜”를 먹어야지.